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혼비 지음 | 이나경 옮김
2009-05-18
13,000원 | 344쪽 | 188*130mm
종합평점 : 4.3 ( 5 명)
『어바웃 어 보이』,『하이 피델리티』,『딱 90일만 더 살아볼까』의
영국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닉 혼비! 그가 들려주는 유쾌한 책읽기+책 구입기

복도에 유모차가 서 있고, 응원할 아스날 팀이 있고, 처리할 일이 쌓여 있고, DVD플레이어가 있고, 동네 펍에서 연주하는 멋진 밴드가 있는데도,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닉 혼비

“독자들의 마음에 대한, 매력적인 산책과도 같은 책.”―《더 타임스》

“이 책은 보물이며 순수한 기쁨이다. 매 페이지마다 마음껏 웃었다.”
―《스펙테이터》

19세기 찰스 디킨스, 체호프의 고전부터 21세기의 최신소설, 만화, 스릴러물까지.
영국 특유의 유머감각과 감성이 돋보이는, 닉 혼비의 통제불능 유쾌한 독서일기!
『어바웃 어 보이』,『하이 피델리티』,『딱 90일만 더 살아볼까』등, 닉 혼비는 특유의 유머감각, 재치와 익살로 유명한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로 여러 매체에서 평가 받는다. 또한 축구광이자 음악광으로도 유명한데, 영화 <어바웃 어 보이>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원작자로, 축구나 음악 등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 서툰 30대 독신남들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그는 (다 자란) ‘소년boy\\\\\\\', ‘낙오자loser\\\\\\\' ’섬island‘으로 스스로를 인식하는 이들 젊은 세대의 초상을 보여준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
축구에 대한 논픽션 『피버 피치』로 데뷔한 혼비는, E. M. 포스터 상, 픽션 부문 W. H. 스미스 상, 오렌지 인터내셔널 작가 페스티벌에서 ‘작가들이 뽑은 작가’상을 수상한 실력파이기도 하다. 현재 그는 여전히 북부 런던의 하이버리에서 아스널 팀을 응원하며 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차라리 애인과는 헤어지거나 부인과 이혼을 할 수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서포트 해온 축구팀이란 떼어내려야 떼낼 수 없는 사마귀나 종기 같은 것이다.
스스로가 음악, 축구, 영화 등 대중문화의 세례를 흠뻑 받으며 성장한 그는 그런 자신의 성장기와 청년기의 경험을 고스란히 작품에 녹여 내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소설가들이 그려낸 인물들에 비해, ‘이건 바로 내 얘기잖아!’라는 공감대를 자아내기에 더없이 적절하다. 청어람미디어의 신간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역시 유쾌하고 재치만점에 상큼하고 독특하다.

신간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는 원래 미국 잡지 《빌리버believer》에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닉 혼비가 ‘요즘 내가 읽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실었던 에세이를 모아, 이제는 전 세계 독서애호가와 닉 혼비 팬들의 즐거움을 위해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19세기의 고전(찰스 디킨스의 재발견!, 체호프 서간문들)부터 21세기의 최신 대중소설, 만화, 에세이 수백 권이 흥미로운 레시피의 뷔페처럼 뒤섞여 있다. 혼비는 이 책에서 깊이에의 강요나 수준 높은 문학가인 척하는 허세 없이, 책은 실로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책을 내려놓으라고 강조한다. 즐겁지 않고, 자신에게 의미 없는 책읽기는 무익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소설가답게 문학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 풍부한 내용을 담은 그의 책 소개와 비평은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재미난 경험이다.
이 책에서 그는 매달 [구입한 책]과 [읽은 책]에 대해 꼬박꼬박 목록을 작성해 놓는데, 그가 매달 어떤 책을 사고, 왜 샀으며, 또 어떻게 읽었는지(혹은 중도에 집어치웠는지), 혼비라는 작가의 머릿속과 일상을 들여다보는 즐거움 또한 누릴 수 있다. 따라서 흔히 보는 독서일기가 아니라, ‘닉 혼비라는 작가가 책과 함께 생각하고 소통하는 삶의 궤적을 연결해주는’, 닉 혼비라는 작가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보너스를 얻는 것과 같다.
매달 구구절절 이달에는 왜 책을 많이 못 읽었는지 변명하고, 축구 시즌이라, 애가 태어나서 도저히 책을 읽을 수 없었다고 항변하는 혼비의 모습은(그런 와중에 갓난쟁이를 안고 보이는 서점마다 들어가 언제 서점을 보겠냐며 책을 바리바리 사온다), 바로 학교나 직장에 다니고, 일상의 대소사에 허덕이면서도 여전히 책을 좋아하고 언젠가 읽기 위해 한켠에 쌓아놓은 책무더기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이다. 또한 누군가가 말한 ‘진정한 교양인이란, 읽지 않은 수천 권의 책을 소유하면서 태연자약하게 더 많은 책을 원할 수 있는 이들이다’란 부분을 인용하면서, “그게 나다! 그리고 아마 여러분도!”라고 폭소하는 혼비의 모습은 참으로 인간적이다.
글쓰기란 애초에 결코 남자답지 못한 일이라는 자조나, 비평가의 찬사에 목매는 작가들에 대한 빈정거림,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감 등에서도 나타나듯, 작가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전할 능력이 없는 여느 보통 사람들이 제각기 지닌, 우스꽝스럽고 제멋대로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구성하고 전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혼비 특유의 뚜렷하고 인간미가 느껴지는 작가관도 엿볼 수 있다.

