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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박원순 '아저씨'가 궁금한가요? 조회수 : 3095
글쓴이 : 알지랑 날짜 : 2011-11-10 18:08:00 추천 : 0 반대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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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아저씨가 궁금한가요?


서울 시민이 되고 제일 잘한 일은 이번에 서울시장 투표를 한 일이다, 고 자찬했다. 정치에 대해선 모르지만 내가 내는 피 같은 세금이 전혀 엉뚱한 곳에 쓰이는 것이나, 어째서 갈수록 살아나가는 게 더 힘들고 팍팍한가, 하는 지극히 소시민다운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워낙 그런 쪽(!)으론 관심이 없었던 터라 시장 선거로 인해 조금씩 서울 시정에 대해 얻어들었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해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은 무지한 시민이지만 시장이 되고 나서 하루에도 수십 개씩 기사가 올라오는 박원순 시장의 조금은, 놀랍고 신선한 행보를 보면서 그 분이 과연 어떤 분이셨는지 제대로 알고 싶어졌다. 그렇다면 어디서 어떻게 알아봐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이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박원순의 희망찾기" 시리즈였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책을 통해서 알아본다. 사람도, 기계의 매뉴얼도, 프로그램의 공부도, 한미FTA에 관한 것도, 책 사서 읽으며 독학 한다나.



2009년에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로 "박원순의 희망찾기"를 시작한 책은 그동안 《마을이 학교다》, 《마을 회사》, 그리고 최근에 나온《마을, 생태가 답이다》까지. 아름다운 미래가 보이는 마을, 아이들이 숨 쉬는 교육, 주민 모두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기업 마을은 물론이고, 다양한 생태 프로그램으로 희망을 들려준다.

그럼, 시장이 되기 전, 박원순 '아저씨'는 전국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무얼 보고, 무얼 느꼈으며, 또 어디에서 희망을 찾았을까? 그걸 아는 순간, 우리는 좀 많이 행복해질 것 같다.

"박원순의 희망 찾기" 시리즈는 2006년 4월부터 근 3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기록한 희망의 결과물이다. 2006년 3월에 <희망제작소>를 창립하고 "진리는 현장에 있다"며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그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첫 번째,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는 지역 경제, 친환경 농업, 마을 문화, 지역 사회의 교육과 건강, 복지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불모의 땅일 수밖에 없는 마을을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농촌 체험 공간으로 만든 남해 다랭이 마을과 침체의 늪에 빠져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재래시장을 갤러리로 바꾸어 각박한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뿌려준 경남 마산의 부림 시장, 그리고 산으로 둘러싸여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 늘 가난하기만 했다는 임실 치즈마을과 지역 문화인들과 주민들이 함께 만든 문화 공간 장흥의 오래된 숲 등등 ‘살기 좋은 마을을 우리 손으로 만’들기 위해 정성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결과를 모은 것이다. 그 사람들은 개발열풍에 파괴되고 소외된 지역이라고 외면 받으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변화를 주도하던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들이야말로 평범하고 소박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리더들이라고나 할까.

전국 각지를 돌며 많은 이장들을 만났다. 그들과 함께 돌아다니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잘되는 마을에는 극성스러운 이장이 있음을 알았다. 잘되는 마을, 극성스러운 이장이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충청북도 단양군 ‘한드미마을’이었다.
마을 이장 정문찬의 귀향은 두 번째다. 두 번째 귀향 때도 첫 번째 귀향 때와 마찬가지로 농촌 부흥의 꿈이 있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이장 자리까지 맡아 무진장 노력했다. 많은 시련과 주변의 오해를 이겨내고 마을 운동의 모범 사례로 이름이 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방문할 정도로 성공을 일구어냈다,
서울특별시장보다 작은 마을 이장을 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모든 것이 갖춰진 곳에서 희망을 만들기보다 이미 사그라진 가능성을 다시 찾아가며 희망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부산이라는 큰 도시에서 혜택을 누리며 살다가 마음에 품었던 고향으로 돌아가 고향을 일으킨 정문찬 이장. 서울특별시장보다 더 훌륭한 마을 만들기 지도자다. 그리고 그 곁에는 그를 그렇게 만들어준 고향과 고향 사람들이 있었다.



그 결과물에서 교육 사례만 모은 것이 두 번째, 《마을이 학교다》이다. 책은 그들의 경험과 사례를 통해 함께 돌보고 배우는 교육공동체로서의 마을을 건강하게 지속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선사한다. 공교육에서는 어림도 없는 교육적 실험을 해 온 대안학교 이야기와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교육의 장에서 새로운 실험을 벌이는 초등학교,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아동 청소년들과 함께 호흡하며 배움과 나눔을 실천하며 희망을 들려주는 청소년 교육공동체 등 교사, 학부모와 학생이 교육 주체가 되어 마을 주민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모든 주민이 교사이고 마을이 곧 학교인 그런 이야기다.

