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지음
2009-10-20
12,800원 | 149쪽 | 220*143mm
종합평점 : 4.1 ( 4 명)
\'선운사에서\', \'서른, 잔치는 끝났다\' 등 주옥같은 시들을 발표해 온 최영미 작가를 시인으로 살게 한 시들은 과연 어떤 작품들일까?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과 세계의 명시들을 공책에 한 줄 한 줄 정성껏 베꼈\"던 검정 교복의 여학생은 치열한 청춘을 통과하며 시인이 되었고, 어느덧 시력 18년을 맞아 자신의 작품을 풍요롭게 만든 55편의 시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주간동아」에 1년간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코너 \'최영미가 사랑한 시\'에서 소개한 시들과, 연재를 마친 후 추가한 작품들을 모아 펴낸 <내가 사랑하는 시>는, \"여러 삶을 살 수는 없지만 여러 시를 읽을 수는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오래된 공책 속에서 또는 일기장을 뒤적이며 적은 시들이 삶을 관통해 시인의 자양분이 되어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셰익스피어부터 예이츠, 도연명, 신동엽까지 동서고금을 망라한 작가의 시 사랑은 세계인의 감성과 우리의 그것이 다르지 않음을,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세계인임을 드러낸다. 각 언어가 가진 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영어권 작품의 경우 작가가 직접 번역했고, 해당 시인에 대한 정보를 간략하게 추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 출석: 인터넷 서점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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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엮으며 시를 쓰지는 않더라도 인생을 보다 깊고 풍부하게 향유하기를……

1 썩지 않는 빵을 먹고
주문 373: 파라오 테티의 피라미드에서 | 아, 저 달콤한 사과 …… 사포
루바이 27 / 루바이 49 오마르 카이얌 | 소네트 71: 내가 죽거든 셰익스피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존 던| 병든 장미 블레이크 | 내 가슴은 뛰노니 워즈워드
자, 배회는 이제 그만두자 바이런

2 가을날
사랑에의 길 투르게네프 | 널판자에서 널판자로 나는 디뎠네 에밀리 디킨슨
아름다움을 위해 나는 죽었지 에밀리 디킨슨 | 중간 색조 토마스 하디
언젠가 많은 것을 알려야 할 사람은 / 쇼펜하우어 니체 | 그대가 늙었을 때 예이츠
정치 예이츠 | 산골 마누라 로버트 프로스트 | 가을날 릴케

3 우리를 살게 하는 많은 말들
미래 아폴리네르 | 아말피의 밤 노래 새러 티즈데일 | 자기 연민 D. H. 로렌스
찻집 에즈라 파운드 | 첫 번째 무화과 빈센트 밀레이 | 불행한 우연의 일치 도로시 파커
가브리엘 페리 폴 엘뤼아르 | 바퀴 갈아 끼우기 / 나의 어머니 브레히트 | “아!” 로르까
알리깐테 자크 프레베르

4 코코아 한 잔
아들을 꾸짖다 도연명 | 촉 지방의 승려 준이 거문고 타는 소리를 듣다 이백
고식안에게 올리다 두보 | 여행 길에 병드니 마쓰오 바쇼 | 기탄잘리 VII 타고르
기탄잘리 IX 타고르 | 코코아 한 잔 이시카와 다쿠보쿠 | 4천의 낮과 밤 다무라 류이치
내가 제일 예뻤을 때 이바라기 노리코 | 희망에 대하여 마흐무드 다르위시

5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평구에서 정약용 |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김소월
길 김기림 | 눈 김수영 | 백마고지 김운기 | 그 사람에게 신동엽 | 새 천상병
관계 고정희 | 빈집 기형도

6 당신과 나는 우연히 만났지
젊음 파블로 네루다 | 문서에 서명한 손 딜런 토마스 | 팔려고 내놓은 집 로버트 로웰
그들은 집으로 갔어 마야 안젤루 | 한여름, 토바고 데렉 월컷
다른 장소 마크 스트랜드 | 안개가 흔적을 남기지 않듯이 레오너드 코헨
너는 내게 딱 맞아 마거릿 애트우드
- 출처; 인터넷 서점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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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이 전하는 시 최영미, 내가 사랑하는 시
    릴리 | 2009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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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미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아직까지도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제목에서  꼭 내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것같아 꼭 읽어봐야지 하다가 '도착하지 않은 삶'을 먼저...
      최영미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아직까지도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제목에서  꼭 내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것같아 꼭 읽어봐야지 하다가 '도착하지 않은 삶'을 먼저 읽어 보게 되었다.