“내가 픽션에 대해 좋아하는 점은 똑똑하지 못한 사람들, 아니 최소한 자신의 감정 상태를 묘사할 수단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 대신 똑똑하게 말해줄 수 있는 능력이다. 바로 그런 식으로 마크 트웨인이 똑똑했던 것이고, 디킨스도 그랬다. 그리고 로디 도일이 온갖 부류의 사람들, 특히 책을 자주 사지 않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이따금 노발대발 화를 내지만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는 어느 작가의 독서일기
닉 혼비는 3년 동안 구입하고 읽은 책에 대한 에세이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를 통해, 독서의 방식과 시기, 이유와 대상에 대해 탐색해나간다. 자신이 책을 읽게 된 계기(아홉 살 때 성가대 하다가 지루해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한 뒤로 절대 책이나 잡지 없이는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어떤 책을 보고서 작가로서 글쓰기를 시작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전형적인 중년의 위기(‘그렇다, 나는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예전에 읽었어야 한다. 그러므로 벌을 받아도 싸다…’)를 겪기도 하고, 두꺼운 문학 전기(613페이지짜리)와 씨름하고, 새로 발견된 작가들의 아무도 읽지 않는 전집을 찾아다니고, 자신도 작가지만 감탄해 마지않는 작가들의 책을 만났다고 기뻐하고, 여태까지 읽은 책을 다 잊어버리기도 하고(대신 읽은 책도 새 책처럼 신선하게 읽을 수 있다는 위안까지 발견한다), 문학 가계도 뒤에 놓인 이론(위대한 책이 또 위대한 책을 낳는 방식)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한다.
또한 작가로서, 최근의 경향이랄 수 있는 ‘간결하게 쓰기, 다 쳐내기’의 금과옥조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한다. 왜 그 분량에서 멈추나, 차라리 주제와 제목만 쓰고 다 ‘쳐내’버리지 하는 식이다. 그는 찰스 디킨스를 예로 들면서, 픽션의 세계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즐거움을 말하고 있다.(“디킨스가 문예창작 수업을 들었다면,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주변인물 70명 정도가 빠져나갔을 것이다” 등등)
책이 가져다주는 기쁨과 놀라움, 그리고 절망을 기록하고 있는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는 여러 데뷔작, 초대형 베스트셀러, 시와 만화, 자기계발서(‘영원히 금연하는 법’을 책을 보며 배우다니!), 스포츠 전기, 서간집, 고전과 (당혹감에 울며 읽은) SF/판타지를 다루고 있다.
혼비는 다양하고 풍요로운 책들을 소개하며, 독자에게 멋진 대화와 유쾌한 농담을 건네면서 목록과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고백도 하고 개인사를 털어놓는 가이드 역할에 적격이다. 그는 ‘문화 매체가 벌이는 권투 경기’라는 재미난 개념을 소개한다. 그리고 책의 부록으로 체호프, 찰스 디킨스, 패트릭 해밀턴, 조슈아 페리스 등의 책에서 발췌한 글 수십 편 같이 끼워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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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08

2003년 9월 19
헤이온와이에서 책을 잔뜩 사왔음. 어느 작가의 전집을 일주일 만에 읽어치움. 매제의 신간 스릴러 읽음.

2003년 10월 29
축구 언어의 부적절한 사용. 홀든 콜필드와 존 매캔로의 관계. 문학 전기의 적절한 길이에 대해서 디킨스의 기준을 사용할 것을 제안함.

2003년 11월 39
축구 시즌 덕에 책 읽는 속도가 떨어짐. 래리 데이비드와 리처드 예이츠의 관계. 플롯을 다 알려주는 홍보 문구라니. 문학 사기 사건에 관한 책을 자꾸 사들이는 취미.

2003년 12월~2004년 1월 49
오보와 환불. 로스앤젤레스에서 빅토리아시대 소설 읽기는 불가능함. 균형 잡힌 소설 섭취.

샬롯 무어, 『조지와 샘』에서 59
샬롯 무어는 자폐아들을 키우는 일에 대해 솔직한 글을 쓰면서도 그해 가장 우스운 책을 써낸다.

2004년 2월 63
먹을 수 있는 시. 표준 대 일상. 복도에서 유모차를 치우는 일의 무의미함.

2004년 3월 73
새로운 과제로 연휴와 화해함. 독서권을 만들어야 함. 문화 매체들 간의 권투 경기.

2004년 4월 83
자신의 요리(와 글)에 대한 혐오. 아마존 리뷰. 논픽션 속의 암흑가가 현실의 암흑가보다 재미는 없지만 여흥거리는 많다는 점.

2004년 5월 93
디킨스를 읽고 소개하기로 한 약속 지키기. 간결함에 대한 통렬한 반박.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고전. 소설 속의 나약한 젊은 여자들.

찰스 디킨스, 『데이비드 코퍼필드』에서 103
‘디킨스의 햄릿’인 이 책에서 뽑은 해당 부분은 ‘고루!’라는 소리를 자주 외치는 노인이 들려주는, 전체 플롯의 전개와는 무관한 우스운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2004년 6월 107
고통당하는 삶을 들여다보는 일의 장점. 나쁜 문학 패거리 대 요란한 갱스터 패거리. 피임.

토니 호글랜드, 「이루어질 수 없는 꿈」 117
여기 소개하는 토니 호글랜드의 시는 독자에게 욕설을 내뱉게 하지 않는 현대시다.

2004년 7월 121
기묘하고 비과학적인 방식으로 독서가 독서를 낳음. 만화가 고전과 충돌함. 야한 이메일.

2004년 8월 131
괜찮은 팝 소설. 추상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들. 천박한 이야기를 하는 경향.

2004년 9월 141
제목을 밝힐 수 없는 문예 소설.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전기. 블록버스터. (같은 책에 등장하는!) 합장과 상어.

2004년 10월 151
사촌 간의 섹스. 인스턴트 클래식. 다 읽기는 불가능함.

패트릭 해밀턴, 『하늘 아래 2만 개의 거리』에서 160
딱 하룻밤 만에 디킨스에서 마틴 에이미스로 날아가고 싶은가? 그렇다면 패트릭 해밀턴이 해답.

2004년 11월 165
평균적인 비평가의 미친 듯한 변덕. 꽉 찬 책장이 드디어 제몫을 해냄. 혁신이 실수처럼 보이지 않는 때.

안톤 체호프, 『서신 속의 삶』에서 175
안톤 체호프가 전하는 유용한 조언과 터프한 사랑.

2005년 2월 181
밥 딜런의 비법(과 묵시록적 상상력). 필립 로스 이해하기.

2005년 3월 191
가로등에 부딪치지는 않지만 그래도 스릴러를 즐겁게 읽는 일에 대하여. 친구의 책에 조연으로 등장함. 아주 늙은 사람 그리고 아주 젊은 사람과 어울리기.

사라 보웰, 『암살 휴가』에서 200
작가가 그라머시 파크에서 사라 보웰로부터 역사수업을 받는다.

