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2009-11-15
12,000원 | 264쪽 | 210*150mm
종합평점 : 4.4 ( 4 명)
<사람 풍경> <천 개의 공감>에 이은 김형경의 심리 에세이 3부작 완결편 <좋은 이별>. 자신의 심리 치료 경험과 정신분석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두 권의 심리 에세이를 펴낸 소설가 김형경이 인간의 마음과 관계의 문제를 탐구해오던 지난 몇 년간의 여정을 종합하는 주제로 \'이별\'을 택했다.

이별 이후의 슬픔을 극복해내는 과정인 \'애도\'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의 모든 영역을 두루 체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별에 대해 말하지 않는 문화가 우리의 이별 과정을 더 고통스럽게 하고, 그 후유증이 자신은 물론 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생각으로 이별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행동의 모든 층위를 세밀하게 그려 보여준다.

책은 총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이별을 말하지 않는 문화가 낳은 병적인 현상들을 실제 인물이나 문학작품 속 인물을 통해 지적하며, 상실이나 결핍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충분히 슬퍼한 뒤 그 속에서 빠져 나오는 \'애도\'가 슬픔을 치유하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제안한다.

이어지는 2, 3, 4장에서는 이별 후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과 행동을 단계별로 설명해 독자가 이별 후 자신이 보인 반응을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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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1장 사랑의 다른 이름, 좋은 이별
2장 돌아오지 못한 마음, 사랑은 그 자리에
3장 거두어온 마음을 어디에 둘까
4장 이제 나는 행복을 노래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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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의 한 마디

상실과 애도를 책을 주제로 잡은 것은 그것이 정신분석적 심리 치료의 핵심 개념이기 때문이다. 개인적 사회적 병리의 모든 원인은 사랑을 잃거나 소중한 대상을 상실한 후 그 감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이별할 때 취할 만한 방법들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세상에 통용되는 몇 가지 지침들은 오히려 마음을 더 병들게 할 뿐이다. 이즈음 정신분석과 심리학은 공히 애도를 마음치료의 핵심 개념으로 제안한다. 오래된 상실에서 비롯된 마음의 문제는 뒤늦게 애도 작업을 잘 진행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잃은 대상을 뒤늦게라도 마음에서 떠나보내는 일은 또한 개인적으로 변화, 성장하는 소중한 방법이기도 하다.
  • 좋은 이별 이별,애도,심리,에세이
    세상모든 | 2009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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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이별>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혈연과의 이별, 친구와의 이별, 영원한 이별, 잠깐 스치고 지나는 인연과의 이별,,,, 세상에는 사랑만큼이나 많은 이별의 모습이 존재한다. 이별이라... 그것도 좋은 이별...

