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 : 부탁과 요청의 기술 조회수 : 51 별점
글쓴이 : 불꽃의노래 날짜 : 2020-06-14 추천 : 0
어떻게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 부키 |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이유

 

누군가에게 무엇인가 부탁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고통스럽게 여기기까지도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면서 왜 그런 것일까?

타인에게 뭔가 부탁할 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거나, 비웃음 또는 모욕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고 느낀다. 특히 그런 부탁이 자신의 지식이나 역량의 부족을 드러내는 경우라면 더욱 문제다. 한편 상대방이 어떤 대답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의 위협도 느끼게 된다. 게다가 어떤 선택의 여지도 없이 상대방의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자율성마저 포기해야 한다. 만약 상대가 거절한다면 마치 따돌림을 당하는 기분이 들면서 관계성에 대한 위협마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거절이 공정하게 받아들여지기는 당연히 매우 어려울 것이다” [pp. 32~33] 즉, 타인에게 부탁한다는 행위가 자신과 부탁 받는 상대방 모두에게 고통을 주고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생소한 학문이지만 사회신경과학 분야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 뇌가 사회적 고통, 즉 타인과의 상호 관계에서 비롯되는 불편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근육통이나 경련 등의 육체적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상당히 유사하다[pp. 24~25]고 한다.

 

 

부탁이 불편한 강요가 되지 않게 하는 법

 

내가 남에게 부탁하는 것도 어렵지만, 남이 내 부탁을 거절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할 때 당신은 “아마 대단히 미안하고 찜찜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당혹스러웠을 수도 있고 일종의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이 들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당신의 자존감에 약간 상처가 생겼을 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우리 대부분은 남에게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길 바라고, 좋은 사람이란 남을 잘 돕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간단히 말해 도와 달라는 요청을 승낙해야 한다는 심리적이고 상호 관계적인 압박이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런 중압감은 도움을 청하는 쪽보다 도움을 줘야 하는 쪽에게 훨씬 더 크게 작용한다.” [p. 39]

그렇기에 나는 부탁한다고 여겨도 상대방은 강요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이를 피하려면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흔쾌히, 진심으로 돕고 싶도록 부탁해야 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전략

 

다른 사람을 도와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이익은 그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 [p. 64]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남에게 더 많이 베풀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와 육체적 건강 수준, 그리고 자존감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즉, 남을 도와주는 것이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 도리어 이익을 보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요청하는 기술에 따라 도움을 주는 사람도, 도움을 요청한 사람도 모두 행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먼저 그들이 사용한 전략을 살펴보자.

첫째, 발부터 들이밀기 전략.

이 전략은 처음에 상대방이 쉽게 들어줄 만한 비교적 가벼운 부탁을 한 다음, 뒤이어 진짜 목적을 부탁하는 것이다. 한번 도와준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인지 부조화 현상’ 때문에 두 번째 부탁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은 그 과정에서 부탁한 사람에 대한 호감이 강해진다. ‘내가 도와주는 사람이 반드시 좋은 사람이어야만 얼마든지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주 의회 서기로 재임명되었을 때, 이를 반대한 주 의원과의 관계 개선을 희귀한 책을 빌려달라는 사소한 부탁에서 시작한 것이 이러한 전략의 예다.  

 

둘째, 얼굴부터 들이밀기 전략

이 전략은 우선 상대방이 거절할 만한 아주 어렵거나 난감한 부탁을 해서 거절당한 후 바로 훨씬 납득할 수 있고 합리적인, 그리고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을 부탁하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같은 사람의 부탁을 연속으로 거절하는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껴 승낙하게 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설득의 심리학에 관해 연구하는 로버트 치알디니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사람들이 첫 번째 요청을 거절한 후에는 그보다 쉽게 느껴지는 두 번째 요청에 동의할 가능성이 거의 3배로 올라간다” [p. 50]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상대방이 자기 일처럼 돕고 싶게 만드는 요청의 기술

 

어떤 경우에 도움을 받기 쉬울까?

먼저 “도움을 요청받는 사람들이 매우 바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p. 125]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받기 원한다면,

첫째, “당신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도와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분명하고 자세하게’ 밝혀라.” [p. 125]

둘째, “도움을 요청할 때는 ‘합리적인 선’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그 사람이 처리해야 하는 다른 일들까지 감안해서 정말로 해 줄 수 있는 일을 부탁해야 한다.” [p. 126]

셋째, “당신이 요청한 바와는 다른 도움을 받게 되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원했던 것을 정확히 얻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집착하지 마라.” [p. 126]

 

반대로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만드는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첫째, 상대의 감정에 과도하게 호소한다.

둘째, 사과를 지나치게 남발하다.

셋째, 불필요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넷째, 돕는 사람이 받는 이익을 너무 강조한다.

다섯째, 도움에 드는 노력을 축소시켜 말한다.

여섯째, 과거에 신세 진 일을 자꾸 언급한다.

일곱째, 도움받는 쪽의 이익만 강조한다.

 

이 외에 도움을 요청할 때 유용한 심리 도구로 아래의 3가지가 있다.

첫째,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내집단(In Group)의 지위를 부여한다.

둘째, 긍정적 정체성을 부여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상대방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셋째, 도움의 유효성을 확인시켜 준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위가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 보고 싶어한다. 따라서 자신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알 수 없으면, 행위의 동기도 소멸한다

이러한 도구를 잘 활용하면 상대방이 자연스럽게 나를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역효과를 가져온다.

 

결국 부탁이나 요청의 핵심은 상대가 자연스럽게 나를 돕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다.

 

 

    * 이 리뷰는 도서출판 부키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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