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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독자들, 아름다운 표지, 멋있는 제목에 끌리다 조회수 : 6279
글쓴이 : 알지랑 날짜 : 2011-05-30 19:21:00 추천 : 0 반대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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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들, 아름다운 표지, 멋있는 제목에 끌리다

지난 주 책수다는 보기만 해도 읽고 싶은 책, 제목만 들어도 사고 싶은 책,
그 책들에 대한 수다를 나눴습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책들!



1. 이슬람 여성의 숨겨진 욕망 - 믿음에 갇힌 여자들(뜨인돌)
표지가 어찌나 강렬한지요. 이건 읽어봐야겠다 싶었어요. 주제도 이슬람이니까. 왠지 관심도 가고. 한데 읽어보니 내용은 그저 평범했던 것 같아요. 다만, 다양한 사고방식의 이슬람 여성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_알지랑

=>퓰리처상 수상자인 제럴딘 브룩스가 이슬람 여성들의 삶에 뛰어들어, 종교가 어떤 식으로 왜곡되어 여성을 억압하는지 분석한 『믿음에 갇힌 여자들-이슬람 여성의 숨겨진 욕망』(이하 『이슬람 여성의 숨겨진 욕망』)이 출간되었다. 6년간 「월스트리트 저널」해외특파원으로 중동에 머문 제럴딘 브룩스의 르포 문학이다.
최근 튀니지를 시작으로 민주화의 물결이 중동을 휩쓸고 있다. 『이슬람 여성의 숨겨진 욕망』은 이 물결이 지나간 후 이슬람 여성이 어떤 위치를 점하게 될지 고민하게 한다. 정권이 무너지면 중동의 시민들은 곧 진보주의와 근본주의 사이에서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하고, 그에 따라 이슬람 여성의 위치도 달라질 것이다. 이들은 민주화를 이루고 여성을 세상 밖으로 이끌 것인가, 아니면 다시 여자들만의 공간으로 유폐할 것인가. 이 책은 이란혁명 후 여성을 다시 음지로 몰아넣은 역사를 통해, 중동의 민주화에서 무엇을 기뻐하고 누구와 연대해야 하는지 탐색으로 이끈다.(출판사 책소개)



2. 우리가 보낸 순간(마음산책)
이 책의 표지 역시 제목과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순간적인 느낌이 표지에 물씬. 내용은 두말하면 잔소리._알지랑

=> 이 책 『우리가 보낸 순간』은 그런 것 같아요. 시를 좋아하는 독자에겐 시로 다가가고, 소설의 문장을 좋아하는 독자에겐 그 소설에서 손꼽았던 문장에 공감하며 다가갈 테고 김연수 작가의 문체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김연수 작가의 문체에 빠지며 다가갈 수 있는 정말 멋진 책! 한번 읽어보세요. 마음이, 따뜻해져요.(readersu)



3. 장미의 미궁(랜덤하우스코리아)
책 표지가 아주 엔틱하죠. 양장본이라 갖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져요. 소장에 의미를 두고 있죠._행운바다

=>1600년대 초반 존 디 박사가 자기 집 주변의 땅에 많은 문서를 묻은 것을 모티브로 그가 숨긴 보물을 한 가문에 대를 이어 딸들에게만 물려주었다는 사실과 허구가 그럴싸하게 맞아 사실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정교한 소설이다. 지오르다노 브루노나 셰익스피어 같은 역사적 인물들의 등장이 완성도를 높여준다. 여리디여린 심장이식 수술 환자인 루시가 어느새 여전사가 되어 일의 해결을 주도적으로 이끈다는 점은 여성독자 입장에선 꽤나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주요 인물들 대부분이 뛰어난 지적수준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그러했다. 한 번으로는 소설을 읽었다하기에 부족함이 있는 책, 그래서 두 번은 읽어봐야 참 재미를 알 수 있는 책! 다시 책을 펼치며 느긋한 마음으로 만끽해 보려한다.(행운바다)



4.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만난다면(달)
내용은 조금 인내를 요구 하지만 썩 나쁘진 않고 대체로 표지, 제목, 내용이 다 맘에 드는 경우랍니다.

=>한 사람이 지독하게 바라나시에 빠졌다. 그리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다 그곳에서 비롯됐다. 세계 최대 여행지 중 하나이자 영적인 공간 바라나시. 갠지스 강이 유유히 흐르는 가운데 화장터에서는 장례를 치르고 또 다른 한 편에선 화려한 의식이 펼쳐진다. 수행하는 사제들과 관광객들과 장사치 호객꾼이 뒤섞인 만물상 같은 인간사를 경험할 수 있는 곳. 사진작가인 저자는 바라나시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겪은 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글들과 사진이 모이니 왜 본인이 지금의 사진작가가 됐는지 그 사유의 흐름이 되었다. 그 생각들은 더 나아가서 잠시 세상이란 시계를 멈추고 인생을 오롯이 자기답게 살아가는 법, 용기 내는 삶의 태도를 갖게 해주었다. 이 잔잔한 책이 읽는 독자의 마음을 소용돌이치게 만드는 것은 그의 사유와 용기가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출판사 책소개)



5. 고운초 이야기(문학동네)
마음이 따뜻해지는 내용으로 기억하는데, 겉표지도 딱 그만큼 따뜻함이 감돌거든요._치카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나이 든 어른들을 경시하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속도가 빨라진 만큼, 과거보다는 미래를 향해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옛 사람들의 지혜는 인터넷 지식검색이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알려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노인들의 설 자리가 점점 더 작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고쿠라야의 소우 할머니는 우리에게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알려주고 있다. 마치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근육은 운동으로 파괴된 조직을 재생시켜 강하게 만들지. 생각해보면 우리 정신도 마찬가지야. 때로는 번거롭게 느껴지는 사람들과의 교제나 타인과의 충돌을 반복하면서 기반이 생기고 무거운 것도 들 수 있는 힘도 키워지지. 운동을 하면 근육통이 생기지만, 그것을 무서워하기만 하면 자꾸 약해지기만 해. 누군가와 부딪히기보다, 나 혼자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치진 않았는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소중한 이유는 살아가며 장벽에 부딪힐 때 알게 된다. 그들이 겪어온 세월이 결코 허투로 살아오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큰 박쥐우산을 들고 쓰레기를 줍는 소우 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작가가 소우 할머니를 주제로 한 책을 더 많이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poison)



6.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시공사)
저는 이 주제 듣자마자 젤 먼저 떠오른 책이었어요. 왜 제목이 '비닐 시트'였는지 모르겠지만 표지만 보면 마녀 배달부 키키의 모습도 생각나고 하늘을 나는 아름다운 여전사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_호모아르텍스

아, 그 표지 그림, 이름 까먹어서 확인하고 왔음. 권신아에요! 그녀의 일러스트는 맘에 안 들 수가 없어요!_치카


=>이 책의 제목이자, 가장 마지막 부분에 실려 있는 단편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를 읽고 나서는, 눈시울마저 붉어졌다. 코끝이 시큰거리는 감동을 느끼며, 깊은 사랑이라는 참 존재에 대해 탐구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사람들은 눈앞에 존재하고 있는, 손으로 만지며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만 찾게 된다. 허상의 세계에서 존재하는 감동이나 사랑의 원천 따위는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인생의 모순을 파헤치면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우리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작은 사랑과 행복의 감동을 세심하고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나스카)