      '도착하지 않은 삶'을 읽으면서 다가갈 수 없는 어떤 경지에 이른 어렵게 느껴지게 하는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왠지 늘 보아왔던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친근하다란 느낌이 들게 되었다..



      학교에 다닐때에는 시를 감상하고 느끼기도 전에  교과서에 먼저 만나서 그런지 시는 외워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기겠 했지만  또 좀처럼 외워지지 않는 이상한 구석이 있다는 점이 늘 나를 시와 가깝게 하는 데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그런 반면 최영미 시인이 좋아하는 시라면 나도 덩달아 좋아지게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내가 사랑하는 시>(2009.10 해냄)를 만나게 되었다.



       평생 찾아서 읽어도 만날 수 있을까 싶은 기대이상의 세계의 명시들이다.  거기다 작가가 들려주는 시에 관한 짧은 이야기는 시를 읽는 재미와 이해를 돕고, 젊은날 시인이 읽었던 그 장소와 그 때 그 느낌까지 고스란히 전해준다.



      네루다, 도연명, 정약용, 김수영, 김기림, 셰익스피어. 존던(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헤밍웨이의 의 소설 제목으로 뽑힌), 라이너 마리아 릴케까지 정말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옥같은 시들을 만나게 된다. 그야말로 이름과 시가 연결이 안되었던 동서고금의 시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p24 
     소네트 71 : 내가 죽거든



                     윌리엄 셰익스피어



     내가 죽거든 싸늘하고 음산한 종소리를 듣고
     
    종소리보다 오래 애도하지 마세요.
     
    가장 천한 구더기와 살려고 내가 이 천한 세상을 떠났다고,
     
    세상에 경고하세요.
     
    이 시구를 읽어도 시를 쓴 손을 기억하지 마세요.
     
    당신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차라리 그대의 향기로운 머리에서 잊혀지길 바라니까요.
     
    나를 생각하면 그대는 슬픔에 잠길테니.
     
    (중략)
     
    당신의 사랑도 나의 목숨과 함께 썩어 없어지게 놔두세요.
     
    영악한 세상이 그대의 슬픔을 꿰뚫어보고,
     
    내가 사라진 뒤에 그대와 나를 조롱하지 않도록


       4대비극으로 유명한 세익스피어의 시는 처음 읽었다. 그의 희곡에 나오는 글만큼이나 시도 언어의 마술사 답게 역시 애절하게 느껴진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워낙 종교전쟁과 흑사병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않던 때라 시체를 연상시키는 '천한 구더기'같은 구절이 자연스럽게 시에도 등장했으리라 짐작하게 해준다.

       시를 쓰지 않더라고 시를 알아보는 맑은 눈이 늘어나길 바란다는 시인의 당부의 말이 읽는 내내 시와 내가 한 발자국 가까워지게 한다.   어느새 낙엽도 다 떨어지고 덩달아 달력의 마지막 장이 다가와서 그런지 내 마음도 쓸쓸하다 못해 서글프기까지 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이럴 때 읽는  시 한편과 마시는 차한잔의 여유는 그 어떤 몸에 좋다는 보약보다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 시가 나에게로 다가오는 시간
    깊은슬픔 | 2009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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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과 시, 희곡과 시나리오 그리고 평론. 내 학부시절 마지막 2년을 이 모든 장르가 넘실대는 문창과에서 보냈다. 난 원래 기자나 PD를 꿈꾸던 신방과 학생이었는데 어느 순간 글쓰기가 좋았고, 어쩌면 내 길이 작...

