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지음
2009-04-01
15,000원 | 327쪽 | 225*146mm
종합평점 : 5 ( 1 명)
강단 경제학자이지만, 미네르바의 경제학 교본이었다는 <경제학 원론>의 저자인 이준구 교수는 이념이 아닌 합리성의 경제를 이야기 한다. '뉴딜'을 토목이 아닌 진보적 사회적책이라는 점에서 지난친 토목을 비판하는 한편, 한미 FTA는 체결하는 것이 이익이라 이야기한다. 이렇게 이준구 교수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뜨거운 이슈인 대운하사업,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주택정책, 경기부양책, 교육개혁 등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다.
목차 보기/닫기
출판사리뷰 보기/닫기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봤을 《미시경제학》과 아고라 ‘미네르바’의 경제학 교본이었다는 《경제학 원론》의 저자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가 첫 경제시론집 《이준구 교수의 쿠오 바디스 한국 경제》를 푸른숲에서 출판했다.
26년 동안 강단을 지키며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며 그 밖의 활동과 거리를 유지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뜨거운 이슈인 대운하사업,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주택정책, 경기부양책, 교육개혁 등을 날카롭게 통찰한다.
스스로를 시장주의자로 규정하는 ‘교과서 경제학자’ 이준구 교수에게 있어 정책을 판단하는 잣대는 단순하고 명쾌하다. ‘경제학의 정설과 원칙’ 그리고 ‘정책 판단의 잣대는 이념이 아니라 합리성이어야만 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현 정부의 시장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우리 사회를 도그마 시장주의, 무원칙 실용주의로 몰아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현 정부가 펼치고 있는 ‘뉴딜’이 실제로는 토목공사가 아닌 진보적 사회정책이라고 말하며 참여정부와 현 정부, 그리고 한국경제의 미래 판도를 뒤흔들 한미 FTA는 체결하는 쪽이 이익이라고 지적한다. 저자의 판단 근거가 ‘이념이 아닌 합리성’임을 확인하게 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준구 교수의 쿠오 바디스 한국 경제》는 강단을 지켜온 교과서 경제학자의 저서답게 경제 정책들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가늠할 보편적 기준으로서 경제학의 정설들―조세정책의 원칙, 시장과 정부의 힘의 균형, 경제적 타당성 검토의 원칙―을 논거로 튼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 정책에 따라 현재 삶의 질과 미래가 결정되는 국민으로서 쏟아져 나오는 경제정책들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인식의 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설과 원칙에서 길어 올린 경제시론의 정수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의 책 《미시경제학》과 경제학 원론》은 새로운 이론보다는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정론과 원칙에 입각한 정확한 해설로 경제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바이블’로 통하며 국내 저자가 쓴 경제학 교과서 가운데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에 재직해온 지난 26년 동안 언론사 인터뷰를 비롯한 외부활동과 거리를 두고 강의와 교과서 집필에만 전념해 왔다.
그런 그가 지난 2006년부터 자신의 홈페이지와 언론에 시론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보수층의 목소리만 지나치게 커지고 이를 진실로 받아들이면서 합리성을 상실한 우리 사회를 지켜볼 수 없었던 것이 글을 쓰게 된 이유다.

우리 사회의 보수, 그리고 그들을 대변하는 현 정부는 거의 우파 이념의 포로가 되어 있는 듯 행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 어느 나라의 보수도 우리나라처럼 이념적으로 경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변명하듯, 10년 동안의 좌파정부하에서 그런 태도를 갖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때 쌓였던 분노가 우리 사회에서 좌파의 잔재를 모두 쓸어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그 동기야 어찌 되었든, 그들은 유연성을 상실한 과격 이념가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바로 이 유연성의 상실이 현 정부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점입니다. (…) 제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점이며, 그 때문에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비판적 자세를 유지해온 것입니다. - 10~11쪽

이준구 교수의 글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경제학의 정설과 원칙에 입각해 한국 경제를 진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준구 교수는 정부가 정책 집행 근거로 삼은 경제적 타당성이나 경제 이론이 경제학 정설에 비춰봤을 때 어떤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를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가 전공하는 재정하의 가장 중요한 연구 대상인 세금 문제 가운데 종합부동산세를 예로 들어보자. 종부세가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한 그의 반론은 구체적이고 분명하다. 세금은 소득뿐 아니라 재산에도 부과할 수 있다, 재산세를 국세로 징수하는 방식은 타당하다, 종부세 외에도 이중과세되는 세금은 얼마든지 있다, 종부세는 규제가 아니라 시장을 유인하는 정책이다.
그럼에도 헌법재판소가 종부세에 부분 위헌 판결을 내리자 재정학의 정설 중 정설이라는 수직적 공평성과 수평적 공평성, 즉 많이 벌면 많이 낸다, 재산이 같으면 세금도 같아야 한다는 원칙을 훼손했음을 지적한다.