7. 동백꽃 지다(보리)
표지, 제목, 내용도 모두 좋았던 책은, 화가 강요배의 이 책이었어요. 화첩이기도 한데 제주 4.3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책이었죠. 울림도 크고 감동도 컸던 책이었어요._행운바다

=> 제주도 사람들은 가끔 '어디 가서 모르는 사람이라고 멱살 잡고 크게 싸우거나 사기 치면 안 된다'라는 말을 농담처럼 하곤 한다. 그만큼 서로가 알고 보면 먼 친척이거나 한 다리 건너면 친구이거나 이웃이거나 하다는 뜻이다. 제주말로 '괸당'(친인척)으로 밀접한 관계형성이 되어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도 그러한데 대문도 없이 이웃과 왕래하며 지내던 공동체가 60년 전에는 어떠하였겠는가. 온 나라가 좌우로 나뉘어 혈투를 벌일 때 제주는 그런 이념의 대립으로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우리 편 아니면 적이라고 할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4.3사건으로 인해 수만 명이 죽임을 당했다. 경찰가족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산사람과 내통했다는 혐의에서 못 벗어나 총살당했고, 오로지 살기위해 산중턱의 깊은 동굴에 숨어있다 발각되면 사살당해야만 했다. 척박한 땅을 일구어 겨우 밭농사를 지으며 살던 촌사람들에게 소개령을 내려 해안으로 내몰았는데 삶의 터전을 두고 무작정 떠날 수 없었던 이들은 또 빨갱이로 내몰려 죽임을 당했다. 4.3은 말 그대로 제노사이드였던 것이다.
그런 4.3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어떻게?
바로 당신의 무관심과 일부 편향주의자들의 역사왜곡으로 4.3의 영령들은 다시 한 번 죽임을 당하고, 유족들은 여전히 고통과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기 때문에 4.3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4.3을 단순히 남로당의 지령으로 인한 빨갱이들의 반란사건으로 규정하는 뉴라이트대안교과서에 대해서는 어이가 없어 더 이상 말하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새 정부 인수위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를 폐지하려고 하였다. 지금 현재 4.3 위원회 폐지를 유보했다고는 하지만 그러한 시도 자체가 여전히 4.3은 끝나지 않았고 지금도 제주도민을 옭아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치카)

=>제주도에서의 희생은 우리 역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네요. 원인이야 남로당의 무장봉기니 뭐니 하더라도 아무런 법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계엄령을 선포한 이래 다음 해 3월까지 어린아이부터 70, 80대 노인까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주민들이 집단으로 학살되었다고 하니 주민 집단 학살이 몇 차례 있은 일제강점기에도 그렇게 많은 민간인이 죽은 경우가 없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제주를 제대로 알려면 4.3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제주도에 갈 때마다 그런 일은 아예 모른 채 멋진 풍광에 관광하기에 바빴던 저로선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 숨어 있는 제주의 한을 본 듯하여 죄책감마저 드네요. 오늘 하루라도 단지 제주도민이라는 이유로 죽어간 그들의 명복을 빕니다.(readresu)

=>강요배는 소위 뭔지 모르게 아름답지만 솔직히는 난해한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의 그림은 아플 정도로 직설적이다. <始原>에서 할머니와 어린아이는 뒤쪽에 선 나무와 구별되지 않게 닮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다. 태어남과 죽음의 슬픔, 그러나 그 끈의 간단없음에 대한 경외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죽 넘기면 검은 그림 속으로 핏빛이 스며있음이 절절히 다가온다. 하나하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들이 얼마나 숨죽여 살아왔는가가 아우성으로 흔들린다.
모든 집단학살은 철저히 정치적이다. 이데올로기라는 것, 지식인으로 자처하는 이들의 빛 좋은 개살구이고, 민초들은 그저 아이들 크는 것 바라보며 평화로이 살고자 할 뿐이다.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울컥거릴 때 많은 나이가 되고 보니, 그 숱한 원통한 넋들과 살아남은 제주도 사람들의 깊은 아픔을 그저 녹진녹진 어루만져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4.3. 우리 모두에게서 잊히지 말아야겠다.(파란흙)



8. 모비 딕(작가정신)
전 최근에 확 꽂힌 표지 작가정신의 《모비 딕》이요. 눈동자가 그냥 외계 생명체스러운 게 무척 독특하고 묵직했어요._뚜루

=>비극적인 서사시 <모비 딕>은 소설의 화자 이슈메일이 포경선에 올라 이 항해의 목적을 알게 되기까지를 그린 부분, 대서양에서 희망봉을 돌아 태평양까지 이어지는 항해 부분, 마지막으로 모비 딕과의 결투와 ‘피쿼드’호의 침몰을 그린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이 이야기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고 가는 것은 에이해브가 아닌 화자 ‘이슈메일’이다. 그는 에이해브 선장이 이끄는 포경선 ‘피쿼드’호에 승선하여 흰 고래 ‘모비 딕’을 쫓는 항해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다. 엄혹한 삶의 현실을 밑바닥까지 체험한 이슈메일은 침착하고 냉정하고 분석적인 태도로 우리에게 세상이라는 가면 너머의 진실을 보여주며(그는 멜빌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파멸을 향해 내달린 ‘피쿼드’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물이 되어 동료의 죽음을 대가로 얻은 삶의 비밀을 세상에 전한다.
이슈메일의 눈에 비친 선장 에이해브는 불가지의 존재를 용납할 수 없고 또 직접 자신이 알아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존재였다. 자신의 다리를 앗아간 모비 딕에 대한 복수의 일념에 사로잡혀 판단력이 경도된 에이해브 선장은 이슈메일을 비롯한 선원 모두에게 ‘모비 딕’보다 더한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선장의 분노는 우주 질서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를 가로막았으며, 결국은 파멸을 초래한다. 태평양에서 펼쳐진 3일간의 대 격투. 이슈메일은 바다와 함께 에이해브와 모비 딕의 대결을 지켜본다. 거기에는 삶의 한가운데로 쳐들어와 만사를 부질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싸늘한 침묵(죽음), 그리고 어떠한 기록도 허락지 않는 바다의 관용 또는 무자비함이 있을 뿐이었다. 바다는 한순간에 ‘피쿼드’호를, 선장의 불같은 원한과 집착을 거대한 동심원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어당겨 흔적도 없이 삼켜버린다.(출판사 책소개)