    소설과 시, 희곡과 시나리오 그리고 평론. 내 학부시절 마지막 2년을 이 모든 장르가 넘실대는 문창과에서 보냈다. 난 원래 기자나 PD를 꿈꾸던 신방과 학생이었는데 어느 순간 글쓰기가 좋았고, 어쩌면 내 길이 작가일 수도, 하면서 아무렇게나 편입해버렸다. 당시엔 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얼마든지 일을 저지를 수 있어서 미래에 내가 나아가야 할 길 같은 건 생각 안해도 되었다. 아니, 안했다. 문창과를 졸업하면서 나는 창작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란 걸 알았다. 책보다 영상매체를 더 좋아했고, 창작보다 남의 이야기를 읽는 게 더 좋았으니 애초 나는 문창과로 가면 안 되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스토리텔링이라면 몰라도 기본적 작법은 여전히 모른다. 관심도 없다. 그런데 그런 내가 유난히도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장르가 있었으니 바로 시.


    대학 때 나는 솔직히 시를 아주 싫어했다. 시는 압축된 이야기인데, 나는 긴 이야기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단편소설보다 장편소설이 좋았고, 한 권짜리보다 열 권짜리 소설이 훨씬 좋았다. 나는 한 번 몰입하면 오랫동안 헤어나오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가 좋았다. 그런 이유로 간혹 영화보다 드라마가 더 좋을 때도 있다. 그래서 시는, 안 읽었다. 어느 순간 바로 그 편식이 내 발목을 잡았다. 소설에 필수적인 톡톡튀는 문장력을 구사하기 힘들었고, 내 글은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반전 없는 라디오 사연같은 특성없는 글이 되었다. 형식적으로 소설을 써서 졸업했지만 그게 소설이었는지 나조차 의심스럽다. 하긴, 그게 그런 식으로 가능한 재능이었음 대한민국 모든 문창과 졸업생들은 모두 소설가가 되었게?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시를 피해다녔다. 한편으론 누군가 나와 함께 시를 읽으며, 그 시에 살을 붙인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싶기도 했다. 시인 최영미라면 어쩌면 오랫동안 굳어버린 시에 대한 도피증을 치유해줄지도 몰라. 이 책을 만나게 된 건 오로지 '시'와 '최영미'였기 때문이다. 시를 해석하는 이야기는 도처에 널렸지만 내 시선이 멈춘 곳이 하필이면 시인 최영미였다는 얘기다.


    시는 여전히 어렵다. 막 읽어내리면 얻는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시 한 편도 의도를 파악해낼 수 없다. 그래도 나는 이게 내 한계가 아니었으면 싶다. 최영미 시인도 처음부터 시를 공부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녀는 서양사학을 전공했고, 그 후 등단하여 시인이 되었다. 시를 어려워했지만 시를 읽을 때 누릴 수 있는 인생의 향락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오래된 시인들이 어떤 마음에서 그 시를 썼는지, 당시 시대상과 개인사가 어떠했는지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묻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시]는 꼭 일부러 사지는 않아도 될 책이다. 시읽기를 좋아한다면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한 권 사는 게 더 효과적일지도. 하지만 나같은 사람이라면, 한 번 투자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시선집이다. 최영미 시인의 간편정리에 따라 시의 본문이 주제별로 실렸고, 시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그녀의 간단한 설명이 디저트처럼 함께 한다. 사실 시보다 그녀의 설명을 읽는 게 더 좋았다. 그게 아니었음 금새 시를 던져버렸을 테니까. 고대, 중세, 현대 가리지 않고 동서양을 넘나드는 거대한 시의 물결. 맛보기만으로도 감동이 벅찼다.


