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 :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한다. 조회수 : 152 별점
글쓴이 : 행인 날짜 : 2019-12-05 추천 : 0
서칭 포 허니맨
박현주 | 위즈덤하우스 |

어떤 소설을 읽을 때면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이 작품의 경우가 그렇다. 이 소설은 매력적인 세 여성 캐릭터가 먼저 중심을 잡는다. 도로미, 박하담, 윤차경 등이다. 이들은 각각 개성이 뚜렷하고 전문분야도 성격도 다르다. 도로미는 일러스트레이터이고, 하담은 다큐멘터리를 찍는 감독이다. 차경은 화장품 회사 마케팅 차장이다. 현재 모두 싱글이고, 차경만 약혼자가 있다. 하담의 생일날 도로미가 말한 작은 에피소드가 이 소설의 제목이자 주제다. 그것은 3년 전 제주도에서 도로미에게 호감을 보여준 남자 양봉남을 찾는 것이다. 프로젝트 이름은 ‘서칭 포 허니맨’이다.

 

제주도와 양봉을 소재로 3년 전 남자를 찾아가는 과정은 과거의 추억과 기억과 현실의 끝없는 만남이다. 이 만남은 사람과 사람을 통해 이어지고, 이 연결 속에서 로맨스가 피어나고, 그 속에 작은 미스터리가 계속 일어난다. 작가는 각 장이 넘어갈 때마다 벌에 대한 설명을 만화나 글로 표현하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에 미스터리한 상황을 알려주는 장면을 넣었다. 그리고 장면이 전환할 때 뭔가 중요한 것이 생각났거나 단서를 알려주는 듯한 장면으로 마무리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런 연출이 상당히 많은 등장인물들을 의심의 눈길로 쳐다보게 만들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한 명씩 용의자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세 여인의 이야기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각각의 분량을 가지고 있다. 도로미는 3년 전 남자와 그녀를 스토커하는 남자가 있고, 하담은 9년 전 화재 사고 이후 헤어진 전 남친과의 재회가 있다. 차경은 하와이 출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만난 인물에게 계속 도움을 받는다. 제주도와 세 커플 이야기란 것만 놓고 보면 한 편의 달콤한 로맨스다. 하지만 작가는 의문의 스토커와 차경의 약혼자 찬민의 알 수 없는 행동을 집어넣어 작은 미스터리를 만든다. 이 미스터리가 마지막 단계에 들어가면 한 번에 폭발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조연들의 캐릭터가 힘을 발휘한다. 읽으면서 영상으로 만들어졌을 때 상황을 자연스레 기존 영화의 이미지를 나도 모르게 떠올리고 연결한다.

 

제주도에 얼마나 많은 양봉가가 있는지 모르지만 읽으면서 작가가 자료 조사를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러 차례 제주도에 갔지만 벌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제주 이주민들의 에세이를 읽고 이들이 어떤 어려움과 차별을 받는지 알고 있지만 작가는 이 부분을 자세히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제주 이주민들의 삶과 게스트하우스를 연결해서 풀어낸 부분은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 세 커플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떠올릴 때 이것은 더 분명해진다.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라고 하지만 물리적 거리는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담 등이 렌트해서 제주도를 다니는 것과 생각보다 제주도가 넓다는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 공감한다.

 

초반에 미스터리한 상황을 암시하고 세 여인의 캐릭터를 빠르게 잡아놓고 로맨스를 만드는 과정은 잘 만든 코지 미스터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무섭고 살벌한 장면보다 코믹한 장면과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연출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여기에 세 커플이 연결되는 과정과 결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로맨스 공식을 따라가지만 약간 어설픈 모습도 보여주면서 유쾌한 재미를 준다. 만약 내가 최근에 많은 드라마를 본다면 읽으면서 열심히 가상 캐스팅을 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내가 알고 있는 배우들이 많지 않아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니 괜히 제주도에 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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