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하 지음
2009-10-15
16,000원 | 300쪽 | 210*148mm (A5)
종합평점 : 4.5 ( 2 명)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중.일 세 나라의 음식문화는 어떻게 변해 왔을까? 국가와 민족의 틀에 갇혀 있던 동아시아의 음식 문화는 이제 그 틀을 넘나들며 다채로워지는가 하면, 세계화의 여파로 그 고유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국내 음식 역사/문화사 연구에서 독보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영하 교수는 수년간의 현지 조사와 문헌 연구를 토대로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를 상세하게 풀어낸다.

음식은 개인이나 집단이 처한 현재의 정치경제학적 좌표를 보여 준다. 이러한 속성은 세계화가 보편화된 오늘날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과거 소규모 단위의 자급자족적인 음식 생산/소비/유통 시스템(로컬푸드local food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하고 다국적 식품 기업이나 강대국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화된 음식 산업 체제에 포섭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은 오랫동안 지속된 식생활의 변화는 물론이고 개인의 일상생활이나 지역의 경제활동에 이르는 거의 모든 삶의 영역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음식에 대한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를 뛰어넘어 ‘인문학적 음식학’을 주장하는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음식은 주권이나 인권의 문제와 직결된 정치경제학의 차원에서 살펴보아야 하는 문제임을 강조하고, 대안적 음식 문화로서 로컬푸드 시스템을 되살리자고 주장한다. 민족.국가. 로컬푸드라는 키워드로 동아시아 음식 문화에 대해 인문학적 분석을 시도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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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1부 민족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식
경계를 넘나드는 음식―나가사키 잔폰과 화교 음식의 확산
음식의 진화―비빔밥, 민족 음식에서 세계 음식으로
혼성되는 민족 음식의 맛―매운맛의 트랜스컬처

2부 국민국가, 로컬푸드를 포섭하다
국가주의 아래의 국민 음식―중화주의의 부흥과 중국인의 음식 생활
소수민족의 음식 주권―사라지는 중국 소수민족 음식
음식 유행과 국가주의―가고시마 이모쇼추의 유행과 국민주 혁명
주변부 음식 문화의 운명―국민 음식에 포섭된 제주도 음식
음식의 식민지―사탕수수 플랜테이션 농장, 아마미 군도

3부 미래의 음식 문화, 로컬푸드 시스템의 복원
로컬푸드 시스템 재생의 가능성―미야자키 아야초의 노력
한국 음식의 미래―향토 음식의 정체와 로컬푸드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

나가는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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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과 일본에도 짬뽕이 있습니까
    깊은슬픔 | 2009년 1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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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세 나라는 닮았으면서도 다른 개성을 지닌 국가다. 일단 지리적으로 인접한 점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들이란 점이 그렇고, 피부색이 같아 말이나 행동이 아니면 알아볼 수 없다는 점이 ...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세 나라는 닮았으면서도 다른 개성을 지닌 국가다. 일단 지리적으로 인접한 점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들이란 점이 그렇고, 피부색이 같아 말이나 행동이 아니면 알아볼 수 없다는 점이 그렇다. 비교적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점에서도 그렇다. 나 또한 영화, 드라마, 패션 등 많은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두 나라와 종종 만난다. 어릴적 무협영화는 또래보다 조숙한 나를 만들었고, 열 일곱이 되던 해 개방된 일본문화는 여전히 영화 <러브레터>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음식은 어떨까.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이나 짬뽕을 놓고 고민할 때 비로소 이것이 중국음식이구나 인식하거나 우동이나 덴뿌라라는 단어에서 이것이 진짜 일본음식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중국에 자장면은 없다고 했다. 적어도 우리가 면에 검은 자장을 비벼먹는 그런 자장면은 본래 중국음식이 아니라고 했다. 거기다 나는 토종 한국사람이라 차라리 서구의 빵이나 스테이크면 몰라도 일본이나 중국음식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차폰 잔폰 짬뽕>은 한,중,일 세 나라의 짬뽕 발음인가 보다. 처음엔 그저 짬뽕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이 책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자장면의 유래가 화교라는 사실은 처음 듣는 사실이라 깜짝 놀랐다. 동아시아의 음식문화에 정통한 저자의 인문학적 분석은 생각보다 깊이 있고 유익하다. 왜 이제껏 영화와 드라마, 패션만 문화라고 생각했을까. 그것만 알면 문화를 통달하는 거라고 자신했을까. 가장 중요한 행위이자 가까운 곳에 있는 음식문화에 대해선 왜 한 번도 고민해보지 않았을까.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세 국가의 음식이 이어온 민족성과 다양성을 고스란히 알려주는 칼럼 형식의 글과 사진들이 지금껏 몰랐던 분야의 문을 살며시 열어주었다.