    그녀가 어떤 의도로 어떻게 이 많은 시들을 골랐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최영미라는 이름에 믿음이 있기에 그녀가 골라준 시들을 관심있게 읽는 것 뿐이다. 시를 모르는 나는 이상하게도 시인 이름에는 일가견이 있어, 여기저기 거의 아는 시인의 작품이라 더 친숙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시 자체를 즐기지 못한다면 그 또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시가 밥을 주는 것도, 빵을 주는 것도 아닐테니 말이다. 그녀가 사랑하는 시가 아직은 내가 사랑하는 시가 될 수는 없지만, 내게 있어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리란 사실만은 명확하다. 그녀가 소개하는 55편의 시와 함께 나는 몇 번이고 낯선 길을 떠나려 한다. 어린 마음에 죽어도 닿을 수 없을 거라며 도전하지도 않고 피해버린 예전처럼 또다시 포기할 순 없으므로. 시 역시 이야기이고, 삶이고, 대화이므로. 나는 그래도 릴케의 낭만과 기형도의 고독, 천상병의 꿈 같은 시 세계를 여전히 천국적 아름다움이 주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 최영미 시인이 사랑하는 시. 나도 사랑하고 싶은 시.
    막내동생 | 2009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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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 잔치는 끝났다>, <도착하지 않은 삶>의 시인 최영미가 사랑하는 세계 명시를 엮은 책이다.


    사실 최영미 시인의 시집과는 크게 교감하지 못했지만, 한 시인을 키운 시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궁금했다.


    그러니까 이 시집은 최영미 시인의 '청춘의 문장들' 같은 시집이겠지.


     


    평소에 시를 많이 보지도 않지만, 본다해도 거의 우리나라 시집밖에 보질 않아서 외국 시는 정말 오랜만에 접해봤다.


    게다가 연대가 기원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시라니!


    이 시집이 아니었으면 만나기 힘들었을 것 같은 오래된 시들과의 만남이 무척이나 뜻깊게 느껴졌다.


    이름부터 낯선 (하지만 무척 유명한 게 틀림없어 보이는) 시인들부터 이름은 들어봤지만 아직 시는 접해보지 못한 시인들, 시 몇 편쯤은 만나본 적 있는 시인들까지, 이 책은 내게 새로운 시의 세계를 열어주었다.


    저자의 말에서 만난 '여러 삶을 살 수는 없지만 여러 시를 읽을 수는 있다.'라는 문장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시집이었다.


    나는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의 한 평범한 여성의 삶을 살고 있을 뿐이지만,


    최영미 시인이 소개해 준 시들 덕분에 기원전 이집트의 삶도, 13세기 이탈리아의 삶도, 17세기 영국의 삶도, 바로 얼마 전에 지나간 일본의 삶도 조금이나마 아주 조금이나마 향유해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시를 최영미 시인이 직접 번역했다 한다.


    원문으로 그 시들을 줄줄 외우며 그 아름다운 리듬감에 전율을 느꼈을 시인을 생각하니,


    번역된 글자로밖에 시를 볼 수 없는 나의 '까막눈' 신세가 그 어느때보다 아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시가 원문도 함께 실려 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욕심도 조금 들었다.


    뭐 나에게는 무용지물일지라도 다른 독자들에게는 분명히 시 읽기의 또다른 맛을 제공해줄테니까.)


    하지만 역시 시인의 번역이라 그런지, 번역된 문장으로만 봐도 무척 아름다운 시들이 많았다.


     


    짧게 곁들여 놓은 최영미 시인의 '해설'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이 알게 되었는데,


    에밀리 디킨슨이 죽을 때까지 독신이었다던가, ('내 인생의 책' 중 한 권인) <테스>의 저자 토마스 하디가 수백 편의 시를 남긴 시인이기도 했다던가, 두보는 고사성어나 어려운 한자를 많이 쓰지만 이백의 시는 각주 없이도 쉽게 읽을 수 있다던가, 헤밍웨이의 소설 제목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가 사실은 존 던의 시 제목이라는 등의 이야기들은, 시에 문외한인 내게는 전혀 몰랐군!하는 감탄과 함께 시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그리고 최영미 시인의 이런 이야기는 정말이지 두팔 벌려 환영.


    나룻배는 누구이고 행인은 누구일까. 교과서에서 배운 「님의 침묵」처럼 혹시 어떤 심오한 상징이 숨어 있지 않나? 묻지 말고 그냥 지극한 짝사랑의 토로로 봐도 무방하다. 민족이니 불교사상이니 하는 관념을 갖다대어 분석하려 들지 말고, 만해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을 버리고 상식의 차원에서 음미해야 시의 참맛이 우러난다고 나는 믿는다.