2005년 4월 205
문예 소설은 이제 그만. 소설에서 예전에 살던 곳을 만나는 즐거움. 해외 판권은 없지만 존 해리스에게 박수갈채를.

2005년 5월 215
새에 관한 책을 보는 국가 간의 취향 차이. 진정한 범죄소설의 과거(카포티)와 현재(가우어비치). 진정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책 두 권.

2005년 6월~7월 225
나의 한계와 타협하기. SF 이해불가. 에이드리언 몰의 발견. 음악 고문. 이달의 ‘친구가 쓴 책’.

2005년 8월 235
마틴 에이미스와 메릴린 로빈슨이 현대 클래식인가? 내 여동생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을 쓰다. 월터 모슬리가 시리즈와 단행본에 대한 나의 이론을 무효화하다.

2005년 9월 245
책에 대한 흥미를 잃음. 세계 최고의 서점들. 인생에 미치는 문학의 심오한 영향.

제스 월터, 『시티즌 빈스』에서 254
제스 월터 소설의 멋진 첫 장면에서, 빈스는 콜걸을 도와주고 그녀의 고객과 오럴 섹스에 대한 흥미로운 철학적 토론을 벌인다.

2005년 10월 259
『캉디드』는 별 볼일 없음. 미국인의 삶에 대해 읽음.

2005년 11월 267
앤서니 버지스가 마이클 프레인에 대해서 한 말은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하다. 영화 원작에 놀라다. 어느 친구의 엉터리 추천작.

2006년 2월 277
욕 잘하는 필립 라킨. 로버트 펜 워렌이 오딧세이보다 나을까? 나의 새로운 성서.

2006년 3월 287
이제부터는 동물에 대한 책만 읽을지도. 타인을 위한 글쓰기 책. 윌리엄 쿠퍼 읽기.

제니 어댈, 『유령작가』에서 296
제니 어댈은 주인공의 사랑이 반드시 이루어지면서 동시에 너무나 섹시한 연애소설을 대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2006년 4월 301
사악하고, 학대적이며, 여성혐오적인 행동에 대한 결정판. 존 베츠먼의 훌륭한 추천 세 가지. 신작 소설에서 시트콤 <디 오피스>가 카프카를 만나다.

조슈아 페리스, 『호모 오피스쿠스의 최후』에서 310
조슈아 페리스는 직장 생활의 미스터리에 세속성을 담아낸다. 게다가 재미있게 그려낸다.

2006년 5월 317
위치를 순환시키는 책들에 관한 가설. 달 위를 걷기와 지구를 엉망으로 만들기. 그래픽 노블의 장점들. 성서를 잘못 인용하는 책에 가치가 있을 수 있나?

2006년 6월 327
투어중에 책 바꾸기. 끔찍한 사건에서 서사의 일관성 만들어내기. 『괴짜경제학』을 읽으면서 똑똑하다고 느끼는 것. 하지만 대체 무슨 이야기인거야?

옮긴이의 글 336
닉 혼비가 읽은 책 찾아보기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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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red7370 | 2009년 0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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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 달에 구입하는 책을 꼭 그 달에 읽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사실 책을 구입하는 속도보다 읽는 속도가 현저히 느린 나는 매년, 매달 그런 경험을 하다보니, 혹 나만 그...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 달에 구입하는 책을 꼭 그 달에 읽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사실 책을 구입하는 속도보다 읽는 속도가 현저히 느린 나는 매년, 매달 그런 경험을 하다보니, 혹 나만 그런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살짝 들어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 다 나와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작가인 닉 혼비도 그러하다니, 어찌나 반갑던지 웃음이 나오면서 좋아했다. 그리고 나도 따라해 보리라 했었던 부분은 구입한 책 목록과 읽은 책 목록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해보려고 한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잡지 '빌리버'에 실린 독서에세이를 모아 엮은 책인 '닉 혼비 런던 스타일 책 읽기'는 작가 입장에서 독자입장에서 독서에세이에 대한 생각과 유쾌한 일상을 보여준다. 매달 읽고 기고해야 하는 잡지 '빌리버'에 대해 투정도 부려보고 축구시즌에는 책읽기보다 축구가 훨씬 좋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어 우리 일반 독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그래서 동질감을 느껴가며 유쾌하게 닉 혼비의 독서 에세이를 따라 가며 읽을 수 있다.  


    우리가 매번 좋은 책만 읽게 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이들은 너무 좋다고 하는 책도 나하고는 맞지 않으면 결코 좋은 책이 될 수 없듯이 작가 닉 혼비에게도 별반 다르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그래서 읽다가 중도에 그만두기도 하고 차마 그 책을 읽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나를 포함한 소수 사람들만 읽은 책들도 생기게 된다. 어떻게 매번 고급 문학만을 읽을 수 있겠는가. 한 번은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진중한 책을 읽었다면 다음번에는 아주 가벼운 책을 찾아 읽고 싶다. 그래서 읽고도 제목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로맨스 소설도 읽고 만화책도 잘 읽는 편이다. 아님 그 진중한 책을 읽은 여운이 너무 길어 다른 무거운 주제를 가진 책을 읽기가 겁이 난다. 아마도 내 용량이 거기까지여서 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어려운 주제를 지닌 책이든, 가볍고 유쾌한 책이든 읽으면서 공감하고 즐길 수 있다면 그 책은 읽는 이에게 좋은 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읽으면서 즐기지도 못하고 어렵기만 한 책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읽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저 나만의 독서 스타일대로, 닉 혼비 런던스타일처럼 각자 자신에게 맞는 깊이의 독서를 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몇 년 전 겉멋에 휩싸여 구입한 두꺼운 인문 책들을 한 번 손으로 쓰윽 훑으면서 혼잣말을 한다. '내 곧 즐기면서 널 읽어 줄 테니 기다려라.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한다. 


    최근 독서 에세이를 두 세권 정도 연달아 읽었는데,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는 유쾌하고 솔직하고 재미있다. 책을 읽게 된 배경, 작가 개인사에 얽힌 이야기, 축구 이야기 등을 곁들이며 책과 항상 함께 하는 그의 일상을 엿보는 것 같아 즐거웠고 괜히 같은 책을 읽었거나 갖고 있는 책이 겹치는 것을 볼 때면 혼자 흐뭇해하며 좋아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독서 에세이였다.