    물론 음식문화를 한 가지 코드로 정의내릴 순 없다. 먹을거리 역사 자체에는 세 국가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있어 접근하기도 쉽지 않다. 세 국가의 음식문화가 어떤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해왔는지에 대해 아는 것 또한 광범위한 과제다. 음식문화를 공부하는 일의 가장 근본적인 자세는 음식이 변천한 과정에 대한 이해와 어떻게 발전을 거듭했는지에 대한 고찰 그리고 일괄적으로 표준화된 음식이 아니라 세계화를 지향하되, 각국의 개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에 존재한다. 엄마가 담궈주신 김치를 먹는 것과 미국의 슈퍼에서 김치를 사다 먹는 것은 단지 김치를 먹는다는 사실에선 동일할지 모르지만 김치의 양질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분명 차별화 된다. 어떻게 담궈졌는지 모를 미국의 김치가 과연 한국의 고유음식인 김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반대로 일본 정통음식과 중국 정통음식은 어떠할까?


    음식은 국가, 민족, 지역별로 다르게 분석되어야 하는, 그야말로 인문학적 분석소재가 되어야 마땅한 주제다. 더군다나 한,중,일 세 국가처럼 아주 오랜 시간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은 역사 속에서라면 음식의 유래가 어떤 식으로 변해왔는지를 공부해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예전에 유럽여행을 할 때 거의 모든 국가의 맥도날드에 갔다. 같은 대륙, 같은 인종, 같은 식습관을 공유함에도 불구하고 햄버거 맛은 모두 달랐다. 하물며 유럽과 아시아는 오죽하겠는가. 음식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것과 비슷한 떨림을 주었다. 유감스럽게도 가까운 나라 일본과 중국을 가보지 못했고, 그들의 진짜 음식을 단 한 번도 접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 책을 이해하는데 약간의 벽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나는 안다. 앞으로도 여전히 세 국가의 음식문화는 공존과 분리를 함께 할 거란 걸. 짬뽕만 해도 그렇다. 본문에 실린 짬뽕 사진은 세 국가 모두 판이하게 다르다. 재료가 다를 뿐더러 데코레이션도 달랐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타문화를 받아들여 자국의 문화와 접목 또는 발전시켰다는 뜻이 된다. 이쯤에서 문화를 대할 때 언제나 강조되는 상반된 자세, 고유의 것을 고수하는 자세와 타인의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비교형량해보자. 내 것을 소중하게 여기되, 타인의 것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자. 더불어 새로운 것과 고유의 것을 저울질 하되, 좋은 점만을 취해 더 새롭고 발전된 양질의 결과를 내려는 자세를 갖자. 이것이야말로 문화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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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야지 | 2009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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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정부(농림수산식품부 한식세계화추진팀)는 ‘한식 세계화’ 일환으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메뉴로 떡볶이, 비빔밥, 막걸리, 김치를 4대 대표메뉴로 선정했다고 한다. 2009년을 ‘한...
    최근 정부(농림수산식품부 한식세계화추진팀)는 ‘한식 세계화’ 일환으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메뉴로 떡볶이, 비빔밥, 막걸리, 김치를 4대 대표메뉴로 선정했다고 한다. 2009년을 ‘한식 세계화’ 원년으로 선포한 정부의 당찬 계획임에 틀림없다.

