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시 지음 | 홍순도 옮김
2008-12-22
12,000원 | 488쪽 | 200*144mm
종합평점 : 3.5 ( 1 명)
제1회 노신문학상 수상작가 둥시의 장편소설. <언어 없는 생활> 이후 국내에 두 번째로 소개되는 작품이다. 설익은 의협심과 순간의 말실수로 끊임없이 사고를 치는 주인공 광셴의 후회스러운 인생을 그리고 있다. 2005년 「신징바오」가 선정한 \'올해의 좋은 책 문학부문\'에 선정되었다.

그 모든 것은 주인공 쩡광셴의 입에서 시작된다.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은 아버지를 사상개조가 필요한 망나니로 치부하며 고발하고 그로 인해 가족은 해체된다. 그가 전달한 잘못된 정보 때문에 친구마저 죽음에 이른다. 또 친구의 사촌누나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힌 결과 강간범이라는 누명과 10년여에 이르는 수형생활을 한다.

출소 후 장나오의 유혹에 빠져 결혼을 하지만 그녀는 부정을 일삼고, 이혼서류에 서명조차 하지 않으려 든다. 그 와중에 옛 연인은 다른 이의 아내가 되어 아이까지 가진다. 문화대혁명 때 빼앗긴 창고를 되찾으며 부자가 되지만 결국 사기를 당한다. 그리고 광센은 쉰에 이르도록 동정을 유지한 채 살게 되는데…

소설의 배경은 주인공이 열다섯 살 소년이던 1960년대 후반부터 쉰을 눈앞에 둔 1990년대 후반까지 30여 년을 아우른다. 중국 근현대사의 대사건인 문화대혁명과 개혁, 개방의 시대를 관통한다. 저자는 문화대혁명 당시의 상황을 주인공의 아버지를 둘러싼 에피소드와 소년이었던 광셴의 눈을 통해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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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입만 열면 사고요, 움직였다 하면 평지풍파
후회밖에 남지 않은 똥덩어리 인생, 문제적 인간 광셴의 파란만장 일대기

- 제1회 노신문학상 수상작가 둥시의 엽기코믹 화제작
- \'신징바오(新京報)\' 주관 ‘올해의 좋은 책’ 선정

작품소개
중국 신생대 작가 그룹의 대표작가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둥시의 장편소설 <미스터 후회남(원제: 후회록)>이 도서출판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출간과 동시에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2005년 <신징바오>가 선정한 ‘올해의 좋은 책 문학부문’에 선정되었다. <신징바오>는 선정의 변으로 이 소설이 “2005년도에 출판된 문학 작품 중에서는 단연 압권인데다 위화(余華)의 <형제(兄弟)>나 자핑아오의 <진강>등 저명한 소설들과 맞설 수 있는 수준의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둥시는 이 소설로 ‘제4회 중국어 미디어 소설가’의 칭호를 획득하기도 했다.

평생 단 한 번도 못 해본 남자, 광셴(廣賢)
근래 중국 소설에서 가장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나다

주인공 쩡광셴의 삶은 후회의 연속이요, 되는 것 없는 서푼짜리 인생이다. 그 모든 것은 바로 그의 ‘입’에서 시작되었다.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은 아버지를 사상개조가 필요한 망나니로 치부하며 고발하고 그로 인해 가족은 해체된다. 또한 그가 전달한 잘못된 정보 때문에 친구마저 죽음에 이른다. 그의 입은 인생의 결정적 순간마다 매번 문제를 일으켜 주변사람은 물론 자신의 삶까지 수렁으로 이끈다.
또 하나 그의 삶을 뒤흔든 것은 바로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 억눌려 있는 성욕이다. 친구의 사촌누나 장나오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힌 결과는 강간범이라는 누명과 10년여에 이르는 수형생활이다. 그 후의 삶도 녹록치 않다. 출소 후 장나오의 유혹에 빠져 결혼을 하지만 그녀는 부정을 일삼고, 이혼서류에 서명조차 하지 않으려 든다. 그 와중에 옛 연인은 다른 이의 아내가 되어 아이까지 가진다. 문화대혁명 때 빼앗긴 창고를 되찾으며 부자가 되지만 결국 사기를 당한다. 다른 여자를 안으려 할 때마다 헤어진 여동생일지도 모른다는 얼토당토않은 두려움에 결국 쉰에 이르도록 동정을 유지한 채 살게 된 것이다.
그 이름부터 사뭇 풍자적인 ‘셰익스피어 안마’에서 시간당 요금을 지불하며 마사지 걸에게 지난 인생사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이없고 한심스러운 감정을 넘어 안타까움과 연민까지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나아가 주인공의 삶은 묘한 동질감마저 자아낸다. 사실 후회 없는 삶이 어디 있으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책하고 아쉬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인생에서 후회를 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주인공의 삶, 그토록 원했으나 평생 이루지 못한 것에 애달아하는 그의 삶은 소설을 넘어 읽는 이에게 진한 울림을 준다.
저자 둥시는 이렇듯 좌충우돌 뒤죽박죽인 주인공의 구질구질한 삶을 결코 무겁거나 어둡지 않게 그려낸다. 시트콤을 방불케 하는 황당한 에피소드,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촌철살인의 표현들이 끊이지 않는다. 익살과 해학, 그 뒤에 숨겨진 진한 페이소스까지 느낄 수 있는 이 작품에는 둥시의 작가적 역량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문화대혁명에서 20세기 말까지, 중국의 시대상을 그려내다