  • 유쾌한 런던 작가의 매력적인 독서 일기에 폭! 빠져들다 문학,독서,소설,칼럼
    롤러코스터 | 2009년 0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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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닉 혼비의 책을 한번 읽어보겠다고 무수히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읽지 못하고 있던 바, 이 책을 만났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남이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책에 공감을 하며, 어떤 책을 읽다가 집어던지...

    그동안 닉 혼비의 책을 한번 읽어보겠다고 무수히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읽지 못하고 있던 바, 이 책을 만났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남이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책에 공감을 하며, 어떤 책을 읽다가 집어던지는지 무척이나 궁금해하고 있기에 당연히 관심이 갔는데, 더구나 그는 소설가이며, 소설가치고 위트와 재미있는 문체를 추구하는 작가로 소문이 났는데다, 그가 소개하는 책들은 내 관심 분야인 소설이라 망설이지 않고 읽게 되었다.(헉헉!)  


    이 책은 <빌리버>라는 미국의 문화서평지에 2003년 9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연재한 칼럼을 엮은 책이다. 서평집이라고는 하나 읽은 책들을 통해 자신의 견해와 관점, 단상을 밝히는 에세이 형식으로 되어 있어 기존의 서평집들에 비해 그 재미를 훨씬 많이 느낄 수 있다는 사실! 


    닉 혼비는 책머리에서부터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었는데 지루한 책은 제발! 읽지 말라거나, 분명히 두껍고 지루한 책 읽으면서 잘난 척하려고 눈물나도록 들고 있는 바보짓은 하지마라고 하고, 남이 읽고 좋았다는 책을 본인이 재미없었다고 잘난 척하며 '그깟 책이 무슨, 수준이 낮구만' 따위의 말은 절대로 하지 마라고 충고 한다. 독자는 그 나름대로 공감하는 책이 따로 있다는 거다. 그 책이 자기계발서니 칙릿이니 추리소설이니 고전이니 간에.  


    사실 그의 충고는 책을 읽으면서 늘 생각했던 바였으나 실천에 옮기지 못한 일이었다. 누군가 읽고 추천하면 무조건 읽어봐야 했다. 읽으면서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쉽게 던지지 못했으니 말이다. 또 장식을 위해 사둔 책은 또 얼마나 많은가! 이런 점은 작가나 독자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특히 그가 매달 주문하고 읽지 못하는 책들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일일테니 말이다.(장담하건대, 그 습관을(마음에 드는 책은 일단 사고 보는) 고치면 출판사는 망해버릴 것이다!) 


    책은 닉 혼비가 매달 구입하는 책과 읽은 책으로 나누어 서평이라기보다는 책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읽은 책에 관한 본인의 단상이나 이 책을 읽으니 다른 어떤 책이 생각난다며 그 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어느 작가, 책에 대해선 무한한 애정을 보이기도 한다. 또 매달 구입한 책을 읽지 못하게 된 이유나 혹평을 한 책(읽다가 집어 던진)에 대해 글을 썼다가  <빌리버>편집위원들에게 소환(!) 당한 일을 쓰기도 한다. 웃기는 것은 그가 <빌리버>와 비슷한 책에 대한 언급을 하자 <빌리버> 편집자들이 편집자주로 올린 글이었다. 우리는 닉 혼비에게 매달 칼럼을 쓰도록 원고료를 지불하고 있긴 하지만,<맥스위니>13호를 언급하라고 돈을 지불하는 것은 아님을 밝혀두는 바다. 닉 혼비로선 책이 나온 후에야 편집자들의 글을 읽었을 테니 그 상황만 생각해도 재밌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닉 혼비가 『폼페이』를 쓴 로버트 해리스와 가족이며(매제란다) 그의 아들이 자폐증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디킨슨을 좋아하고, 전기 소설에 관심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이언 뱅크스의 책을 읽고 울고 싶어하는 심정이나(그는 책 뒷표지의 책소개에서부터 두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한다. 그 심정 나도 알겠다.ㅋ) 가끔은 읽지 않겠다고 멀리 꽂아둔 책장에서 우연히 떨어진(아들이 빼내어 놀다가 나둔) 책을 보며 이런 책을! 하며 새롭게 그 책을 발견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이것 역시 우리도 가끔 하는 행동!^^) 또 그는 희한하게도 거의 아시아의 번역서를 읽지 않는다는 거다. 물론 영문으로 펴내는 책들이 얼마나 많겠냐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샀음에도 읽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아시아의 독자로서!) 


    그가 소개하는 모든 책들이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읽은 책이나 눈독 들인 책들이 소개되면 은근 반가워진다. 또 그가 강추하는 책들은 얼른 읽어보고 싶어지고 그동안 망설이던 책들은 구입을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독특한 형식으로 써내려간 그의 칼럼을 보니 나도 어느 달에 한번 닉 혼비처럼 구입한 책과 읽은 책들을 정리하고 그의 형식대로 글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나를 유쾌하게 해주었다.^^  곁에 두고 있다가 그가 추천한 책이 번역되어 나오는 상황을 기다려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만다 에어 워드의 『실종』기대함!^^


     


     주의:문학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분들은(작가나 소설을 잘 모르거나) 썩 재미를 보지는 못할 것 같다는.

  •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닉 혼비, 독서일기, 책읽기, 에세이
    NO-buta | 2009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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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 혼비도 솔직담백하게 자신의 독서일기를 공개했으니, 나도 좀 솔직해져봐야겠다. 닉 혼비라는 이름은 너무 친숙하게 들었었고 심지어 나는 그의 책을 읽으려고 (무려 1년전에!) 책을 구입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닉 혼비도 솔직담백하게 자신의 독서일기를 공개했으니, 나도 좀 솔직해져봐야겠다. 닉 혼비라는 이름은 너무 친숙하게 들었었고 심지어 나는 그의 책을 읽으려고 (무려 1년전에!) 책을 구입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책은 다른 책들에 밀려 조금씩 책탑의 밑으로 내려가더니 어느새 그 존재를 까먹기 시작해버렸다.
    그러니까 결론은 닉 혼비라는 작가의 작품은 읽을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뭐, 그의 독서일기를 먼저 보게 된 것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겠지.