9. 토닥토닥 그림편지(아트북스)
예쁜 그림이 보는 것만으로도 맘을 푸근하게 해주는데 내용은 더 좋아서 보면 흐뭇해지는 책_알지랑

=>아무것도 없는 푸른색을 한없이 바라보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질 때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괜히 바다를 찾아가 끝이 어딘지 모를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는지도 모른다. 특히나 초록이 무성한 숲을 바라볼 때면 더욱 편안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이 들어 자꾸 초록 나뭇잎이 무성한 숲을 찾아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멀리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 바다로 산으로 그리 먼 곳으로 가지 않더라도 손바닥위에서 내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이수동이 전하는 80통의 위로 토닥토닥 그림편지! 이 책은 그가 전하고자 하는 사랑이 하얀 달과 예쁜 꽃과 사람으로 마음깊이 스며든다. 책을 손에 들면 약간은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한장 한장 넘기다보면 그림에 빠져드는 나를 발견한다. 아주 조그마한 사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대자연속에 한 점 점처럼 그렇게 폭 안겨 있어서인지 바로 내가 그런 모습으로 대자연속에 빠져드는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그림이다. 게다가 글로 전해주는 그의 위로의 말들은 또 어찌나 감동스러운지!(책방꽃방)



10. 아가미(자음과모음)
표지가 주는 아우라가 굉장하던데 사실 표지만 보고 확 끌리는 책 중의 하나! _호모아르텍스

=>《아가미》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에게서는 태초의 인간과 최후의 인간, 그 모든 서사성이 발견된다. 잠깐 등장하는 곤의 아버지를 비롯해서 노인, 강하, 이녕, 해류, 곤에게서는 인간이 인간에게 바라는 모습과 인간이 인간에게서 보고 싶지 않은 모습, 인간이 인간에게 저절로 모든 것들을 드러내는 순간들을 다 볼 수 있다. 이 짧은 소설 안에서, 이 작은 군상들에게서 그것들이 다 보인다니. 대체 작가는 어떤 의도로 곤을 세상에 내보낸 걸까. 비극적으로 느낄 수도 있겠다. 물에 다 녹이고 그 더러운 물마저 하수구로 흘러갔으니. 우리 모두는 엄마의 자궁 안에서 동동동 떠다니는 작은 점에 불과했다. 그 작은 점이 하나의 우주가 된다. 그 우주는 별의별 일을 다 할 수 있다. 전쟁과 평화, 사랑과 증오, 탐욕과 동시에 스스로 가난해지고자 하는 마음. 그렇다면 세상의 어떤 기록에도 남겨지지 않는 곤은 무슨 일을 하기로 한 걸까. 그 일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은 곤의 빛나는 아가미 저 안쪽을 들여다보고 싶어질 것이다. 읽는 동시에 자신의 보이지 않는 아가미가 뻐끔거리는 환각도 느낄지 모를 일이다. 그 순간 어떤 마법과 같은 일이 현실 저 너머에서 일어나지 않을까. 내 안의 물기가 저 너머, 세상의 물과 맞닿는 순간에.(지민맘)

=>구병모작가의 소설은 환상판타지가 들어가면서 또한 그것은 동시에 철저히 현실의 반영과 은유가 드러나 있어 나도 모르게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 같은 위저드 베이커리를 찾게 되고, 아가미를 갖고 있는 곤을 만나게 되길 소망하게 되어버린다. 인간이면서 물고기이고,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에서 만나게 될 것만 같은 곤의 이야기는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함과 이상향을 찾아가고 싶게 하는 것이다.
"그래도 살아줬으면 좋겠으니까" 살아줬으면 좋겠다니! 곤은 지금껏 자신이 들어본 말 중에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예쁘다'가 지금 이 말에 비하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폭포처럼 와락 깨달았다. 언제나 강하가 자신을 물고기 아닌 사람으로 봐주기를 바랐지만 지금의 말은 그것을 넘어선, 존재 자체에 대한 존중을 뜻하는 것만 같았다"(159)
내가 이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간이어야만 한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기준은 무엇인지, '인간'이 인간이라고 규정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본다.(치카)



11. 아무 일도 없었고 모든 일이 있었던(푸른숲)
디아더스 시리즈!!! 표지 예뻐요. 근데 단점은 이것들을 꽂았을 때 줄이 안 맞아요. 그래서 일부러 그런 거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시리즈인데 그런 모험을 감행한 출판사 존경스러워요^^ 그래도 표지는 예뻤어요._알지랑

표지도 독특한 만큼 내용도 좀 독특해요. 화면보다 실물의 색감과 그림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저는._치카


=>멀쩡한 남자의 찌질한 짝사랑 심리. 그거 때문에 나는 비오는 날, 젖은 몸으로 만원 버스에 끼어 봉에 매달린 채 계속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제러미는 셰익스피어, 인도의 어느 신화, 책, 유명한 철학자들의 지적인 언어를 인용하면서 사랑의 정의를 내린다. 누가 스마트한 거 모를까나, 마치 주석 달듯이 짝사랑이자 첫사랑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채 마음과 머리가 따로 움직여서 싶은 말 대신, 바보 같은 소리만 해댄다. 부지런하고 적극적이기까지 해 참으로 성가시다.
어찌되었든 젊고 매력적인 '교수' 이지만 매혹적이고 신비해 보이기까지 한, 밀레나에게 완전 빠져버리고 (사실 밀레나는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그는 운명의 짝을 만났다고 생각하며. 그 비상한 머리로 잘못된 퍼즐을 천재적으로 억지로 잘도 끼어 맞춘다. 그는 그것을 '운명'이라고도 부른다. 나름, 연애다운 모습을 갖추어 갈 때도 있지만 스스로의 불안은 감추지 못하는 제러미다. 가끔 그런 불안을 긴장을, '열정'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짝사랑에 가슴 아파 하는 친구가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사랑의 어긋남은, 둘의 시간이 서로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인가 보다. 너무 한쪽만 빠르면, 잘 될 일도 모두 엉망이 되고 만다. 남자끼리 대회가 많은 편인데, 번역이 참 잘 되어 있는 것 같아 읽는 재미가 더 했다는 것!!!!(릴리)



12. 외딴집(북스피어)
미야베 미유키 시리즈도 일본스럽고 좋아요._알지랑

특히 미야베 월드 시리즈는 표지가 일본의 우키요에여서 더 인상적이고 좋아요. 강추!_치카


=>이야기 속에서 가장 때 묻지 않은 시선을 가진 것은 역시 나이가 어려 분별력이 떨어지는(하지만 바보는 아닌) '호'이다. 머리에 뿔난 귀신이라고 상상한 가가 님에게 글을 배우며 호는 다른 사람들이 꾸며낸 이미지로 가가 님을 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으로 가가 님을 판단한다. 모두가 귀신이라고 무서워하는 가가 님의 본성을 느끼고 그에게 충의를 다하는 호의 모습은 눈가에 눈물이 핑 돌게 만들었다. 모두가 편견 없이 자신의 눈으로 사물을 꿰뚫어보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덧없는 생각도 호를 통해 잠시나마 해볼 수 있었다.
위정자들이 만들어놓은 스토리에 속기는 쉽다. 그리고 때로는 진실을 묵인하거나 회피하고 거짓을 진실인 채 받아들이기도 쉽다. 하지만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결국 실제 일어난 일보다 만들어진 사실이 그럴싸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한 자조가 아닐까 싶었다. 시대물이라 회피해왔지만 시대물이었기에 이 책의 메시지가 더 잘 드러난 것 같다. 상권 책날개에 담긴 편집자의 글처럼 끈기를 가지고 읽는다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소설이 아닐까 싶다.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본 것처럼 눈앞에 영상이 아른거렸던 작품. 역시 미야베 미유키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발은 아직 낫지 않았지만 책을 읽으며 발이 아프다는 사실조차 까먹었을 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또 발에 염증이 나는 것은 바라지 않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물이라면 한 트럭을 갖다 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매지)

