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업 지음
2009-09-17
13,800원 | 340쪽 |
종합평점 : 3.9 ( 4 명)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에 대한 훈훈한 보고서. 이 책의 저자이자 한겨레신문 선임기자인 임종업 역시 일주일에 이틀은 밤을 새워 책을 읽고 ‘헌책방 순례’와 ‘한국의 책쟁이들’을 연재한 못 말리는 책쟁이다. 한 책쟁이가 다른 책쟁이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으로 다가가 친구가 되고 그들이 보여준 참모습을 맛깔 나는 글솜씨로 풀어낸 책, 그것이 바로 <한국의 책쟁이들>인 셈이다.

저자는 서재 속에서 수줍게 숨어 사는 책쟁이들을 찾기 위해 어렵사리 헌책방에 잠복하고 인터넷의 헌책방 동아리를 탐색했다. 이렇게 찾아낸 사람들이 부인이 여행 간 틈을 타 집을 온통 책으로 뒤덮고는 결국 북카페를 차린다며 28년간 몸담은 회사에 사표를 낸 김종헌 사장, 25년 동안 모아온 10만여 점의 고서를 위해 책 박물관을 열었다가 빚잔치를 벌인 화봉책박물관 여승구 관장, 독서동아리에서 책을 매개로 평생의 소중한 인연을 얻은 현대판 나무꾼 김태석 씨 등 28인이다.

한 놈만 패듯이 한 작가만 파고드는 전작주의 독서법, 꽂히는 주제를 따라 10권, 50권, 100권으로 확장시켜 읽는 하이퍼텍스트식 독서법과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읽는 감성 독서법 등 고수들의 특별한 독서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아직 나만의 독서법을 발굴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독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책쟁이들이 알려주는 헌책방 정보, 책 수집 요령 등의 부록은 그야말로 덤으로 주는 선물이다.
목차 보기/닫기
프롤로그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이 있어 살 만한 세상
 
1부 꿈꾸는 자들의 책
chapter 1 만화 숲속 방에서 세상으로 가는 길 찾기 _ 만화 마니아 박지수
chapter 2 내 인생의 화양연화를 꿈꾼다 _ 밑줄 긋는 여자 성수선
chapter 3 진실을 전하는 미디어 SF _ SF 마니아 박상준
chapter 4 20년 만에 이룬 북카페의 꿈 _ 춘천의 북카페 사장 김종헌
chapter 5 무지개 쫓는 60대 소년 _ 장서가협회장 이석범

2부 사람을 읽다 책을 살다
chapter 6 우체국과 책, 사라지는 것의 끄트머리 _ 화천 상서 우체국장 조희봉
chapter 7 책 나누며 집착도 떠내려 보내고 _ 동두천 시인 부부 김경식ㆍ이주원
chapter 8 월경은 몸으로 쓰는 생명의 경전 _ 자궁에 햇볕정책 펴는 한의사 이유명호
chapter 9 시간과 시간 사이에서 _ 책 중간상 김창기
chapter 10 책과 함께 홀로 살다 _ 《삼성 비서실》 저자 박세록
chapter 11 내가 주인인가 책이 주인인가 _ 화봉책박물관 관장 여승구

3부 배움의 즐거움
chapter 12 낮 장사 밤 공부 _ 목재상 김태석
chapter 13 뉴턴의 사과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_ ‘독서경영’ 이메이션코리아 대표 이장우
chapter 14 학교는 모름지기 즐거워야 _ 재밌는 글쓰기ㆍ책읽기 가르치는 선생님 윤태규
chapter 15 괴테 제대로 읽히기 _ 독문학자 부부 최두환ㆍ레기네
chapter 16 군인도 총만 쏘고 살 수 없다 _ 책나눔 운동의 결실 병영 도서관

4부 진리를 찾아서
chapter 17 질문 속에 답이 있다 _ 논술강사 정윤식
chapter 18 깨달음에 이르는 길 _ 토라 연구가 이기대
chapter 19 나의 책탐은 소명 _ 천주교 집안 4대손 송명근
chapter 20 유학의 궁극은 천인합일 _ 동국대 한문학과 명예교수 배상현
chapter 21 욕심을 모두 버리다 _ 국민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이상보
chapter 22 책벌레 이웃 다 내게로 오라 _ 은광교회 김종대 목사 기념도서관