    사실 '런던 스타일' 책읽기라는 제목은 좀 낚시성이 있기도 한 느낌이지만 그닥 나쁘다 라고까지는 할 것 없다. 닉 혼비라는 작가가 어떤 작가인지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 책의 첫장을 넘기면 괜히 키득거리게 되는 글을 쓰는 작가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책머리에 나온 글이 그저 단순히 책의 '차례'목록인 줄 알고 대충 훑어보고 지나가려 했는데, 자세히 보면 그건 차례처럼 일목요연하게 적어놓은 닉 혼비의 3년간의 독서일기를 요약 정리한 글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서, 축구 시즌이 되어서, 크리스마스 연휴가 되어서 책읽기와 다른 일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다른 더 재미있는 일들이 있다고 해도 책읽기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 천백퍼센트 공감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래전에 읽은 책, 최근에 읽은 책, 소문으로 떠도는 이야기로만 접해보고 읽지는 못한 책, 읽으려고 쌓아둔 책,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다 들어있다. 아니, 닉 혼비가 서술한 독서 일기의 책들은 솔직히 대부분 읽지 못했을뿐더러 어떤 책을 일컫는것인지조차 모를때가 많았다. 그런데도 이 책이 재미있냐고? 물론이다. 닉 혼비의 독서일기는 단지 책 리뷰를 적은 것이 아니라 그가 평소 어떤 책을 읽는지, 때로는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와 변명거리를 늘어놓기도 한 책읽기이다.
    어떤 면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에서의 책읽기에 대한 이야기겠지만, 꽤 공감이 되고 생각보다 더 재미있고 그의 글을 읽다가 갑자기 내가 읽고 싶어지는 책도 늘어난 것을 보면 이건 개인의 주관적인 독서일기라고 치부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처음 펴들면서부터 심하게 공감이 되어버려서 - 다 읽지도 않을 거면서 책을 사는데 너무 많은 돈을 쓴다는 독자투고를 사양한다고 말하면서, 사들이는 책은 모두 읽으려는 의도를 분명히 갖고 있을뿐이며 책을 사는 의도는 선량하며 무엇보다도 돈을 어떻게 쓰는지는 전적으로 자기맘이라 말하며 이 책을 읽는 우리 역시 그 비슷한 처지에 있음을 장담하고 있는다거나(20) 자신이 즐겨읽지 않는 SF분야나 판타지를 읽는 것을 괴로워하고, 왠만한 문학가라면 다 읽었음직한 고전문학작품을 읽지 않았다거나 하는 이야기까지 꼭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같아 마구 동화되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사실 이 책은 그렇게 단숨에 읽어버릴 책이 아니지만 말이다.

    대중적으로 친근한 문학작품을 쓴다고 일컬어지는 닉 혼비이기에 그의 독서일기 역시 잘난척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그 자신은 간혹 잘난척하고 있다고 말하긴 하지만) 그 특유의 유머를 담아 그저 책읽기의 즐거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그는 책 첫머리에 부디 제발 지루한 책은 내려놓고 새로운 책을 시작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다빈치코드류의 책을 읽는 사람을 무시해서도 안되고, 미스틱 리버같은 책을 권해주는 친구를 사귀라는 말도 얼핏하고 있다.(물론 책에서 그 자신은 이런 책을 권해주는 친구를 사귀지 못한 자신을 탓하고 있으며) 이건 모두 지극히 그의 개인적인 취향과 주관적인 느낌일뿐인것 같지만, 우리가 책을 읽는것은 책읽기의 즐거움에 있는 것이지 보여주기 위한 책읽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지루한 책을 무조건 다 놓아버리면 안될 것이다. 우리는 잘못 쓴 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반면, 잘못 읽는 책도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69)

    이제 닉 혼비의 런던스타일 책읽기를 다 끝냈으니, 바야흐로 나 자신의 내멋대로 스타일로 책읽기를 다시 시작해야 할 때이다. 그의 말대로 수없이 사들인 책들 가운데 무엇을 끄집어낼까, 고민이다.
    나는 야구경기를 보러 가야하는 것도 아니고, 돌봐야 할 아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보면서 즐겨야 할 영화가 쌓여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그저 책을 읽을 수밖에.
    물론 가끔은 - 책이 다른 어떤 것보다 훌륭하며, 문화 매체들 간의 권투 경기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 책이 이길 것이라고 하지만 이따금 예외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나 역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드라마에 빠져드는 시기에는 잠시 책을 멀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책읽기의 즐거움에 푹 빠져있으니 그냥 그걸 즐기는 것이 마땅하겠지.

  • 작가는 혹은 작가도, 이렇게 책을 고르고 읽는구나 닉 혼비, 독서일기, 책읽기
    파란흙 | 2009년 06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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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 혼비라는 이름은 몇몇 책(또는 영화화된 책)의 작가로만 알고 있었고 실제로 그의 책을 읽지는 않았다. 그러나 작가 식의 책읽기란 어떤 것인가가 평소 궁금하던 독자는, 게다가 런던 스타일이라는 말까지 덧붙...

    닉 혼비라는 이름은 몇몇 책(또는 영화화된 책)의 작가로만 알고 있었고 실제로 그의 책을 읽지는 않았다. 그러나 작가 식의 책읽기란 어떤 것인가가 평소 궁금하던 독자는, 게다가 런던 스타일이라는 말까지 덧붙여진 이 책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라는 책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읽은 후 솔직한 감상은 인터넷 서점의 블로거들 중 자신이 읽은 책과 입수한 책을 다달이 정리하는 형태로 포스팅을 하는 사람들의 그것과 '생각보다'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은 읽기가 힘들었고, 무엇은 매우 잘 읽혔으며, 무엇은 독서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뒤따랐다는 글들이었다. 개중에는 자신의 개인사와 관련된 이야기도 섞였고, 작가로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경험들도 섞여 내용은 꽤 다채로웠다. 무엇보다 '아하, 작가는(작가 중의 한 명은) 혹은 작가도 이렇게 책을 고르고 읽는구나.'라는 반가운 느낌이 있었다.