=> 눈물이 났다. 이 눈물의 의미는 뭘까? 가가님의 생사 때문인가, ‘바보의 호’가 ‘보석의 호’로 새 삶을 찾게 된 것 때문인가, 아니면 오해와 불신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인가, 그들의 우정과 믿음 때문인가.. 의문만 남기고 거기서 책은 끝났다. 과연 작가가 하고픈 말은 뭘까?
그들은 내가 알지 못하며 아무 연관도 없는 소설속의 인물일 뿐인데 왜 그 속에서 난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을까? 또한 마루미 번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 같았다. 대의와 명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소수의 인권과 권리쯤은 무참히 짓밟히는 곳,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지 하고, 이리저리 얼굴을 바꾸는 사람들, 마녀사냥을 방불케 하는 여론몰이.. 어쩜 인간의 이기심은 시대와 나라를 막론하고 이다지도 무섭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건 ‘바보’가 ‘보석’이 될 수 있는 희망 때문이 아닐까 싶다.(dbstjs787)



13. 염소의 맛(미메시스)
만화책인데 이 책은 앞표지도 좋지만 뒷 표지도 좋아요. 실내 수영장 분위기가 그대로 나는 표지. 색감도 좋고 청량감이 있는 표지에요._뚜루

=>『염소의 맛』은 수영장에서 만난 한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다. 소녀에게 수영을 배우면서, 점차 <소녀와 수영> 둘 다에 빠져들게 되는 소년의 감정을 아름다우면서도 고독하게 표현했다. 이 만화에서 소년은 소녀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아니 자신의 마음을 분명하게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만화가 주는 느낌은 복합적이고 미묘하다. 마냥 행복하지도 마냥 슬프지도 않은, 두근거림과 알알함의 느낌이 뒤섞여 있다. 온통 서투르기만 했던 순수한 풋사랑의 경험이 있는 사람,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 이 만화는 아련한 기억을 상기시킨다.(출판사 책소개)



14. 러시아 문화예술의 천년(생각의나무)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지는 책. 러시아 문화를 아우르는 책인데 보고만 있어도 그냥 좋아요. 백과사전 같은 느낌의 이 책은 보는 것만으로도 러시아에 대해 다 알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거든요._호모아르텍스

=>러시아 문화예술의 천년』은 882년 올레크 공이 세운 키예프 루시 공국 시대로부터 소비에트 해체 이후의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천여 년 역사의 러시아 문화와 예술을 다룬 러시아 문화사이다. 충실한 설명뿐 아니라 사진, 회화, 조각, 건축물, 포스터 등 풍성한 시각적 자료, 참고문헌, 색인을 더해 대중성과 학술성을 겸비하였다.
21세기에 우리나라와 정치적·경제적·문화적으로 급격히 거리가 좁혀나가고 있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에서 출간된 러시아 문화 관련 인문서는 그리 많지 않았다. 사료중심의 역사서나, 특정주제 및 일정기간의 러시아 문화를 정리하고 요약한 저서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니면 대학에서 학생들의 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펴낸 강의록 수준의 책들이 많았다.
그러나 소비에트 붕괴 이후 우리의 인식 속에 몰락(혹은 해체)한 사회주의 사회와 성 상품을 수출하는 대표적 국가쯤으로 오해되어온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기나긴 역사 속에 축적된 러시아의 정신유산과 문화예술은 지적 호기심을 조금이라도 가진 독자들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인 영역임에 분명하다. 특히 종교문화와 세속문화, 예술문화와 대중문화 등 다양한 문화가 왕성하게 그리고 극단적으로 충돌하고 융합하는 가운데 문학, 음악, 미술 등으로 표출되는 과정은 흥미를 넘어서 문화현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더욱 폭넓고 깊게 해준다.(출판사 책소개)



15.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한즈미디어)
개인적으로 일러스트 분위기를 좋아해서 제 취향에는 일본 소설류의 표지가 좋더라고요. 특히 이 책은 표지가 너무 황홀하게 다가와서 지금 봐도 정말 좋아요._영원한청춘

=>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반전에 더 놀라웠다. 더구나 앞부분에서의 의아함이 퍼즐 조각 맞춰지듯이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책을 다 읽었을 때 당혹감과 동시에 웃음을 준다. 깨닫지 못했던 부분들이 드러나는 순간 작가의 기발한 특별한 반전은 큰 즐거움을 준다. 사실 사건의 반전만을 집중하며 읽다가 예상외의 반전에 헛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우리가, 내가 가진 선입관이 컸는지 새삼 알게 된 소설이었고 무거운 주제를 비교적 가벼운 웃음과 재치로 풀어낸 점이 인상 깊었다.이 책의 제목을 다 읽고나면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새삼 이해하게 된다.(red7370)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대단한 반전'이라며 추천해놓고 그게 무슨 반전인지는 이야기하지 않더군요. 저도 이 책을 읽고 나니 무슨 반전인지 얘기해버리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그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해요. 하지만 읽으면서 제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대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더군요. (작가가 함정을 파기도 했지만) 저는 나름대로 제가 책을 읽을 때 열려있는 마음으로 책을 대한다고 생각했어요. 하하, 오산이었죠. 작가의 덫에 덜컥 하고 걸렸을 때 그렇게 생각해왔던 것이 살짝 부끄럽기도 했답니다. 뒤통수 맞은 느낌. 책을 다 읽고 반전을 안 뒤 그 책을 처음부터 훑어봤습니다. 뭔가 작가의 함정에 흠이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편협했던 것이 아니라 작가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문학적 장치가 보이지는 않을까 하고요. 하지만 아주 치밀하고 교활하게도(!) 작가는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슬프게도 저의 고정관념을 작가가 이용한 것이라는 결론이 났죠. 뻔한 소설, 세상에는 참 많습니다. 어느 정도 장르가 정해지고 나면 대략의 윤곽이 보이는 책들이 많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책도 있다는 것.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받은 적은 처음이네요. 항상 추리소설은 유희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사회적 메시지까지 교묘하게 담아서 책을 내놓은 작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리소설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은 한번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자기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메시지를 여기서 찾아낼 수도 있거든요.(agnes)

=> 이 소설은 아련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여 여기에 현혹된 사람들을 사건의 본질을 잊게 만든다. 소설속의 사건을 풀어낼 능력은 없지만 트릭은 아주 간단하다. 허나 나루세의 열정 때문에 다른 것을 보지 못해 놓치게 된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어이없는 웃음이 피식 나게 하는, 이건 뭔가 묘하게 어긋나는 느낌에 조금 불편해지지만 모든 것을 잃어도 상관없다는 나루세를 보고 있으면 그리움이란, 사랑이란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을 하게 만든다. 그 어떤 이유를 붙여도 대답이 될 것 같은 그런 것 말이다. 삶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많은 삶이 남아 있다고?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나루세라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학진사랑)