이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주인공이 열다섯 살 소년이던 1960년대 후반부터 쉰을 눈앞에 둔 1990년대 후반까지 30여 년을 아우른다. 중국 근현대사의 대사건인 문화대혁명과 개혁, 개방의 시대를 관통하는 셈이다. 저자 둥시는 문화대혁명 당시의 상황을 주인공의 아버지를 둘러싼 에피소드와 소년이었던 광셴의 눈을 통해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광셴이 아버지를 고발한 후 그의 아버지는 온갖 비판 투쟁대회에 불려 다니는 신세가 된다. 착취계급 비판대회, 성추행범 비판대회, 죽어도 회개하지 않는 자본주의자를 비판하는 대회, 심지어 비판 투쟁 대상이 마땅히 없는 경우에도 그의 아버지를 빌려가서 대회를 열기도 할 정도이다. 이는 사상개조와 노동개조 등 단지 비판을 위한 비판 투쟁대회가 넘쳐나던 광기 어린 시대에 대한 풍자에 다름 아니다. 또한 광셴은 길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팔이 뒤틀린 채 어린아이들한테 묶여 있는 모습이며, 온몸이 꽁꽁 묶인 채 눈에서 피를 흘리는 중년 남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른바 부패 분자로 분류되는 이들로 과거에는 광셴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광경들이다.
하지만 10여 년의 수형생활을 마친 후 그가 맞닥뜨리게 된 사회는 이전과는 사뭇 달라져 있다. 향수를 뿌리거나 화장을 하는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외양간에서 관계를 가지던 남녀가 ‘거룩한 소의 먹이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짚을 먹을 것을 강요당하던 시기를 지나 ‘셰익스피어 안마 시술소’가 등장하고 불법 성매매업소가 생겨나기에 이른 것이다.
또한 중년에 이른 광셴은 “지금은 ‘모방’이 제일 돈을 많이 버는 사업”이라면서 “어디에나 유명 브랜드를 모방한 간장, 옷, 술, 가짜 대학졸업장 등이 판을 치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눈에 비친 사람들은 모두 개방 이전 비판의 대상이었던 소자산계급의 흉내를 내느라 여념이 없다.
소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의 삶 역시 시대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자오완녠은 “결초보은 같은 초보적인 고사성어의 뜻도 모르면서 오로지 ‘노동자계급’의 힘으로 중학교 교장이 된 인물”이다. 그는 지역의 혁명위원회 주임으로 승진하며 출세가도를 달리지만 세상이 변하면서 쿠바 의류공장의 경비원으로 발령이 난다. 친구 위바이자는 문화대혁명 당시 샤팡(下放)을 갔던 지식청년이었으나 결국에는 불법 성매매 업소 운영과 탈세의 죄목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기에 이른다. 이밖에도 소설 속 여러 등장인물의 삶의 이력을 보면서 중국의 변화를 실감나게 체감할 수 있다.
  •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라지요.. 후회,소설
    agnes | 2009년 0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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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한번도 후회해 본 적 없다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후회를 한다. 이미 벌어진 일, 이미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도 소용없다. 자꾸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더...

      살면서 한번도 후회해 본 적 없다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후회를 한다. 이미 벌어진 일, 이미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도 소용없다. 자꾸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상황을 상상하고 있다. 나도 후회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아는 것과 실제로 느끼는 것은 많이 다른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쩡광셴은 입이 방정이다. 입만 방정인가? 몸도 방정을 떤다. 존재 자체가 마치 사고를 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릴 때 남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퍼뜨려 아버지는 비판 투쟁대회에 끌려나가 초죽음이 되어 돌아오고, 엄마는 자살을 한다. 분명히 무거운 소재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무겁게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쩡광셴의 그런 방정맞음으로 인해 웃긴 에피소드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 장면을 웃기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음이 착잡해지면서 무거워진다. 작가는 가벼운 문장으로 독자를 가라앉히는 힘이 있다.

      쩡광셴이 뭘 했다 하면 사고가 일어나고, 그 사고가 일어난 후에 그가 후회를 해 봤자 달라지는 것이 없다. 아버지가 멀쩡해지는 것도 아니고 죽은 어머니가 살아서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성장했더라면 좋았겠지만 쩡광셴은 잘못을 알기만 할 뿐 고치지 못한다.

      가족들과 헤어져 세상에 혼자가 된 다음 그에게는 여러번의 '사랑' 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찾아온다. 아니, 사랑의 기회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우유부단함과 모자람, 그리고 세 치 혀의 힘으로 그 기회를 다 놓쳐버리고 50이 될 때 까지 여자는 알아보지도 못한 채이다.  대체 이 남자는 뭐가 잘못된 것일까?

      책의 에피소드는 웃긴다. 하지만 그 에피소드를 읽고 있는 내 마음은 계속 무거웠다. 쩡광셴을 웃기다고만 생각한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모습은 비춰보지 않고 책을 글자로만 읽은 것이다. 내 자신이 매번 후회하는 모습은 이와 다르지 않다. 단지 빈도의 차이일 뿐이다. 쩡광셴은 우리보다 운이 훨씬 안좋았고, 우리보다 훨씬 둔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지 우리도 그의 모습과 크게 다른 것은 없다.

      작가가 담고자 했던 풍자는 쩡광셴이라는 캐릭터에 아주 확연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중국 소설이다보니 우리와 다른 환경이 많이 언급되었고, 그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처음에는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이해가 잘 안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중국 사회가 변함에 따라 뒤로 갈수록 점점 익숙한 배경이 되고 실제로 앞에서 계속 읽어와서 조금 적응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후회와 같이 일관되게 등장하는 소재는 '성'이다. 우리와 다른 사회체계와 성에 대한 직접적이고 빈번한 언급을 불편해 하지 않는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 하다. 쩡광셴이라는 캐릭터에 답답해서 책을 읽기 힘든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럴땐 자신의 사소한 것에 후회하거나 걱정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라. 그러면 그렇게 답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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