    닉 혼비의 책 선택하는 방식과 읽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자신과 맞지 않는 책을 헐뜯지 않고(교묘히 비꼬기는 했다.), 즐겁기 위해, 자신과 코드 맞는 사람들이 모두 책을 좋아하니 그들과 만나는 기쁨을 배가하기 위해, 외로움을 달래는 조금 고상한 선택으로 그도 책을 읽는 듯했다. 어찌나 나와 같은지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어떤 책이라도 내가 즐거우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참 좋았다. 사회과학 서적들은 들기만 하면 잠을 부르는 것이라 여기는 내 독서편식을 위로받는 느낌. 


    한 번에 다 읽기보다는 조금씩 뜯어먹듯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책에 관심 있는 이들 모두에게 밉상은 아닐 책이다 싶다. 다만 상당히 유머러스함이 분명한 그의 문체나 상당히 읽을 만한 책일 것이 분명한 그가 읽고 소개하는 책들이 쏙쏙 스며드는 느낌은 아니었다. 이 책, 독서일기 형태의 에세이집이랄 수 있는데, 아마 문학만 좋아라 하는 내 성향 탓이겠거니 생각해 본다.

  • 새로운 독서에세이의 등장!
    정군 | 2009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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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소설가 닉 혼비가 2003년 9월부터 2006년 6월까지 미국의 문화서평지 '빌리버'에 연재한 글을 모은 <닉 혼지 런던스타일 책 읽기>는 근래에 보기 드문 독서에세이이다. 이런  류의 책은 자신이 어떤...

    영국 소설가 닉 혼비가 2003년 9월부터 2006년 6월까지 미국의 문화서평지 '빌리버'에 연재한 글을 모은 <닉 혼지 런던스타일 책 읽기>는 근래에 보기 드문 독서에세이이다. 이런  류의 책은 자신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을 받았다, 는 내용으로 구성된 것이 많다. 그런데 닉 혼비의 책은 다르다. 그것은 책을 펼치자마자 알 수 있다. 에세이의 서두에 이달에 '구입한 책'과 '읽은 책'부터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닉 혼비가 그것을 밝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책에 대해 말하기 전에, 그 책을 어떻게 구입하게 됐고 구입했음에도 그 달에 읽지 않은 이유도 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산 책은 읽지 않고 이전에 구입한 책을 이달에 읽은 이유가 무엇인지도 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은 불필요한 것 같지만, 의외로 글을 특색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충동적으로 구매했다가 기대했던 것과 내용이 달라 애를 먹은 사연이나 읽지도 않고 구매한 것에 대한 변명, 읽다가 재미없어서 책을 치워버린 사연 등이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용은 어떨까? 이제 좀 진지해질 법도 하지만, 닉 혼비는 그런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에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책을 적게 읽은 달에는 왜 그랬는지를 변명하기도 하고 책을 많이 읽은 달에는 그것을 자랑하기도 하는데 놀라울 정도로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사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프리미어리그가 절정에 달하는 와중에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면, 그건 이상한 일일 테니까.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랑하는 그 모습은 이상하게 웃음을 자아낸다. 남에게 좀 보이기 위해서 얇은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 것이라고 고백하고 있기에 그런 것일까? 또한 어려운 책을 만나지 않아서 그렇다며 그것을 신나는 듯이 말하기도 한다. 이때도 살포시 웃음이 난다. 재밌는 책에 열광하는 그 모습이 아이처럼 보이기 때문일까? 이쯤 되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닉 혼비의 책은, 여느 독서에세이과 다르다는 것을.


    물론 닉 혼비는 책에 대해 말을 하기는 한다. 자신의 친척이 지은 책에 대해서 농담 섞인 말을 하기도 하고, 편애하는 작가에 대해서 놀라울 정도로 찬사를 보내기도 하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작가에 대해서 불평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마음대로'다. 누구나 마음대로 글을 쓴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세상을 향한 '검열'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닉 혼비는 그런 것이 없는지, 마음대로 쓰고 있다. 솔직한 것이다.


    이상한 것은 그 솔직함이 오히려 언급되는 책들에 대한 매력을 발산시켜준다는 점이다. 솔직하게 추천하기에 그런 것일까? 글의 분위기상 닉 혼비가 일부러 그렇게 한 것 같지 않지만,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는 일종의 독서안내도 같은 효과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책이 책을 부르는 셈이다. 대부분의 독서에세이들이 '만남'을 자랑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반해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는 좀 더 효율적인 것까지 만들어주고 있다.


    이상한 것은 또 있다.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에서 언급된 책들이 국내에도 많이 소개됐다는 점이다. 해외작가가 쓴 이런 류의 책은 안타깝게도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책들에 대해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닉 혼비의 것은 다르다. 물론 이것도 닉 혼비가 일부러 그런 책들을 고른 건 아니겠지만, 어쨌거나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를 특색 있게, 그리고 더 재밌게 읽게 만들어주는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 유쾌한 책읽기
    poison | 2009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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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늘,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궁금해한다. 못말리는 지식욕이 발동하기도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려는(?) 이상한 의도도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읽는 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놓치고 있는...

    나는 늘,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궁금해한다. 못말리는 지식욕이 발동하기도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려는(?) 이상한 의도도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읽는 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놓치고 있는것은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수많은 친구들의 블로그에 기웃거린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을 빠짐없이 읽는 것은 아니다. 그저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나오는 현재에, 좋은 책은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나의 책사랑은 엉뚱한 곳에서 빛을 발한다.


    그러다보니, 작가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매우 궁금해졌다. 그래서 몇 안되는 기회지만, 작가들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꼭 질문한다.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이런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려는듯 닉 혼비가 유쾌한 서평집을 냈다. 잡지 '빌리버'에 연재한 칼럼을 모은 이 책은 닉 혼비의 서재를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을 준다.