16.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가치창조)
여행서는 뭐 기본적으로 ‘샤방샤방’한 것이 기본이겠지만, 여기서 나오는 여행서 시리즈는 이상하게 다 소장하고 싶을 만큼 표지도 안에 그림도 좋더라고요._호모아르텍스

사진을 스케치처럼 그리고 색칠한 형태죠? 가치창조 여행시리즈는 사진도 그렇지만 글도 시 같아요._치카


=>그동안 왜 이곳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했더니 10여 년 전만 해도 내전으로 불바다, 눈물바다가 되었던 곳이란다. 하지만 그 나라 특유의 낙천성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상처를 치유하고 있단다. 이 책의 저자는 두 사람이다. 하지만 그들이 스케치를 그린 것이 아니다. 그들이 찍은 사진을 보고 스케치를 그린 듯하다. 그림은 꼭 그곳에서 그린 듯 너무나 멋지다. 그건 아마도 저자의 사진 솜씨가 남달라서 그런 것 같다. 아니, 크로아티아의 풍광이 어느 누가 찍어도, 그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려도 무조건으로 멋지게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사진으로 접한 처음 본 크로아티아는 꼭 지금 내가 그곳에서 그 풍경을 보고 있는 것처럼 아름답다. (롤러코스터)

=>크로아티아에 무엇이 있나? 나는 책을 보면서 사진들을 쓰다듬었는데, 그 사진이 굉장히 잘 나와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곳에 풍덩 빠지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 성벽에 반드시 올라가리라 마음먹게 했던 두브로브니크, 물속에서 자라는 나무가 있던 아름다운 곳 플리트비체, 골목의 정취 가득한 스플리트, 쓸쓸하면서 어찌 보면 달콤한 도시 자그레브까지…
으아! 가고 싶다. 진정 나는 그곳에 가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가슴 깊은 곳에, 책장에서는 잘 보이는 곳에 두기로 했다. 행복이 번지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음에도, 글보다는 사진과 분위기에 치중한 탓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분명 그것은 매력적인 것이었다. (정군)

=>이 책은 우리에게, 아니 적어도 내게는 동유럽의 한 부분이며 내전으로 불안정한 나라이고 간혹 중계되는 축구경기를 통해 익숙해진 나라라는 것 외에는 별로 알 수 있는 것도 없는 나라인 크로아티아를 소개하고 있으며, 너무도 멋진 사진과 그 사진을 그대로 옮겨놓은 그림들이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어쩌면 내가 잘 알지 못하는 크로아티아, 특히 내전으로 피폐해졌을 그들의 역사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아름다운 풍광만을 보면서 겉모습에 반해 크로아티아를 제대로 못 본 것은 아닐까, 라는 의심마저 사그라들게해 버릴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치카)



17. 연애소설 읽는 노인(열린책들)
노랑 표지에 앵무새랑 도마뱀? 뭐 그런 동물농장 같은 분위기인데 색감이 너무 예뻐서 시선을 끄는 작품이에요._영원한청춘

=>아마존하면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라는 생각에 두려움과 호기심 그리고 그 순수함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타큐와 <아바타>라는 영화를 봐서인지 탐욕에 눈이 어두운 누군가의 행동에 왜 아마존의 생물과 원주민들이 그 책임을 져야하는지에 씁쓸한 감정이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우기 속에서 살쾡이를 수색하는 과정과 비 그친 후 그 열기에 눈앞이 보이지 않게 하는 안개의 등장 때 활자는 더 이상 책 속에 갇혀 있지 않고 튀어 나와 제 눈앞에서 영상으로 재탄생하는 듯했어요. 청량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긴장감으로 축축해진 몸과 꿉꿉한 습기와 함께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제 몸을 휘감는 느낌이 좋아서인지 오랫동안 그 느낌을 간직하게 될 책인 것 같네요.(보슬비)

=>이 책의 작가 루이스 세풀바다에게 붙는 수식어는 무척 많다. 작가이자, 반체제 운동가, 망명길에 올랐다가, 연극단도 꾸린 적이 있으며, 기자로도 활동했고, 왕성한 여행가에다가 환경 운동가이기까지 하다니. 작가가 무척 바쁘고, 고단하며 험난하고 모험적인 인생을 살아왔으리란 건 눈감고도 알 거 같다. 그래서일까, 이 소설의 문체는 약동적이며, 플롯은 분명하고 선이 굵다. 한마디로 읽는 재미가 나는 소설이랄까. 게다가 마지막 부분의 노인과 살쾡이의 대결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이 소설이 재미있는 것은 아마도 두 등장인물(?)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으로 대변되는 참으로 매력적인 한 사람(노인)과 동물(살쾡이)이 나온다. 노인은 그림 속에나 남겨진 다정했던 몇 십 년 전에 죽은 마누라를 가슴 속에 간직하며 살아가는 순애보이자, 글을 쓰지는 못하지만 읽을 수는 있으며 단어 하나하나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전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내는 방식의 연애 소설 읽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그는 아내가 죽자, 이후 수 십 년을 인디오들과 함께 자연과 어울려 살아온 탓에 밀림과 자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이 소설에 언급된 것 중, 인상적인 것 중에 하나는, 소리에 민감한 박쥐들이 위험을 느끼면 재빨리 몸을 가볍게 하고 날기 위해 뱃속에 있는 걸 몽땅 쏟아낸다는 거였다. 즉, 박쥐들을 놀래키면 여지없이 배설물 세례를 받게 될 것이다.^^)(까루)



18. 보통의 존재(달)
이건 표지는 아닌데 표지의 색깔이 그냥 콱 이 작가, 이 출판사다! 이런 표지가 있어요. 달의 《보통의 존재》, 전 이제 노란색 표지만 봐도 보통이 아닌 이 남자가 생각나지 뭐예요. _뚜루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는 게 좋은 남자, 하고 싶거나 하고 싶은 일이 없어 스스로 아메바처럼 여겼던 남자, 연애란 이어달리기와 같다는 남자, 서른여덟 생일날 존재의 본질을 깨달은 남자, 나이를 먹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는 남자,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는 비애(!)를 아는 남자, 그 비애(!)를 너무나 능청맞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버리는 남자, 나이 마흔에 칠순 엄마의 보살핌을 받았다고 부끄러워하는 남자, 그러면서 엄마의 동문서답에 짜증부리는 남자, 효심도 깊다면서 엄마가 말을 걸면 화부터 난다는 남자, 지금의 얼굴이 전생에 사랑했던 사람의 모습이라는 말에 설마, 이 얼굴을 하며 믿지 않았던 남자, 자신을 안다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고 말하는 남자, 남들도 다 외롭다는 사실마저 위로가 되지 않으면 책을 읽으라는 남자, 결혼하고 싶을 만한 상대가 나타나지 않게 해달라고 신에게 비는 남자, 엄마의 믿음에(!) 따라 노란 옷은 절대로 안 입을 거라 해 놓고선 노란색 표지로 책을 펴낸 남자, 진정으로 굳은 결속은 대화가 끊기지 않는 사이가 아니라 침묵이 불편하지 않은 사이라고 말하는 남자, 거절당하는 걸 두려워하는 남자, 콤플렉스란 숨겨도 솔직해도 어쨌든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을 알고 있는 남자.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보통의 존재이며 우리가 그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그렇게 밖에 기억되지 않는 존재라고 말하는 남자.
분명 내 이야기가 아니고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의 이야기인데 공감, 공감, 공감을 했다. 분명 이름이 있는 가수인데 도무지 스타 의식이 없어 보이는 보통의 남자. 어쩌면 꾸밈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기 때문에 보통의 존재들일 수밖에 없는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문득 남의 사생활에 이토록 관심을 갖다니 나 좀 이상한 거 아냐? 뭐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어찌나 공감스러웠던지...(readersu)