수직적 공평성과 수평적 공평성이 공평한 과세의 핵심적 기본원칙이라는 것은 재정학의 정설 중 정설이다. 그런데 이번 헌재 결정은 그 중 하나인 수평적 공평성의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혼중립성이 중요하니 수평적 공평성 따위는 무시해도 좋다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만약 헌재의 결정이 옳은 것이라면 내가 믿고 있는 정설은 틀린 것으로 판명된 셈이다.
그러나 내 믿음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학자적 양심을 걸고 말할 수 있다. 경제이론이든 헌법이든 상식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 131쪽

세금 납부 의무를 진 국민 입장에서 더욱 눈여겨보게 되는 대목은 종부세를 없애고 이를 재산세로 통합하거나 세율을 낮추고 과세대상을 줄인 것은 상위 2%의 세금부담을 줄이고 줄어든 만큼의 조세를 나머지 98%가 부담하도록 하는 개악이라는 지적이다.

대운하, 녹색뉴딜, 한미 FTA 등 경제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 제시

지난 3년,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집중적으로 집필한 그의 글은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가로지르는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보여준다. 정책에서 주장하는 핵심이 무엇이고 그것이 경제적으로, 그리고 상식적으로 타당한지를 낱낱이 들춰냄으로써 경제를 읽는 눈을 제공한다. 대운하사업에 대한 글이 대표적이다. 현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대운하사업의 삽을 뜨려 하자 반론에 나서면서 우리 사회 대운하사업 논쟁의 불을 댕겼다.
저자는 뒤이어 정부가 사업 타당성 근거로 내놓은 민간 업자 참여 결정이 공공사업의 경우 어떤 피해로 이어질지 지적한다.

경제가 너무 어려워 어떤 방법으로든 부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토목공사가 경기부양책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 그러나 좀 더 참신한 방법으로 부양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예컨대 교육, 사회복지, 연구개발, 정보화 사업 등을 통해 부양효과도 내면서 삶의 질 향상도 꾀할 수 있는 대안이 얼마든지 있다. 토목공사를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케케묵은 구시대적 사고방식이 발상의 전환에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 44~45쪽

민간업자가 대운하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할 때는 그 사업의 수행을 위해 자신이 직접 지불해야 하는 비용만을 고려한다. 아무리 사회적 의식이 높은 기업이라도 자신이 직접 지불하지 않는 비용에 대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러나 대운하사업으로 인해 환경 피해가 발생한다면 누군가는 이와 관련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관점에서 본 비용은 민간업자가 인식하는 비용보다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대운하사업이 공공사업의 성격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면 당연히 사회적 관점에서 파악한 비용에 기초해 그 사업의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 34쪽

또한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실용주의를 내건 정책들 그 자체가 어떻게 위기를 부추긴 원인이 되었는지를 정부의 환율정책 혼란을 대표적 사례로 들어 짚는다.

그동안 정부가 저지른 가장 심각한 과오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상황이 전개되는 데 따라 임기응변적 대응으로 일관한 나머지 정책의 일관성을 거의 완벽하게 상실하고 말았다. 그 결과 시장이 엄청난 혼란에 휩싸이게 되고, 정부가 어떤 정책을 써도 그 약효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바로 이것이 지금 우리 경제가 직면해 있는 위기의 본질이며, 이것은 세계경제의 상황과 아무런 관련을 갖지 않는다. 다시 말해 지금의 위기상황은 거의 전적으로 ‘오락가락’ 정책이 빚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 175쪽

연일 쏟아지는 새로운 정책들에 혼란스럼고 불안했던 이들은 경제학자, 경제전문가가 보편적 언어로 쓴 경제시론 《이준구 교수의 쿠오 바디스 한국 경제》을 통해 우리 일상과 미래를 결정하는 정책들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인식의 틀을 얻게 될 것이다.

합리적 시장주의라는 한국 경제의 지향을 제시

이준구 교수는 스스로를 시장주의자라고 말한다. 주류 경제학이 현실을 설명하는 데 더 적합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다만 시장주의와 시장근본주의를 구분해야 하며 보다 효율적인 시장이란 시장의 자율과 정부의 감시와 통제가 적절히 이룬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새 정부는 경제·사회 정책의 기조를 오른쪽으로 돌려놓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 밑에는 모든 문제가 지난 두 정부의 좌파적 정책 때문이었다는 맹목적 믿음이 깔려 있다. 이렇게 이념을 앞세우다 보니 민생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념도 결국 민생에 도움이 되는 한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탓이었다. - 169쪽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쓴 죄로 ‘좌빨’이란 칭호를 얻게 되었지만, 저는 스스로를 시장주의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류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에게 시장의 힘에 대한 신뢰는 마치 등록상표와도 같다고 말할 수 있지요. (…) 제가 거리를 두고자 하는 것은 시장근본주의, 즉 시장의 힘에 대한 맹신입니다. 시장은 결코 완벽한 제도가 아닙니다. 시장의 실패를 가져다주는 수많은 요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미국의 금융위기에서 잘 드러났듯, 시장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도록 방치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입니다. - 268쪽