    그저 딱딱하고 판에 박힌 리뷰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닉 혼비는 그런 시시하고 후진 작가가 아니다. 싫은 책은 싫다고 말하고, 읽다가 집어던진 책이 있다면 그렇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태도는 잡지 연재 중단이라는 중징계(?)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읽는 독자로 하여금 아, 시원하다~~라고 느끼게 한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책들과 만난다. 친한 친구가 책을 선물해주기도 하고, 또는 신문에 실린 책광고를 보기도 하며,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받기도 한다. 내가 산 책 이외에는, 내가 접하는 모든 책에 다른이의 입김이 서려있는걸 알게된다. 그리고 그런 다른이의 입김에 압박을 받기도 한다. 정말 후진 책임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선물해줘서 혹은 서평단에 뽑혀서 받은 책이라서 서평을 후하게 줘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 대해 닉 혼비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다만 책장을 넘기는 일이 진창을 걷는 일과 같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책의 존재 목적은 오로지 우리가 읽는 것에 있고, 읽을 수 없는 책이 있다면 여러분의 능력을 탓할 일이 아닐수도 있다.......부디, 제발 부탁이니 지루한 책은 내려놓도록. 결코 다 읽지 못할 테니까. 뭔가 새로운 다른 책을 시작하시라.'


    그는 그의 이런 원칙을 잘 지킨다. 칭찬 일색인 서평이여도 읽기에 불편함이 있으면 가차없이 지적한다. 반면에, 아름답고 멋진 책은 열심히 칭찬한다. 그 책이 읽고 싶어지도록.


    크리스마스 시즌이여서, 좋아하는 축구팀(아스날)의 경기가 있어서, 혹은 아이가 태어나서 등등의 이유로 책을 못읽은 달은 그렇다고 변명한다. 꼭 내가 친구에게 하는 푸념을 듣는듯 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나도 닉 혼비처럼 독서노트를 작성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입한 책과 읽은 책을 쓰는것부터 시작하면, 그 달의 독서성과가 나오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닉 혼비처럼 침대 옆 책장이 포화상태가 되서 저번달에 산 책이, 이번달에 산 책 아래로 묻혀갈지라도 말이다. 닉 혼비에 빠진 나는, 일단 그의 책을 모두 읽어볼 작정이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적어두었던 수십권의 책도 덤으로.


    수십권을 책을 사는만큼 읽지 못했다고 좌절할 건 없다. 책은, 언젠가는 나에게 기쁨으로 다가올테니 말이다. 닉 혼비의 말처럼, 책은 다른 어떤 것보다 훌륭하다!

  • 긴 시간을 들여서 조금씩 천천히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행인 | 2009년 0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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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 혼비란 이름을 여기저기서 만났지만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다. 읽지 않고 쌓아둔 책들 속에 한두 권은 분명 있을 텐데 왠지 손이 가질 않는다. 인터넷을 할 때면 늘 서점을 찾고, 사고 싶은 책을 찜해 놓...
     

    닉 혼비란 이름을 여기저기서 만났지만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다. 읽지 않고 쌓아둔 책들 속에 한두 권은 분명 있을 텐데 왠지 손이 가질 않는다. 인터넷을 할 때면 늘 서점을 찾고, 사고 싶은 책을 찜해 놓고, 고민을 하다 결국 구입한다. 이렇게 쌓이는 책은 사실 적지 않게 읽고 있는 책들보다 많다. 최근에 책 사는 것을 약한 뜸하게 했는데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집은 좁아지고, 욕심은 자꾸 커지고 있다. 이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다시 물 건너 있는 작가에게서 확인하니 기분은 좋다.




    런던스타일 책읽기란 제목을 붙였지만 런던스타일과는 전혀 상관없다. 미국의 <빌리버>란 잡지에 2003년 9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연재한 글을 모은 책이다. 원제도 다르다. 하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구성과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매달 산 책과 읽은 책을 글 앞에 늘어놓고, 자신이 그달에 읽은 책에 대해 평을 한다. 그런데 이 평이 신랄하지 않다. <빌리버>란 잡지의 편집 방향이 비판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뭐 덕분에 작가는 에둘러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살짝 반항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당연히 연재 중지란 벌칙이 내려진다.




    사실 책 앞부분을 읽을 때는 즐겁고 웃음도 많이 나왔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이 많았다는 의미다. 익숙한 작가들도 많이 나오고, 색다른 구성이 주는 즐거움도 컸다. 하지만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왠지 모르게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에겐 익숙하고 대단한 작가일지 모르지만 나에겐 낯설기만 한 작가들이 등장하고, 수많은 작가와 책들 정보가 머릿속으로 들어오면서 혼란스러워진 것이다. 또 목록을 보면서 그의 취향과 맞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뒤로 가면서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sf에 대한 그의 평은 고등학교 국어선생 하는 친구를 잠시 생각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그에게도 좋은 평가와 사랑을 받는 것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다. 아! 이 무슨 감정의 혼합인가!




    책을 다 읽고 지금 글을 쓰면서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나의 방식이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닌가 의문스럽다. 그가 몇 년에 걸쳐 기록하였고, 공을 들여 읽은 책들을 너무 급하고 빠르게 읽으면서 진정한 교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경우가 최근에 자주 있는데 닉 혼비가 다른 작가의 소설에 많은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읽은 사례를 보면서 더욱 그런 느낌이 강해졌다. 그리고 괜찮은 책인데 왠지 모르게 가슴으로 머릿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지 못한 책들이 연상되었다. 다시 차분하게 시간을 들여 읽는다면 그 아쉬움을 날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끔 미련한 짓을 한다. 지루하여 죽을 정도인데도 그 화려한 명성에 짓눌려 끝까지 힘겹게 읽는다. 책 내용이나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전혀 이해하지도 느끼지도 못하면서 활자만 따라간다. 이런 반복이 가끔 생기는데 업무나 다른 목적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얼른 덮고 다른 재미난 책으로 달려가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잘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가 중간에 읽기를 포기한 책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그의 독서량이 많지도 않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의 글을 보면 재미있고 유쾌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의 편집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꼽으라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작가가 말한 책들의 한국 출판 본에 대한 표기고, 다른 하나는 작가별로 정리한 책 찾아보기다. 출간된 책을 보면서 읽은 책도 상당히 있고, 가지고 있지만 아직 읽지 않는 책도 곳곳에 눈에 띈다. 전형적인 서평 방식이 아닌 형식으로 글을 이끌어 나가고, 낯선 작가들과 작품도 수없이 나오다 보니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몰입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빈번했다. 하지만 읽은 책에 대한 평을 보면서 기억을 더듬어 비교해 보는 재미는 솔솔하다. 그리고 아직 읽지 않는 책을 읽고 난 후 비교한다면 어떤 재미가 있을지도 기대된다. 물론 내가 과연 이런 부지런한 행동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만약 이 책을 선택하고 이제 읽을 준비를 하고 있다면 긴 시간을 들여서 조금씩 천천히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뭐 순간 몰입하여 단숨에 읽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

  • 재미있는 입담으로 즐겁게 해주는 닉 혼비의 독서에세이
    agnes | 2009년 0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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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예전보다 책을 많이 읽게되면서 한가지 궁금해졌던 점은 남들은 어떤 책을 읽고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쓴 서평도 많이 읽어보고 이 달에는 어떤 책들을 ...

