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 : 밀덕 추천도서 조회수 : 23 별점
글쓴이 : jjolpcc 날짜 : 2020-07-10 추천 : 0
탱크의 탄생
모리나가 요우 | 레드리버 |

이 책은 그림책이다. 밀덕 아니 밀리터리 매니아를 위한 전차 도감(?)이다. 실제 탱크를 찍은 사진이 아니다. 육중한 강철 준마를 세밀하게 표현한 정밀화도 아니다. 동글동글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이 가득한 예쁜(?) 그림책이다. 그렇다고 과소평가하지 마시라. 전차라는 기계장치를 이처럼 직관적으로 표현한 이미지는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책은 무기에 관한 짧은 역사와 문화라는 양념, 전장의 주인공인 사람이야기, 주재료 전차의 개발사(그림만 그려진 책이 아니라 설명하는 부분이 많아 상당히 긴 텍스트가 포함돼 있다)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소문난 맛집이다. 밀덕에게는.

 

집에 읽지 않고 쌓아놓은 책과 만들지 않고 쌓아둔 프라모델이 가득하다. 가득한 건 과장이고 꽤 많은 편이다. 난 어린 시절 조립식 장난감이라 불렸던(플라스틱으로 성형된 조립식 모형) 프라모델에 미쳐있었다. 일곱 살 무렵 아버지께서 크게 다치셔서 오랜 기간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당시 문병 온 어른에게 받은 오십원, 백원이 나의 장난감 구입 비용이었다. 중학생이되고 고등학생이 되면 그만둘꺼란 주변의 바람과 달리 난 여태 모형을 만지작거린다. 고등학생 때는 동아리 비슷한 걸 만들어 후배들과 프라모델 전시회도 개최했다. 그러니 수중에 돈이 조금 생기면 탱크, 비행기를 사 모은다. 시간 핑계로 일 년동안 서너개 만들까 말까 하지만 그 일 년동안 열댓개를 구입하니 모형 박스가 점점 늘어날 수 밖에. 여튼 살아오면서 내게 내세울 만한 취미라고는 책과 모형 딱 두 개 뿐이다.

 

프라모델은 분야가 다양하다.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탱크(전차)다. 무시무시한 살상병기 맞다. 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전쟁무기는 좋아한다. 이율배반이다. 근데 뭐 삶을 살면서 이율배반 아닌게 어딨나. 그냥 좋으면 좋은 거다. 어릴 때 호기심으로 발을 담근 곳이 하필 모형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프라모델을 만드는 사람은 일본과 가까워진다. 특히 내 나이 또래는 지금처럼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유럽의 다양한 모형 메이커를 접하지 못한 세대라 일본 메이커에 중독된 경우가 많다. 뭐 품질이나 디테일이 좋은 이유도 있겠지만 원하는 모델을 찍어내는 곳이 일본 밖에 없었다. 당연히 모형 관련 서적 따위도 일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누구누구의 그림이라고 말하면 지독한 덕후 취급을 받을 테니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책의 저자는 꽤 유명한 일본의 일러스터다. 이분의 그림은 인터넷에서 여러 번 마주한 적이 있다. 번역본이 나오길 바란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밀덕에게는. 여튼 눈 앞에서 바로 우렁찬 굉음을 내며 움직일 것 같은 앙증맞은 그림체를 책으로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참호전으로 유명한 1차대전이 낳은 전장의 무법자. 강철장갑을 두른 육상전함 탱크의 역사와 개발사 그리고 작동원리와 승무원의 일상이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 책이다. 사이사이 간략한 지상무기의 일러스트와 설명은 덤이다. 대부분 공산품이 그러하듯 최종 양산형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무기체계는 특히 기상천외한 컨셉이 많은데 최초 전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개발자가 내놓은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표현한 부분은 압권이다. 칼이 달린 바퀴와 장갑을 휘두른 트레일러, 거대한 바퀴를 굴리며 전진하는 증기차량이 따위가 일러스트로 잘 표현되어 있다.

 

 

일반적인 독자들에게 분명 낯선 책이다. 하지만 역사 그림책 개념으로 접근하면 그닥 매니악하진 않다. 물론 메카닉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는 추천한다. 밀리터리 매니아라면 강력 추천한다.

탱크(1) 전차. 일러스트(1) 1차대전(2) 전쟁사(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