=>에세이라는 장르가 무엇보다 작가의 솔직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모두 그렇듯이 숨기고 싶은 일 한두 가지는 자신의 것으로만 남겨두려 한다. 하지만 《보통의 존재》를 읽노라면 마치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처럼 '내가 그의 이런 얘기까지 읽어도 되는 걸까'라는 왠지 모를 미안함이 들었다. 부모님, 특히 엄마와의 불화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사랑과 이별, 친구의 죽음 등 그의 상처가 오롯이 담겨 있어 때로는 그의 글에 위로를 받고, 때로는 그를 마음속으로나마 위로할 수 있었다,(이매지)



19.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
‘열린책들’ 하니까 『그리스인 조르바』가 떠오르는데요. 담백한 표지가 좋았어요. 내용은... 아, 전 읽다가 보류해놓은 상태에요. 남들은 그렇게 재밌고 감동적이라 하는데 이럴 때 나는 뭔가, 그런 느낌이 마구 들죠._행운바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카잔차키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준 작품으로, 호쾌하고 농탕한 자유인 조르바가 펼치는 영혼의 투쟁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려 내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조르바는 실존 인물로서, 카잔차키스는 『영혼의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힌두교도들은 '구루(사부)'라고 부르고 수도승들은 '아버지'라고 부르는 삶의 길잡이를 한 사람 선택해야 했다면 나는 틀림없이 조르바를 택했을 것이다……. 주린 영혼을 채우기 위해 오랜 세월 책으로부터 빨아들인 영양분의 질량과, 겨우 몇 달 사이에 조르바로부터 느낀 자유의 질량을 돌이켜 볼 때마다 책으로 보낸 세월이 억울해서 나는 격분과 마음의 쓰라림을 견디지 못한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메토이소노' 즉, '거룩하게 되기'의 개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것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육체와 영혼, 물질과 정신의 임계 상태 너머에서 일어나는 변화이다. 포도가 포도즙이 되고 포도주가 되는 것이 물리적, 화학적인 변화라면, 포도주가 사랑이 되고 성체(聖體)가 되는 것은 바로 '메토이소노'인 것이다. 카잔차키스는 바로 이 책에서 조르바의 거침없이 자유로운 영혼의 투쟁을 통해 '삶의 메토이소노'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출판사 책소개)



20. 속삭이는 자 1, 2(시공사)
푸른 바탕에 나뭇가지(?)들이 인상적이던데_영원한청춘

=> 그렇다면 『속삭이는 자』는 어떻게 잡범들로 하여금 자신이 저질렀던 범죄보다 더 잔혹하고 폭력적인 행위를 하게끔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범죄학자 게블러와 밀라 수사관에 의해 하나, 둘씩 밝혀지는 '속삭이는 자'는 잡범들을 완벽하게 심리적으로 제압하고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의 심리전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잡범들의 치명적인 약점을 알아내어 협박, 통제를 통해 사건을 저지르게 하고 결국에는 수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까지도 심리적 압박과 혼란에 시달리게 한다. 그런 후 자신은 소리 소문 없이 수많은 군중들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를 체포하기도 거의 불가능하고 설사 그를 붙잡았다 해도 실제로 저지른 범죄가 아니기에 처벌할 수도 없다는 문제가 생기기에 공포는 배가 된다. 그가, 그녀가 어느 틈에 우리의 곁에서, 나의 곁에서 속삭일지 모르니 말이다.(red7370)

=>게블러 박사는 말한다. 친구 심지어 가족마저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알고 있는 게 없는 법이다. 아마 그것은 살아오면서 감내해야했던 고통과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런지. 속삭이는 자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면 결국 고통 속에 몸을 담그고 익사하는 것이리라. 게블러 박사는 결국 익사했고 밀라는 살아남았다.
범죄를 연구하는 범죄학자의 생생한 사건 현장 묘사와 더불어 속삭이는 자의 속삭임에 넘어간 수많은 범죄자들의 범죄를 지켜보며 책을 읽는 내내 소름이 돋았다. 단지 자신의 쾌락을 위해 모르는 사람에게 행할 수 있는 수많은 범죄는 결국,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느냐 아니냐에 달린 게 아닐까.
오늘밤엔, 쉽게 잠들지 못하고 내 고통을 곱씹어 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속삭이는 자와 함께.(poison)



21. 뱅크시, 월 앤 피스 - 거리로 뛰쳐나간 예술가, 벽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네다(위즈덤피플)
책을 훑어보기 힘들어 생각나는 대로 슬쩍 보자면 저는 뱅크시 책하고 나라 요시토모 책도 좋아요. 뭐 특별히 표지라고 하기도 좀 그렇지만. 나라 요시토모는 자기 작품이 표지에 떡 하니 걸려있으니 안 좋아할 수가 없고. “위즈덤피플”에서 나온 뱅크시의 책 역시 뱅크시의 작품들이 표지를 장식하는데, 저는 그의 작품을 좋아하니까 표지도 좋아할 수밖에요. 특히 뱅크시는 얼굴가린 그의 모습을 드러냈어요!
작품도 그렇지만 뱅크시가 자기 작품 활동에 대한 글을 쓴 건데 정말 재밌어요! 미술관 CCTV에 찍힌, 방독면 쓴 자기 모습도 막 담아놓고. 이 책 읽고서 뱅크시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유명 인사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런던박물관에 몰래 갖다놓은 뱅크시 작품이 아예 영구전시 된다더라고요._치카


=>뱅크시의 작품들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직접 쓴 책을 번역하고, 그의 작품에 대한 해제가 있으니 뱅크시를 좀 더 넓고 깊게 이해하고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뚜렷하게 와 닿기도 하고.
아니, 사실 뱅크시에 대한 것은 내가 아무리 떠들어댄다고 해도 쉽게 와 닿지 않을 것이다. 그저 그의 그래피티를 몇 개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분명 나처럼 인터넷으로 그의 작품을 찾아 헤매고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단지 그런 작품들을 모아놓은 것만의 의미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뱅크시가 어떤 의미가 되고, 그의 작품 속에 담겨있는 시대와 사회의 풍자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찾게 되는 것. 그것으로 이 책은 충분히 값어치 있는 책이 되는 것이다.(No-buta)