5부 사회를 생각한다
chapter 23 살아남은 자의 슬픔 _ 시인 피디 이도윤
chapter 24 한 사람이 백 걸음보다 백 사람이 한 걸음 _ 출판인이 된 ‘6·10항쟁 밥풀데기’ 최용철
chapter 25 상식 밖의 역사 바로세우기 _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박한용
chapter 26 사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_ 한국어사전 독립운동 하는 국어학자 박형익
chapter 27 인문학의 위기는 사회의 위기 _ 프랑스 유학 1세대 불문학자 민희식
chapter 28 문중문고로 길이 전한 역사의식 _ 문중문고 지킴이 문태갑
출판사리뷰 보기/닫기
  •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冊 서재
    호의은행 | 2009년 10월 17일
    더 보기
    책을 많이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것이 다른 분들의 책장이다. 책 읽기를 막 시작한 분의 조그마한 책장부터 고수라 할만한 분들의 거대한 책장까지. 왠지 나의 과거이고, 미래일 것 같은 분들의 책장을 ...

    책을 많이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것이 다른 분들의 책장이다. 책 읽기를 막 시작한 분의 조그마한 책장부터 고수라 할만한 분들의 거대한 책장까지. 왠지 나의 과거이고, 미래일 것 같은 분들의 책장을 보고 있으면 먼지 모를 동질감이나 연대감마저 느끼게 된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소위 책에 미친 책쟁이들의 책장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고수 중의 고수인 초고수분들의 책사랑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우선 느낄수 있는 것은 방대함이였다. 이분들의 책단위는 몇 백이 아니라 '트럭'이다. 몇 트럭은 나누어 주고, 몇 트럭은 기증하고, 몇 트럭은 창고에 보관중이라는 고수분들의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헉!!!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나같은 경우에는 천여권 정도의 책이 있는데, 책장이 넉넉치 않아 사과박스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있다. 천여권의 책만으로도 이러저리 공간과의 싸움을 할수밖에 없는데, 만권이 넘어가는 책들을 소장하시는 분들의 서재를 보고 있으면 사람이 아닌 책이 그 집의 주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나는 솔직히 말하면 책을 빌려 읽지도, 빌려 주지도 않는다. 책 읽기를 처음 시작할때 책방에서 책을 빌려보곤 했는데, 이것이 기간안에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 책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 잘 읽히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구입해서 읽자인데, 이것이 습관이 되어 책에 대한 소유욕이 강해졌다. 그래서 고수분들의 책 나눔을 보면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책을 다른 분들께 나누어 준다는 것은 생각같지 쉬운 일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은 물건이기에 펼쳐져 읽힐 때만 책이 된다는 저자의 말이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하지 않나 싶었다.

    가끔씩 책과 관련된 일로 밥벌어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에 소개된 인물은 책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신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로 나눌수 있다. 그런데 전자이면서 넉넉한 분은 거의 없는반면, 후자이면서 부유한 분들은 대부분인 것 같았다. 솔직히 이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책을 만드는 사람과 책을 활용하는 사람. 누가 더 사회에 필요한지 굳이 따질 필요는 없지만, 그 차이가 심한것 같아 씁쓸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책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다. 헌책방, 고서점, 북카페, 좁쌀책, 희귀본, 책 중간상 등등등. 책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도 책과 관련된 것이 이렇게 많았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의 책사랑을 이 책은 다룬다. 독서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연간 독서량은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읽는 사람만 더 많이 읽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책으로 좀더 많은 분들이 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 [한국의 책쟁이들] 책에 빠진, 그들이 있어 다행이다. 문학·책,한국의책쟁이들,임종업,청림출판,비이,리뷰,책,
    비.. | 2009년 10월 21일
    더 보기
      # 책장에 들여놓은 책들. 한 권씩 모을때마다 쌓이는 이야기들.       다 읽지도 못할 책들을 서가에 쌓아두고, 살아가는 지인이 있다. 읽는 책 속도보다, 쌓이는 책의 속도가 더 빠르...