나는 젊은이들이 부럽다. 그들의 젊음이 부럽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으며 주장을 주저 없이 드러낼 줄 아는 그 당당함이 부럽다. 나의 젊은 시절이 그렇지 못했다는 아쉬움에서 시작된 부러움인지도 모르지만, 오늘의 젊은이들의 이런 모습은 시대와 맞부딪치면서 더욱 상승효과를 빚어내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때론 그들의 당당함이 당혹스러울 때도 있는 게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넘기 힘든 국경이 '세대'가 아닌가 싶을 만큼 세대 차이를 느끼곤 한다. 그건 논리적 차이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느낌이다. 콕 집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젊은이들과 우리 세대, 그리고 그 중간 세대 사이에는 특정 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감정과 감정이 만나 이루어진 높은 벽 하나가 놓여 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물론 그 벽 사이를 통과하는 공통된 감정들을 느낄 때면 그 벽의 높이만큼 큰 기쁨을 느끼지만 말이다. 그들에 대한 이러한 '부러움'과 '당혹스러움', 그 사이에서 빚어지는 '세대 차이'와는 상관없이 어른 세대로서 그들에게 느끼는 또 다른 책임감이 있다. 너무 빤한 말이지만 우리의 미래가 그들에게 있고, 그들은 우리보다는 조금 덜 미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겪었던 착오를 조금이라도 덜 겪으면서 우리보다 더 넓고 큰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들이 그렇게 클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은 바로 어른 세대인 우리에게 있다. 가정교육이 그렇고, 교육정책이 그렇다. 그들에게 꿈과 미래를 심어 줘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세 번째 이야기 《마을 회사》는 사회적 가치와 수익성을 함께 추구하며 공동체 의식과 기업가 정신으로 일군 대안 기업을 다뤘다. 이 책에서 다룬 소기업들은 지역의 고유한 생활문화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만 하지 않는다. 향토 자산을 소중히 여기고 보호하며 지역사회의 자산으로 계승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인다. 전통적인 제염 방식을 고집하며 건강에 좋은 소금을 만드는 ‘태안자염’, 자연산 돌미역을 채취하고 가공하는 경북 영덕의 ‘돌미역 해심’, 과거 냉대받던 감 말랭이를 간식이나 안주거리로 만드는 경북 청도의 ‘감이랑’ 등이 향토적 기업들의 대표적인 사례다.

오늘날 대기업 유통 회사들이 공룡처럼 성장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유린당하는 대기업 전성시대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협동조합 방식에 의한 단결은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협동조합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긴밀히 하고 직거래를 높임으로써 서로에게 상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직 부족한 단계이지만 전국에서 들불같이 일어나고 있는 협동조합운동은 이 나라에 무인 지경인 시민 경제, 시민 자본, 대안 경제를 만들어 내는 소중한 씨앗들이다.
(…)
나는 소기업이 들꽃처럼 피어나고 강물처럼 흐르는 날이 와야 하고 오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지역과 마을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될 것이라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박원순 ‘아저씨’가 들려주는 희망 이야기 《마을, 생태가 답이다》는 생태를 주제로 마을을 살리고 있는 마을과 단체,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생태 자체를 중심으로 마을을 만들거나 살리는 사람들, 생태 체험 관광으로 자연도 살아나고 살림살이도 살아난 마을, 각박한 도시민의 삶에 농부의 마음을 심어 주고 있는 도시 농업의 사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접목시키고 있는 단체, 서로 다르지만 생태라는 주제로 닮은 그들의 자연에 대한 태도를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낸 그들의 이야기다.

귀농이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귀농은 더 이상 패배의 언어가 아니다.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도시를 떠나 귀농 귀촌을 택한 가구는 모두 4,067가구에 달하고 사람 수는 9,732명이란다. 2001년 당시 불과 880가구 수준이던 귀농 가구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귀농의 증가는 주로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와 관련해 설명되지만, 고도의 산업사회가 주는 피로감에 따른 젊은 귀농도 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울려 사는 삶, 생태적인 삶의 한 대안으로서 귀농을 택한다. 이들에게 귀농은 단순히 거주지를 시골로 옮기거나 직업을 농업으로 바꾼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들에게 귀농은 삶의 태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다. 자연의 하나로서 인간을 바라보며 생태적인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직접 기른 생명의 먹을거리로 건강하고 자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
하지만 모두 귀농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또 도시와 벽을 쌓고, 농촌에서만의 생태를 부르짖는 것은 의미가 없다. 도시 안에도 생태 공간을 만들어 내고 생태적 삶에 대한 철학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도시에 살고 있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태적 가치와 농업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네 권의 책을 읽으면서 왜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박원순 ‘아저씨’에게 열광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선거 때만 되면 입만 가지고 나와 말로만 공약을 해대는 ‘정치인‘들과는 비교도 안 되기 때문이다. “진리는 현장에 있다”고 말했듯이 직접 발품을 팔아 돌아다니며 전국의 마을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직접 보고 경험한 사람이야말로, 시민의 소릴 들어줄 수 있는 진정한 ’시장‘이 될 수 있음을 다들 알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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