      제가 예전보다 책을 많이 읽게되면서 한가지 궁금해졌던 점은 남들은 어떤 책을 읽고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쓴 서평도 많이 읽어보고 이 달에는 어떤 책들을 읽었는지 저만의 책읽기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책읽기에도 자연히 관심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예전같으면 잘 들춰보지 않을 책에 대한 에세이가 꽂혀있는 도서관 서가를 얼쩡거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도서관 봉사활동을 하면서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있을 때 읽을 만한 책이 있나 하고 둘러보다가 발견해서 읽게 되었는데 다음날 봉사활동 하러 갔더니 누가 빌려갔는지 그 자리가 비어있었어요. 마음이 허전하고 허탈했지만 저는 일개 봉사자였으니까! 어디 불평도 못하고 그냥 묵묵히 일을 했죠. 그리고 집 가까이 도서관에서 결국 이 책을 대출해와서 마저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면 아쉬움이 많이 남았을거에요. 책이 참 마음에 들었거든요.

     

      이 책은 작가가 빌리버라는 잡지에 기고한 칼럼 몇년치를 모아놓은것인데, 매 칼럼 앞부분에는 그 달에 산 책의 목록과 그 달에 읽은 책의 목록이 있습니다. 전 이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작가가 읽은 책 뿐 아니라 흥미로워보여서 산 책들의 목록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어 보이지 않으세요? 보통 북리뷰 칼럼이라고 생각하면 딱딱하거나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는 편이 많은거 같은데, 그런 칼럼들에서 솔직하게 자신이 사놓고 못읽은 책이 있음을 알리고 싶어 하지는 않잖아요. 글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워낙 작가가 그런 격식 차리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솔직하게, 대담하게,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는거 같아요.

     

      물론 본업이 작가다 보니 그의 고전 (특히 디킨스) 에 대한 애정은 그래도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답니다. 책을 평하는 문장들도 읽어보면 신선한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교양있는 사람들은 읽을 것으로 생각되는 문예소설도 읽었을때 자신의 취향이 아니다 싶은 것은 혹평을 하기도 하고 문학 중에서 '교양있는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장르소설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읽었다면 충분히 좋은 평을 해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글쟁이라고 해서 꼭 문예소설만 읽어야 된다는 법은 없지 않냐면서 자신에게 맞는 취향의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함을 느꼈다고 말하는 부분을 읽으면 공감을 할수밖에 없습니다. 이해하기 힘든 책을 읽고 나면 더이상 독서가 즐거움이 아니게 되거든요. 하지만 다른 것도 읽고 빠져서 읽게 되는 책들은 정말 취향에 딱 맞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독서가 레저 활동으로서 살아 남으려면, 독서의 (불분명한) 혜택보다는 즐거움을 장려해야 한다. 어떤 사람에게도 책을 읽지 말라고 설득할 생각은 없다. 다만, 부탁이니 읽고 있는 책이 재미없어 죽을 지경이라면 내려놓고 다른 것을 읽기 바란다. (13p)

     

      그리고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은 닉 혼비 자신이 책에 녹아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칼럼에서 절대 책을 많이 읽는 척 하지 않습니다. (물론 많이 읽은 것 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것 같긴 하지만... ㅎㅎㅎ) 책은 잔뜩 샀지만 거의 못읽은 달은 칼럼에서 그 변명을 열심히 합니다. 혼비씨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팀인 아스날 이야기도 좀 하고, 자신의 바빴던 생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아들에게 같은 책을 20번이나 읽어주느라 책을 못읽었다고 하기도 합니다. 예전에 장영희 선생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읽으면서 일반론에 머무르는 이야기 보다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들어있는 글이 쓰기도 좋고 읽기도 좋다고 하는 문장이 마음에 남아 언제나 제 글에 제 자신의 이야기를 넣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혼비씨도 칼럼에다가 자기 자신의 모습을 쏟아 부어 주시고 있는 것 같아 읽으면서 참 유쾌했습니다. 유머가 너무 사실같아서 가끔 이게 농담이었어? 하는 부분도 있지만 글 전체에 위트가 넘쳐 한 칼럼 읽고 나면 자꾸 다음 칼럼이 읽고싶어지더군요.

     

      제가 책을 더 많이 읽었더라면 닉 혼비씨가 적어놓은 책들에 대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 못해 조금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워낙 입담이 좋아서 안읽어본 책에 대한 저자의 감상을 읽고 있으면 그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저자도 다른 에세이집을 읽으면서 그렇게 생각하더라구요 ㅎㅎ) 무엇보다도 디킨스는 꼭 읽어봐야할거같아요. 물론 자신은 어려운 책은 좋아하지 않으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재미있는 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책에 대한 내공이 높다는 것은 칼럼을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디킨스에 대한 애정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 아닌가 해요. 솔직하고 대담하고 거침없지만 그 중에도 진지함을 보여주는 닉 혼비씨의 모습에 홀딱 반했습니다. 혼비씨! 솔직한건 좋지만 그래도 공들여 쓴 작가를 생각해서 너무 심한 혹평은 참아주세요! ㅋㅋ

     

      책을 많이 읽으신 분들, 책은 즐겁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유쾌한 에세이를 읽어보고 싶다는 분들 모두 이 책을 선택하시면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별 하나 뺀건 제가 읽은 책이 많이 없어서 생소했기 때문이지 저자의 글로만 따진다면 별 6개를 줘도 모자랄거에요! 많은 분들이 닉 혼비라는 소설가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이 사람의 소설을 다음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에세이는 이렇게 쓰는데 소설은 어떻게 쓰는지 너무 궁금해서요. ^^ 아마 이 책을 읽으신 많은 분들이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요.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와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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