     


    # 책장에 들여놓은 책들. 한 권씩 모을때마다 쌓이는 이야기들.
     
     
       다 읽지도 못할 책들을 서가에 쌓아두고, 살아가는 지인이 있다. 읽는 책 속도보다, 쌓이는 책의 속도가 더 빠르다. 언제 다 읽을거냐며 타박하지만, 언젠가는 다 읽을거라 답하며, 오늘도 그는 책을 서가에 모은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책이 모이고, 모으다 보니,  책에 자신의 공간을 넘겨주게 된다. 누가 상을 주는것도 아니고, 도리어 책에 매이는 운명에 빠지는 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있다. 저자는 그들을 책쟁이들이라 부른다.
     
      돈과 아름값에 미친 세상에서, 책에 미친 미련퉁이들이 있어 살 만한 세상이란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볼 때, 다소 비켜서서, 타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색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참 다행이다. 27개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만남의 흔적이 글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누군가는 책을 모으고, 누군가는 책을 가치를 알아보는 이에게 나누기 위해, 어찌 할 수 없는 마음에, 다양한 인연으로 그들은 책을 모은다. 한 권의 책에 저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의 숨결이 묻어있다면, 서가에는 서가를 책으로 채우는 이의 다양한 선택과 인연의 흔적들이 모인 공간이다.
     
      그들은 책을 모았다. 왜, 모았을까? 일년에 책 다섯 권 읽는 사람을 찾기 힘든 한국에서, 그들은 사람들의 흐름과 다른 선택을 했다. 책과 함께, 세월을 살아가는 그들의 책이야기는, 책을 좋아하는 이에겐 매력적인 이야기라 생각한다. 그들처럼 장서가가 되지 못하더라도, 한 권의 책을 만나, 서가에 두고 싶었을 때, 설레는 그 마음을 알고 있는 이가 있다는 사실은,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구나 하는 마음의 기쁨을 준다.
     
     
      #  만화에서 SF, 무협, 신학, 토라까지, 다양한 분야, 다양한 책을 모으는 책쟁이들의 이야기.
     
     
      다양한 장르에서 책을 모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다양한 장르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그들은 책을 읽는 즐거움, 책을 모으는 즐거움,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치를 잘 헤아리고 있었다. 책이 좋아, 책을 모으는 이도 있었고, 다음 후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책을 모으는 이도, 어쩌다 보니, 책이 아니라, 책을 주인처럼 모시고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유행에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패션감각을 유지하는 이처럼, 멋져보였다.
     
      책과 함께,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보니, 현재의 경기의 흐름, 일상에서 책에 빠져드는 삶을 택하게 된 계기, 헌책방이 점차 사양화되어가는 사회의 변화도 느껴졌다. 부족한 도서관의 현실, 군대에서 부족하기만 병영도서관, 장서가가 모아둔 책을 맡기려 해도, 책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가 없어 거절당하는 현실도 보였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들을, 헌책방이 책의 다양성의 폭을 넓어주는 역할을 했는데, 그런 책들이 살아가는 풍경들이, 작지만 존재가치가 넘치는 책들이 머물 공간이 사라지게 되어 안타까웠다.
     
      서점에 유통되는 순간부터, 헌책방을 지나, 폐지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다양한 순간에서 책과 함께 살아가는 이와,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나만의 서재를 넘어, 좀 더 책을 곁에 두려는 이에게는, 장서의 방향을 정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만난 책쟁이들의 관심의 폭이 다양한 만큼, 자신의 독서의 방향설정에 도움이 될 이를, 한 명은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책과 함께 즐겁게 생활하는 이들이, 주변에서 찾기 힘들지만, 살아가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존재에 감사함을 느낀다.

  • 당신들은 어떤 책을 읽고 있습니까?
    깊은슬픔 | 2009년 10월 25일
    더 보기
    성격은 좀 다르지만 누군가의 서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래전 이와 같은 책을 접한 적 있었다. 2006년 서해문집에서 나온 이란 책인데 이문열, 김영하, 강은교, 공지영, 김용택, 신경숙 등 이 시대 대표작가 여...