22.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비채)
굉장한 아우라를 풍기는 표지인데, 이 표지는 펼쳤을 때가 압권이라는! 표지 씌우는데 모든 작업이 수작업이었다는 말을 듣고 우와! 했어요._뚜루

=>머리가 잘린 시체, 동성애, 미신 등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소재들이 등장하면서도 뭔지 모르게 지루한 느낌은 어쩔 수가 없었나봅니다. 열심히 사건의 배경이 된 신사의 전경에 관한 그림을 삽입하고, 사건 경위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눈앞에 확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아마 익숙치 않은 이름들(그래서인지 제가 읽은 일본추리소설을 보면 인물도에 대한 설명이 첨가된 것이 많더군요. 종종 그 설명 탓에 이야기의 흐름을 먼저 알아버리는 불상사가 발생되기도 하는데, 다행이도 이 책은 그렇지 않아 덕분에 그 인물도를 몇 번이나 펼치며 비교했는지 모르겠습니다.)과 이질적인 신사 문화를 탓하다가 너무 작가가 반전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너무 상세한 설명으로 저를 지치게 했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보슬비)

=>소설의 구성은 흥미롭다. 히메카미 촌의 머리 없는 살인사건을 추리소설 작가가 된 전직 주재소 순사의 아내 다카야시키 다에코가 그 사건을 소설로 바꿔 연재하는 것이다. 작가가 화자로 등장하지 않고, 그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남편 다카야시키 하지메와 그 사건을 중심에서 관찰한 하인 이쿠타 요시타카라는 아이의 시선을 통해 풀어낸다.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고, 이전 기록과 기억을 더듬어 그 당시 벌어진 사건의 사실을 나열하면서 독자 탐정들의 의견을 요청한다. 독자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다. 중간에 이전 미스터리 작품에서 화자나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었다는 설정을 거부하면서 말이다.
두 개의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머리 없는 살인사건은 참 많이 꼬여있다. 히가미 가의 독특한 전통과 아오쿠비의 지벌이 맞물려 펼쳐진다. 이 가문의 수장은 역시 이치가미 가인데 이 집안에 남자 상속자가 없으면 다른 집안이 이치가미 가가 되고, 그 집안은 후타가미나 미카미 가가 된다. 한 마을 지배할 정도의 가문이라면 그 속에 욕망이 꿈틀거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대대로 전해지는 저주는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이용하기 딱 좋은 소재가 아닐 수 없다. 기괴한 환상과 저주가 엮이고, 이어지는 머리 없는 살인사건이 이것을 더 증폭시키면서 미로 속으로 끌고 가기 때문이다.(행인)



23. 밤은 노래한다(창비)
제목에 있어서는 김연수 작가의 책들. 물론 그 책의 표지도 멋져요.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계의 끝 여자친구》내용은? 내용도 물론 좋죠!!_알지랑

전 《밤은 노래한다》- 에곤실레를 좋아 하지 않는 분들은 이 표지 역시 약간은 불편했다고 하지만 저는 좋았어요._호모아르텍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고서 창밖을 보니 착잡한 마음과는 사뭇 다른 눈부신 가을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나는 알아야 한다. 삶은 눈부시게 빛나지 않는다는 것을. 삶은 맑고 깨끗한 가을하늘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삶이란 것은 가을하늘보다는 아주 가끔씩 햇빛을 보여줄 뿐인 장마철의 그것에 더 가까울 것이다. 이 소설이 성장소설이라면 아마 김해연은 그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아니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김해연이 최도식을 쏘지 않고 살려둠으로써 그것이 증명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작가는 촛불 시위 현장의 젊은이들을 보며 최도식을 살려두는 쪽의 결말로 선회했다고 한다. 아무리 밤과 어둠이 우리를 두렵게 해도, 명확하지 않음이 우리를 괴롭혀도, 부디 우리가 동지이든 적이든 누눈가를 죽여 그 두려움을 쫓지 않기를 바란다. 명확하지 않은 밤과 어둠은 우리가 안고 가야할 우리의 몫이다. 죽일 수도 없고 죽지도 않을 것이다.(낙서가)

=>김해연은 다름 아닌 나다. 빛과 어둠의 세계가 완벽하게 오버랩되는 걸 어느 날 깨달아버린, 순진하기 이를 데 없으며, 그만큼 대단한 신념도 없지만 어느 날은 사랑을 위해 죽을 수도 있는 사람. 살아가며 저도 모르게 헤세의 신봉자가 되어 버리는 그저 어떤 사람. 어찌나 동화되던지, 책을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마치 눈 떼지 말고 다 읽으라는 주문이 걸린 듯한 빨간 표지. 표지의 남자는 김해연도 같고, 헤세 같기도 하고, 또 못 박힌 예수 같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매력적이다. 이 책. 분명 장편소설인데, 문장 하나하나가 시로 된 듯한 아름다움이 있고, 그 시는 또 戀歌이며, 悲歌로도 읽힌다. '여름 매미들이 부르는 가을 노래'. 해연이 사랑하는 정희의 죽음을 전해 듣고 받은 느낌을 작가는 이렇게 묘사했다. 어찌나 슬픈지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여름 매미들이 가을 노래를 부르다니.(파란흙)



24.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시공사)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아요. 그리 특별할 것 없는데, 꽂힌 책들의 표지가 기분 좋게 만드나 봐요._행운바다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책표지나 서점분위기, 서재가 그려진 그림들은 한 번씩 더 눈이 가는 게 사실인거 같아요.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왠지 정감이 갔고요._영원한청춘

제목만 들어도 정말 그곳으로 날아가고 싶어집니다. 이래서 책의 제목과 표지가 정말 중요한 거군요~_호모아르텍스


=>이 책은 그 조지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진정한 공산주의자였던 조지는 누구든 서점에 와서 생활하기를 원한다면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아무런 이유 없이 받아주고 그들이 있는 동안 그들의 창작을 독려한다. 그런 조지 덕분에 그곳에서 생활하다가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난 사람들이 무려 4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4만 명, 말이 4만 명이지 대단할 정도가 아니라 경이롭기까지 할 정도다. 과연 어느 누가 생판 모르는 사람들을 자기의 서점에서 숙식하게 할 수 있을까? 조지 같은 대단한 배짱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 들렀다가 우연히 그곳에서 생활하게 된 전직기자 제레미는 궁핍하고 힘들었던 순간들,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굉장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그때 그 추억들을 고스란히 이 책에 담으며 그가 그곳에서 생활하며 만났던 많은 길 잃은 청춘들과 문학도들의 작가로의 열망과 꿈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게 하였다.(readersu)