    시인이 이런 말을 해주니, 앞으로 시 읽기가 더 편하고 즐거워질 것 같다. 적어도 최영미 시인의 시집만이라도.


    그래서 앞서 나와 별로 교감을 나누지 못했다고 말했던 그녀의 시집들을 다시 펼쳐보고 싶어졌다.


    검은 교복을 입고 글자들을 먹어치우던 그 시절의 그녀처럼 내가 시에 빠져드는 날은 없을지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시 한두 편이라도 늘 마음에 담고 소리내어 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시집을 통해 시가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는 언제나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 [내가 사랑하는 시] 시 속에 담겨있는 따스한 감성에 빠지다. 문학·책,내가사랑하는시,최영미,시,비이,리뷰
    비.. | 2010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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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짧은 시, 긴 여운, 감동은 하루를 살게 한다.       중, 고등학교 때 가장 시를 많이 읽었다. 시인들이 속삭이는 언어에 귀를 기울이면, 하나의 풍경이 떠오른다. 시어에 울고, ...
     
    #  짧은 시, 긴 여운, 감동은 하루를 살게 한다.
     
      
      중, 고등학교 때 가장 시를 많이 읽었다. 시인들이 속삭이는 언어에 귀를 기울이면, 하나의 풍경이 떠오른다. 시어에 울고, 웃고, 분노하고, 아파했다. 통찰력 있는 표현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상의 풍경을, 시인은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 했었다. 가장 짧은 언어로 세상의 풍경을 이야기하는 시가 좋다.
     
      최영미 시인을 책으로 처음 만난 건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아니였다. 『시대의 우울』에서 렘브란트를 찾아 헤매는 여정 속에 드러난, 시인의 솔직하고 독특한 감수성이 그이와의 첫 만남이였다. 『화가의 우연한 시선』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에 끌렸다. 시인의 감수성을 키우기까지, 저자가 만난 55편의 시가 모였다. 시를 쓰지는 않더라도 인생을 보다 깊고 풍부하게 향유하기를 바라는 글에는, 시가 많이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세월이 지나도 다시 낭송했을 때, 처음 만났을 때의 여운과 감동이 그대로 살아있는 시가 좋은 시라 생각한다. 인생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모든 이를 만족하는 좋은 시보다는, 각 개인에게 더 절실하게 와 닿는 시가 있다 생각한다. 다양한 시들을 접하다보니, 영감을 주는 시에 눈길이 간다.
     
     
    # 차와 함께 시인과 담소를 나누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시 한 편을 읽는다. 생각에 잠긴 후, 시인의 글이 주는 여운에 대해 글을 쓴다. 시를 바라보는 저자의 글을 읽고, 남은 마음의 흔적을 글로 담는다. 저자와 한 테이블에서 찻잔을 마주하지 않지만, 글의 흔적들을 통해, 담소를 나누는 기분이다.
     
      진짜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거짓말이라 표현한 「불행한 우연한 일치」에는 웃음이, 「여행 길에 병드니」라는 하이쿠에는 애절함이 남아있다. 김수영 시인의 「눈」에서는 천진함을 느꼈고, 마음이 맑아졌다. 사랑을 잃고, 더듬더듬 빈집에 갇혀버린 애련한 상실의 마음이 담긴 「빈 집」에서는, 생각을 마쳤을 때, 차가 식어있었다.
     
      낭송했을 때, 울림을 주는 시가 좋은 시라 생각한다. 읽자마자, 풍경이 그려지고, 생각이 달라진다. 감정이 움직였던 시와는 즐거운 데이트를 한 기분이다. 저자가 따로 남긴 글을 읽어서야 시어가 그려진 풍경과 의도가 느껴지는 저자의 글과의 만남은 시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만나 좋았다. 적어도 시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세상이 삭막하진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를 쓰는 시인과 시를 읽어주는 독자가 있는 사회에서는, 작은 촛불처럼, 희망의 불씨가 남아있다 믿는다.
     
      시인과 함께 시를 읽는 일은 즐거웠다. 한 호흡에, 읽기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 마음의 변화를 주고 싶을 때 읽으면 좋다. 한동안 서가에 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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