스티글리츠(J. Stiglitz) 교수가 잘 지적했듯, 금융위기를 통해 시장의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잘나갈 때는 정부 간섭을 뿌리치다가 다급해지면 정부의 도움을 구걸하는 위선 말이다. 시장의 탐욕은 시스템의 위기를 가져오고, 결국 그 뒤치다꺼리는 납세자의 몫이 된다. 정부가 시장의 고삐를 놓쳤을 때 얼마나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는지 생생하게 목격했다. - 184~185쪽

책의 제목처럼 한국 경제는 위기 가운데 항로를 찾아야 한다. 이준구 교수가 제시하는 길은 ‘이념이 아닌 합리성의 경제’다. 이념의 포로가 된 경제 정책은 두고두고 한국 사회를 발목 잡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 간곡하게 부탁하노니 ...... 한국사회비평,인문학
    들풀처럼 | 2009년 05월 28일
    더 보기
    제가 이 자리를 빌려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해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말보다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말을 더 열심히 듣도록 노력해달라는 것입니다. ~ 또 ...
    제가 이 자리를 빌려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해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말보다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말을 더 열심히 듣도록 노력해달라는 것입니다. ~ 또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것은 성급하게 모든 것을 뜯어고치려 하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 에필로그에서 ) (325)

    스스로를 시장주의자라 칭하는 주류경제학자인 이준구 교수, 그의 말처럼 그는 보수적인 학자로 인식되고 있었는데 지금은 '좌빨'이 되어버렸다고 고백한다. 당연한 일이다. 생각이 있는 이들이라면 지금,오늘의 우리 경제정책이나 정부의 정책에 대하여 비판의 날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만큼 모든 정책들이 상식과 여론을 무시하고 가진자들을 위한 것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 스스로를 보수적이라 칭하는 지은이의 구구절절 옳은 이야기들을 듣는 것은 오히려 참담하다. 대운하의 허구성, 주택정책의 문제점, 망가져버린 종부세에서 교육문제, 일상적인 정책들에 이르기까지 그의 정확하면서도 쉬운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느는 것은 한숨이다.

    지은이가 일러주는 정책들만 제대로 시행이 되어도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물론 정책 시행 하나로 위기의 경제가 갑자기 살아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구나, 우리도 함께 가면 되겠구나라는 느낌만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네 마음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짚어볼수록 아쉽고 안타깝다. 그래서 마지막에까지 지은이는 '간곡하게 부탁'하고 또 '부탁'하는 것이다. 그들이 듣고싶은 자세가 안되어 있다는게 거의 확실하지만...

    드디어 오늘이다. 이 책에서 줄곧 지적한 정책의 일방성이 가져온 최대의 결과인 前 대통령의 죽음이 마무리의 단계로 넘어가는 날이다. 착잡하고 또 우울하다. 돌이켜보지 못하고 반성하지 못하는 정부라니, 게다가 앞으로 3년 더라니, 악몽은 계속된다. 하여 지은이가 이 책의 제목을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라고 지은 것이리라. 정말 우리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한숨은 늘어간다.

    저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 구상에 본질적인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선, 특정계층의 이해관계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고 싶습니다. ( 시지프스의 바위,교육에서, '독자에게 드리는 글') (194)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시론들을 묶어내면서 지은이는 각 주제의 머리부분에 '들어가는 말'로 지금, 현재, 이 땅의 상황들에 대하여 친절하게 다시 짚어주고 있다. 물론 그 지적은 대부분 옳지만 시행은 요원하다. 앞으로 기대를 걸 수 있는 상황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개인이 조직에서 성공하기 위하여서도 '경청'이란 과정이 필수적이거는 도무지 듣지않고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 정부는 무얼 저지르지만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갖게한다. 참 답답하다.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스스로의 실력을 쌓으며 기다리고 준비하는 것이다. 시간은 흐를 것이고 힘들고 괴로운 날들도 지나가리라. 이제는 살아남아 다음날을 준비해야하리라. 묵묵히 고개들어 하늘 한 번 보고

    터벅터벅 우리의 길을 걸어가리라.


    이념은 정책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 없다. 유일한 잣대는 합리성이다. (뒷표지에서)


    2009. 5. 28. 잠들지 않는 새벽, 아직도 눈물은 마르지 않습니다.

    들풀처럼

    *2009-131-05-11
책 속의 한줄

책속의 한줄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