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 : 두 연인의 삶을 떠올리며 잠시 숨을 고른다. 조회수 : 11 별점
글쓴이 : 행인 날짜 : 2020-10-15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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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버니 | 네버모어 |

루 버니의 전작 <오래전 멀리 사라져버린>을 인상적으로 읽었기에 선택했다. 전작이 미국 4대 추리 범죄 문학상을 휩쓸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이미지가 조금 흐릿해졌지만 후속작이 나왔다는 소식은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있었다. 알고 보니 이 작품도 아주 많은 상을 받았다. 상복은 타고난 듯하다. 그리고 이번 소설은 미국의 많은 작가들이 다룬 케네디 암살 사건을 중심으로 두 인물의 이야기가 나온다. 뉴올리언스의 마피아 보스 카를로스 마르첼로의 심복인 프랭크 기드리와 오클라호마의 작은 마을에서 무책임한 알코올 중독자 남편과 사는 샬럿이다.

 

케네디 암살을 둘러싼 수많은 음모론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마피아가 죽였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그 음모론을 따라간다. 케네디 암살 배후자로 카를로스라고 정한 후 그가 했다는 사실을 지우기 위해 이 작업에 동원된 사람들이 한 명씩 죽는다. 무기 공급자, 실제 저격자, 탈출용 차를 준비한 기드리 등이 바로 그 대상이다. 이 작업은 하는 인물은 암살자 바로네다.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암살자가 바로네까지 중심인물이 한 명 더 늘어났다. 두 도망자와 그 중 한 명을 쫓는 암살자의 이야기가 다른 시점과 사연을 가지고 펼쳐진다.

 

기드리는 아주 매력적인 혼혈 남성이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친구를 팔아넘기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아주 소심하지만 상황 파악은 아주 빠른 인물이다. 케네디 암살 사건을 듣자 그가 주차해둔 차가 어떤 의미인지 바로 안다. 그리고 카를로스의 최측근 세라핀이 이 차를 처분하라고 했을 때 그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삶에 대한 욕망은 미세한 말의 차이 등을 깨닫고 세파핀이 준비해둔 곳을 벗어나 달아난다. 이미 그가 갈 수 있는 곳곳을 카를로스의 수하 등이 지키고 있지만 말이다. 실제 그는 한 마을 보안관에게 잡힌다. 다행이라면 그의 간청이 통해 겨우 달아난다. 이 때문에 그 마을 보안관 등은 바로네에게 죽게 된다.

 

샬럿은 사진작가를 꿈꾼다. 하지만 자신이 사는 마을과 남편은 그녀의 꿈을 가로막는다. 알코올중독자 남편은 폭력을 휘두르지 않지만 무능력하다. 어느 날 밤 두 딸을 데리고 남편을 떠난다. 로스엔젤리스에 있는 이모를 찾아 긴 여행을 시작한다. 어린 두 딸은 엄마가 왜 떠났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그녀가 남편을 떠난 이유 중 하나는 두 딸이 자신처럼 삶의 또 다른 가능성이 막히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낡은 차에 두 딸과 늙은 개를 태우고 많지 않은 돈을 가진 채 떠난 여정에서 기드리를 만난 것은 우연이지만 그와 함께 다니게 된 데는 기드리의 계산 때문이다.

 

냉혹한 킬러 바로네. 이 소설 속에서 가장 냉혹하고 주저함이 없는 인물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조금도 주저 없이 해낸다. 그가 계산한 대로 살인을 하는데 대단한 암살자다. 그가 분노해서 저지른 살인은 기드리를 풀어준 마을 보안관 등이 유일하다. 물론 그가 분노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살인의 순간에 그가 보여준 침착함과 대범함과 냉혹함에 놀랄 뿐이다. 냉혹한 성격은 그가 의심받는 상황을 해결하는 장면에서 바로 드러난다. 그의 유일한 문제는 기드리가 눈치 채면서 달아났고, 그가 손에 난 상처로 몸이 아프다는 것이다.

 

중반 이후 기드리와 샬럿의 로맨스가 펼쳐진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결성된 일행이지만 일주일간의 여행은 둘의 현재를 바꾸기에 충분하다. 사랑을 몰랐던 기드리에게는 특히 그렇다. 가족의 사랑을 몰랐기에 샬럿과 아이들과의 동행은 그의 삶을 뒤흔든다. 기드리는 자신의 목숨을 가지고 큰 도박을 하고, 이 도박은 어느 정도 성공한다. 다만 그를 쫓는 바로네가 너무 뛰어난 암살자이자 추적자란 것이 문제다. 작가는 이들이 언제 마주하고,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전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을 볼 때, 에필로그를 볼 때 눈시울을 붉히고 아련한 여운과 먹먹한 감정을 느낀다. 이 두 연인의 삶을 떠올리며 잠시 숨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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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소한정의 2020-10-16 22:07:00 댓글
    책은 사놓고 아직 못읽었는데 서평을 보니 읽고 싶어지네요. ^^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