=>그런데 내가 꿈꾸던 책방보다 더 비현실적인 서점이 지구의 어디선가는 버젓이 굴러가고 있다. 위대한 시인 월트 휘트먼의 아들이라는 오해를 즐거워하는 조지 휘트먼의 ‘셰익스피어 & 컴퍼니’가 나의 무기력한 체념과 용기 없는 의지력과 스스로 죽인 꿈을 비웃으며 건재하고 있다. 그저 책과 이야기와 차를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의 갈 곳 없는 부랑아들에게 책장 사이의 침대를 나누고 생활을 나누고 커피와 쿠키와 파이를 나누고 휴식과 낭만과 꿈과 사랑을 아낌없이 나누는데도 말이다. 누구에게는 비현실적인 꿈을 용감하게 실험하여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바꾸어놓은 조지 휘트먼의 ‘셰익스피어 & 컴퍼니’는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로망, 꿈의 서점이 아닐까.
조지 휘트먼이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줄 수 있는 것을 주고 필요한 것을 취하라’, ‘변장한 천사일지 모르니 낯선 이에게 친절하라’는 모토로 열었던 현재 파리의 책방은 제임스 조이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에즈라 파운드, 앙드레 지드, 폴 발레리 같은 쟁쟁한 거물 작가들이 드나들었던 실비아 비치의 책방, 1대 ‘셰익스피어 & 컴퍼니’의 이름을 물려받은 2대 ‘셰익스피어 & 컴퍼니’다. 1대의 문학사적 후광까지 더해져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동경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셰익스피어 & 컴퍼니’의 인간적인 정겨움은 조지 휘트먼의 노력과 이 책의 작가인 제레미 머서를 포함하여 그곳을 잠시나마 안식처로 삼았던 무수한 사람들이 남기는 흔적들을 통해 2대에서 더욱 짙어지지 않았을까?(zipge)



25.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낭기열라)
표지도 꽤 인상적이지요. 자, 여기서 깜짝 문제. 그 표지의 모델은 누구일까요?^^ 그 연주하고 있는 모델이 꽤 유명한 사람이랍니다. “낭기열라” 홈피에서 알게 된 사실이거든요. 사진이 맘에 들어 책표지로 쓰려고 저작권 때문에 작가를 찾았는데 그 사진작가로부터 ‘레모니 스니켓’인 걸 알게 되고 책 표지로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대요._치카

=>책표지가 인상적이다. 기다란 액자 안에 해변 가에서 웬 낮선 남자가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고 그 사이를 개 두 마리가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왠지 이 남자는 다소 우울하고 슬픈 곡을 연주하고 있을 것만 같다. 심플하면서도 뭔가 비대칭스럽다. 그러면서도 책 제목은 어딘지 모르게 낭만적여 보인다. 독일계 보스니아 작가가 쓴 자전적 소설이다. 배경 역시 90년대 일어난 보스니아 내전 때를 다루고 있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 전쟁의 참상을 우울하게 그리고 있을 것만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어쩌면 그리도 수다스러운지. 별로 처참하지도 불행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고 보면 어린 아이는 어린 아이 나름으로 보는 눈이 따로 있는가 싶기도 하다.(stella09)



26. 조선평전(글항아리)
“북스피어”의 미야베 월드 시리즈가 일본의 우키요에를 표지로 하고, 샤바케가 일본 민화를 표지로 했다면 조선평전은 조선시대의 그림을 표지로 했고, 우리 미술 이야기는 우리 민화를 표지로 했지요. 그것도 맘에 들어요._치카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조선의 정치, 사회, 문화, 자연을 포괄적으로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는 점이다. 주요 사건이 망라되었고, 각 신분의 이야기가 있으며, 사시사철의 풍속의 책 속에서 뛰어논다. 균형 잡힌 시각은 어떤 사안을 보더라도 장점과 단점을 치우침 없이 서술했으며, 자유로운 문체와 엄정한 사료적 판단을 좌우에 쥐고 그야말로 조선이라는 나라의 생애를 핍진하게 묘사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부제인 ‘60가지 진풍경으로 그리는 조선’은 60갑자의 사람의 생애와 오버랩되고, 진풍경은 ‘진짜 풍경’이면서 동시에 치부와 우스꽝스러운 모습까지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진상’의 의미를 포함한다. 장마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풍부한 도판은 나무와 숲을 동시에 조망하는 이 책의 존재감을 더욱 살려준다.(출판사 책소개)



27. 사치와 평온과 쾌락(열린책들)
마지막으로 마음의 안식을 얻는 표지. “열린책들”의 대형 판으로 새롭게 나온 ‘장 자크 상뻬’의 책들이요. 지금 방바닥에 《사치와 평온과 쾌락》이 있지요. 도심 속 주택가 뒷마당 수영장에서 물장구치고 싶어요._뚜루

=>보들레르의 시와 마티스의 그림에서 따온 제목의 데생집. 사치와 평온과 쾌락보다는 쓸쓸함과 고통과 아픔이 묻어 있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 속 상처를 포근하게 감싸준다. (출판사 책소개)

=>창문이 모두 똑같이 생긴 어떤 건물의 앞쪽 면 창가에 한 남자가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그는 새의 몸을 하고 있지만 전혀 날아오를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광활한 공간과 자유를 꿈꾸면서도 땅에 붙박혀 있는, 우연성의 함정에 빠진 이상주의자, 그것이 상뻬 자신의 초상이다. (리베라씨옹 추천)



28. 9월의 빛(살림)
《천사의 게임》으로 완전 실망해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과 안 친해지려 했는데, 이 표지 때문에 매료되어 읽게 되었어요. 결국 이 책 때문에 작가와 화해하고, 《바람의 그림자》 재미있게 읽었답니다._보슬비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소설은 매번 발표할 때마다 구입해서 갖고 있음에도 아직 읽어보지를 못하다가 결국 가장 초기 작품인 '9월의 빛'을 제일 먼저 읽게 되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발표 순서대로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9월의 빛'은 노르망디 작은 해안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이레네와 이스마엘의 풋풋한 사랑을 표현해주는 장면들이 빛이라면 라자루스의 비밀스런 대저택에서 일어나는 그림자의 공격과 라자루스의 비밀은 어둠의 극치를 보여주며 두 장면은 강렬한 대비로 다가온다. 선과 악은 항상 공존하고 있는 것이며 악의 유혹은 멀리 있지 않고 사람들 마음속에서 자라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은 환상적인 기법과 상상력으로 기이한 로봇으로 가득 찬 라자루스의 대저택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환상과 현실이, 사랑과 증오, 과거와 현재,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그곳으로 말이다.(rred7370)

=>이 소설에서 그림자로 불리는 존재는 초현실적이다. 이런 설정이 단순히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것으로 처음에 생각했다. 라자루스가 만드는 장난감이 얼마나 사실적인지 알 수 없지만 과거 수준을 생각하면 허점이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등대가 있는 곳에서 발견된 알마 말티스의 일기와 한나의 죽음이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스멀스멀 피어나는 어두운 힘은 이제 소벨 가족에게 더욱 다가오고, 환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물리적인 힘을 발휘한다. 이에 대한 단서는 일기와 라자루스의 이야기 속에 담겨있다. (행인)

기타 표지에 관한 글 : http://cafe.naver.com/rgreaders/866



 
   처녀들, 자살하다?!  
   가족의 따뜻하고 혹은 슬프고 때론 아픈 이야기를 다룬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