    성격은 좀 다르지만 누군가의 서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래전 이와 같은 책을 접한 적 있었다. 2006년 서해문집에서 나온 <작가의 방>이란 책인데 이문열, 김영하, 강은교, 공지영, 김용택, 신경숙 등 이 시대 대표작가 여섯 분의 책과 방을 공개하는 동시에 인터뷰를 곁들인 재미있는 기획의 에세이집이었다. 저자가 한집 한집을 정성스레 방문하여 느낀 점과 작가들의 솔직한 인터뷰가 실려있는 데다가, 정말 궁금한 여섯 작가의 서재사진이 상세하게 실려있어 흥미로웠다. 책과 글이 아니면 못 살 것 같던 그 때, 그들의 방을 구경하고 나서 더욱 책에 열 올렸던 기억이 난다. 책을 사모은다고 해서 책에 담긴 지식이 모두 내 것이 되는 게 아닌데다가, 당시 대학생이던 내가 사다 모을 수 있는 책의 양에는 한계가 있었고, 독서편식이 심해 고루 읽지도 못했지만 나름 서재를 꾸미고 싶었던 꿈많은 소녀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도서관을 서성였던 것 같다. 지금은 책만큼이나 갖고 싶은 것이 많으니 어쩌면 영원히 책쟁이가 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선별된 이들의 인지도에 가장 관심이 갔지만 목차를 보고 나서야 대부분 책 자체와는 거리가 먼 직업으로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 색달랐다. 책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책을 만드는 사람도 아닌, 그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책사랑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당연히 놓칠 수 없었다. 책소개집도 아니고, 인터뷰집도 아니지만 굳이 꼽자면 책쟁이들의 독서에 대한 아주 내밀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스물 여덟의 책쟁이들 사연을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직업, 여러 분야, 여러 세대의 사람들을 골고루 만날 수 있어 더욱 의미있다. 워낙 모르기도 하지만 평소 관심을 거의 두지 않던 SF와 만화의 세계를 다시 한 번 훑어볼 수 있어 좋았다. 북카페를 차리기 위해 일찍 퇴직한 부부와 또다른 시인 부부, 연세 지긋한 독문학자 부부를 보며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한평생을 떠올리며 삶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한의사와 우체국장에서 기업인과 회사원, 박물관 관장을 비롯, 책을 사랑하여 헌책방을 오래도록 지켰던 이제는 머리칼이 하얗게 새어버린 주인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책에 얽힌 추억과 독서예찬을 들으며 때로는 모르는 책도 알게 되고, 때로는 마냥 기쁘기도 해서 도대체 죽을 때까지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를 심각히 고민하기도 했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이들은 나눌 줄 알고, 나와 다른 이들을 포용할 줄 알고, 타인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책을 읽을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독서는 혼자하는 행위지만, 꼭 혼자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 책만 보면 사다모아야 직성이 풀리고, 읽어야 갈증이 덜어지는 수집증이라는 병명을 행복하게 떠안기도 하고, 책을 모으는만큼 타인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예전에 책만 읽는 사람은 융통성 없고, 재미없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외곬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책 읽는 사람이 성공하고, 대화를 이끌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인터넷 서점과 일부 대기업에서 직장인 책읽기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서하는 아이들이 똑똑하고, 초, 중, 고등학생의 책 읽기는 늘 강조될 뿐더러 책 읽고 글쓰기는 논리적 대화나 기본적 소양에서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노력이라 일컬어도 무방하다.


    사실 이 책 자체가 책읽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스물 여덟 책고수들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충실하게 실린 책을 읽으며 책에 대한 그들의 경험을 듣는 것 밖에는 별 의미없기도 하다. 하지만 타인의 독서취향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자극적인 독서공부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빨리 나만의 책을 읽고싶어 혼이 났다. 기본적 소양과 관심사에 따라 책을 고르는 기준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에 타인의 독서목록을 들여다본다고 해서 그것이 곧 나의 독서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분명한 것은 다양한 이들에게서 얻은 독서의 기초지식은 언젠가 내게도 유용하게 쓰이리라는 확신 뿐이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나만의 책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날을 꿈꿔본다.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드러내보이는 것 마냥 부끄럽고 쑥스러운 고백일지라도, 비록 내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책쟁이는 아니라도, 그저 나의 독서가 누군가의 독서에 한 줄기 빛이 되기만 한다면 그걸로 기분 좋은 일일테니.