    ‘한식 세계화’는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의 산물이다. 특히 [대장금]의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유럽,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아우르는 전세계적인 히트는 ‘한식 세계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에서도 2009년을 '한식 세계화'의 원년으로 지정하고 영부인을 필두로 한류 외교에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한류 열풍이 국가의 정책적 뒷받침없이 그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는 것처럼 '한식 세계화'도 반짝 이벤트는 아닌지 우려스럽다. 정작 '한식 세계화'보다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식량자급률과 우리 식탁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음식의 기본은 식자재인데 이름만 팔고 삭자재는 수입 농산물을 사용한다면 한식의 제맛을 수출할 없기 때문이다. 또 해마다 감소하는 식량자급률은 인권으로 인식되는 먹거리에 불안과 불신을 드리우고 있다.

    그럼 '한식 세계화'가 성공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무엇이며 미래 우리 식탁에 안전한 먹거리를 올려놓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동아시아 음식 문화를 정치경제학적으로 분석한 『차폰 잔폰 짬뽕』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한식 세계화'의 선결조건은 현지화이다.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대표음식인 김치에 대해 물으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맵다'라는 반응이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김치 본래의 맛만을 강요해서는 현지에 한국음식으로 정착하기 힘들다. 현지 입맛에 맛는 새로운 김치를 개발해야 한다. 『차폰 잔폰 짬뽕』 저자가 밝혔듯이 중국의 차폰이 일본의 잔폰을 거쳐 우리나라에서는 짬뽕이라는 한국 대표음식처럼 자리잡았다. 그러나 짬뽕을 한국음식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중국 음식인 자장면도 한국을 거쳐 일본에서는 일본만의 자장면으로 변모했다. 이는 중국의 해외 거주민인 화교의 역할이 컸다. 한국화된, 일본화된 중국인들이 '중식의 세계화'를 이룬 것이다.

    '한식 세계화' 전에 국내로 여행오는 외국인들에게 한식의 제대로 된 맛을 보여주어야 한다. 어쩌면 그들이 '한식 세계화'의 첨병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외국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호텔에는 정작 우리 음식이 없다. 우리나라 최대의 관광지인 제주도 호텔에 제주를 대표하는 요리가 없다면 '한식 세계화'는 요란한 구호에 불과하다.

    '한식 세계화'는 지금처럼 식량자급률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음식 한류는 성공하기 어렵다.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식량을 확보하고 나서야 진정한 맛의 세계화가 의미를 갖게 된다.

    식량자급률의 지속적인 감소는 먹거리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된다. '한식 세계화'가 불과 몇년 안에 성과를 볼 수는 없다. 우리가 '한식 세계화' 전에 시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는 안전한 먹거리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10년 후, 20년 후 우리 식탁은 정체불명의 농산물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대안은 없을까?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쿠바가 미래 식탁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1992년 리우 UN 환경과 개발 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인간의 삶을 보다 합리적으로 하자. 정의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만들자. 모든 과학지식을 환경오염이 아닌 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동원하자. 생태계에 진 빚은 갚되, 사람들하고는 싸우지 말자.

    쿠바의 이런 먹거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식량자급률 100%라는 신기원을 이룩했고 '세계 유기농업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물론 쿠바가 유기농업이 성공한 배경에는 미국의 경제봉쇄정책가 원인이 되었지만 그들의 적극적인 유기농에 신념은 환자수를 30%나 감소시키는 등 먹거리를 통해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는 점은 깊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결국 안전한 먹거리는 건강과 직결되고 건강하게 사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되는 세상이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

    저자의 희망처럼 아니면 현재 쿠바의 풍경대로 아파트 단지에 채소를 심고 자동차 도로 옆에 농사짓는 그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책 속의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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