  • 책읽기의 고수가 아니어도 좋다 한국의 책쟁이들,김대중 전 대통령,서경덕,만화,황진이,송도삼절,독서,책
    아뜨만 | 2009년 10월 26일
    더 보기
    2009년 8월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살아생전에 독서광으로도 유명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종점에서도 만나지 못하는 기차 레일처럼 찬반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를 평가하는 이들의 이념...
    2009년 8월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살아생전에 독서광으로도 유명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종점에서도 만나지 못하는 기차 레일처럼 찬반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를 평가하는 이들의 이념과 지역이 그를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세웠지만 그래도 이념과 지역을 떠나 동의하는 한 가지가 있었다.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 최초의 고졸 대통령, IMF 위기극복, 최초로 남북정상회담 성사,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등 그를 대표하는 이런 단어들 뒤에는 끊임없는 책읽기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만권의 책이 쌓여있던 동교동 지하서재를 아직도 비자금 창고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의 책쟁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책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저자의 말처럼 텔레비전이 왕왕대고 인터넷으로 무한정 정보가 흘러도 잉크·종이의 향이 고인 우물에 엎드린 사람들 말이다. 그들은 왜 책의 무게로 바닥이 내려앉을까 두려워 편하디 편한 아파트 생활을 포기하면서까지 책을 모으고 책을 읽는 것일까? 너무 거창한 답은 피하고자 한다. 그냥 책이 좋은 사람들이니까.분명한 것은 그들이 성공했냐의 여부를 떠나 그들이 현재 서 있는 자리를 책이 마련해 주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책쟁이들을 보면서 따라쟁이가 되면 될까?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현란한 비주얼이 판치는 세상에 보잘 것 없는 짬을 내어 허름한 동네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을 서핑할 의지가 있다면 말이다. 다만 미련퉁이 책쟁이들을 통해 책읽기에 대한 부담만 잠시 내려놓으면 된다.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최근에는 조금 덜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유교적 권위주의는 우리의 책읽기를 무거운 짐처럼 느끼게 한다. 그림 하나 삽입되지 않고 깨알같은 글씨만 가득한 책만을 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몇 년 전 출장차 일본에 간 적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는다는 일본 국민. 내가 본 그들의 독서는 만화였다. 어릴 적 만화가게라도 가면 마치 불량학생 취급당했던 기억이 났다. 만화 마니아 박지수씨는 다섯 살 무렵 만화잡지 《보물섬》을 보면서 한글을 깨쳤다고 한다. 이래도 만화가 모범학생과 불량학생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 지구상에서 활자화 된 책 중에서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없다. 자신의 나이에 맞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골라 읽으면 된다.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
    적지 않은 아니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수능을 위해 책을 읽는다. 블로그 매니아들은 내 글을 뽐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어떤 이는 미디어에서 1년 동안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전 국민의 30%가 넘는다는 소식에 혹시 나도 그 집단에 속하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서점을 찾는다. 자연스럽게 책읽기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읽고 싶을 때 읽어라. 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매워주는 것이 책이다. 직업의 종류만 수십만이니 경험하지 못한 일이 얼마나 많겠냐마는....

    화천 상서 우체국장 조희봉씨는 책을 많이 사지만 요즘 책읽기는 거의 못한다고 한다. 봄이면 산나물, 여름이면 옥수수, 가을이면 추석 상품 등 제철 농산품을 판매하느라 시간을 낼 수 없단다. 스스로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을 없앴단다.

    책을 읽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얻을 게 있다고 생각한다면 읽지 않는 게 좋다. 책읽기의 열매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책읽기의 즐거움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성숙해져 가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윤태규 선생님은 직업상 책읽기에 빠졌다. 아이들에게 재밌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자신도 배우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즐거운 책읽기를 통해 진리가 보이고 더불어 사는 사회 일원으로서 작은 역할이나마 하게 될 것이다.

    ‘황진이’, ‘박연폭포’와 함께 송도삼절로 불리고 황진이의 유혹을 사제관계로 승화시킨 화담 서경덕은 ‘독서란 사색하면 터득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무슨 책을 읽을 것이며, 어떻게 읽을 것이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보다 중요한 것은 읽은 책에 의문을 갖는 것이다. 단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즐겁게 읽어야 되고 체험을 통해 행간을 읽을 수 있으면 된다.
책 속의 한줄
  •    한국의 책쟁이들 中
    책은 물건이다.
    그 물건은 펼쳐져 있힐 때 책이 된다.
    마지막 장이 덮이면 책이 다시 물건이 된다.
    책이 책됨은 무척 짧다.
    책은, 책으로서보다 책이 되려는 기다림으로 존재한다.
    책은 곧 그러함일 터이다.
    호의은행 | 2009-10-17 01:49:00

책속의 한줄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