    <좋은 이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혈연과의 이별, 친구와의 이별, 영원한 이별, 잠깐 스치고 지나는 인연과의 이별,,,, 세상에는 사랑만큼이나 많은 이별의 모습이 존재한다. 이별이라... 그것도 좋은 이별이라....  첫 느낌은 상당히 좋았다. 좋았던 첫 느낌이 끝까지 흩어지지 않고 모아져 내 안에 머물렀으면 좋으련만 독서 내내 감정의 편린들이 왔다갔다 춤을추는 기분을 느꼈다. 어디서였을까... 어느 부분을 읽어가며 주체할 수 없는 혼란이 밀려와 책을 침대위에 탁... 하고 내려놓아버렸다. 만 하룻동안 생각조차 나지 않던 애도심리에 관해 곰곰히 혼자 생각해본다. 아.... 나도 이별을 옳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구나... 상실의 아픔을, 이별의 고통을  내 안 어딘가에 꽁꽁 감춰두고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밀려와 다시 책을 읽어갔다. 내 심리상태는 나도 잘 모르겠다. 저자가 겪었던 그런 종류의  중증 우울증을 겪어본 일도 없고, 본문속에 언급된 수많은 문학작품속 애도심리를 이해할 겨를이 없었다. 그저 내 안에 침체되어 있던 순간을 포착하기에 빠쁠뿐,,, 왜 감추어진 무엇인가가 있으리라 생각했을까? 왜 이렇게 복잡한 느낌이 드는 걸까? 아직도 꺼내어 놓기 두려운 무엇이 내게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해야하나? 에메모호한 상태로  그렇게 중반부를 넘다보니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김형경 저자님은 <좋은 이별>을 통해 애도 심리를 말하고 있다. 이별을 하되 잘 하는 것,슬픔을 강인함 뒤에 억누르려 하지 않는것, 슬픔과 상실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 어린 시절에 머물 고 있는 내면의 자기를 함께 떠나보내는 일이 애도 작업이라 말한다. 동양인의 특성상 우리는 애도 작업을 내면에 꽁꽁 감춰둔다. 슬픔을 토로하면 나약한 인간인양 비춰질까 싶은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보여진다. 이러한 부분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남성들이 군대 이야기에 몰입하는것, 사랑하는 강아지를 품에서 떠나보냈을 때의 상실은 말 하면서도 이별의 순간을 말하지않는것 또한 이런 맥락으로 이해한다. 그런가......? 애도 작업을 잘 이행하면 자기 자신을 잘 알아볼 수 있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으며 자기를 알아볼 수 있으면 타인도 잘 알아보게 되어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능력이 커진다는데 애도 과정이 그렇게나 중요한 것이었나..놀랍기도 했지만 그럴수도 있으리란 생각이든다. 혼자 힘으로 이별 혹은 상실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을 겪어가며 내면을 단단히 만들 수 있으리라..

    이별,상실,폭력,애정,, 상황은 다르지만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애도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이별>은 네 단계를 거쳐 애도를 말하고 있다. 애도의 개념과 발전과정을 여러 사람들의 사례와 문학작품 속에서 찾아볼 수 있고, 간간히 저저님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곁들여졌다.  이후 나머지 두 단계는 애도 심리를 겪어가는 과정, 억누르거나 회피했을 경우의 사례들을 볼 수 있으며 슬픔이나 상실을 이해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해야 할 지침 비슷한 것들로 채워진다. 그리고 마지막은 애도 과정을 거친 후 치유되는 과정과 변화가 담겨져 있다. 좋은 느낌으로 책을 접했고, 혼란을 경험했으며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나를 찾아보기를 원했지만 희뿌연 안개를 마음 한가득 품은 느낌이다.

  • 이별을 잘 겪기 위한 안내서
    린넷 | 2009년 12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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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도 이별을 피해갈 수는 없다. 물론 사람에 따라 더 많은 이별을 경험하고 더 적은 이별을 경험하는 횟수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가족간의 이별이든, 연인간의 이별이든, 동료간의 이별이든.. 사람...
     

    어떤 사람도 이별을 피해갈 수는 없다. 물론 사람에 따라 더 많은 이별을 경험하고 더 적은 이별을 경험하는 횟수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가족간의 이별이든, 연인간의 이별이든, 동료간의 이별이든..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어떤 이유에서건 이별을 경험한다. 이별은 아픈 상처이지만 그 상처는 누군가와의 관계의 증거이며 내 마음에서 넘쳐났던 애정의 표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별을 어떻게 겪어내느냐가 그 다음의 관계와 그 다음의 나의 마음을 다듬는 또 하나의 연장이 되기도 한다.





    좋은 이별이란게 있긴 하니?


    <좋은 이별>은 사실 제목만으로는 뭔가 미심쩍은 느낌을 전달한다. 이별은 분명 상처이고 아픔인데 그런 이별이 좋아봤자 얼마나 좋겠는가. 아무리 좋아도 이별은 이별일 뿐이고, 결국 좋은 이별이란것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 제목. 그래서 <좋은 이별>은 어딘지 모르게 조금은 먼듯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가 될 것 같은 생각을 가지게 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좋은 이별>을 펴들기 전 <좋은 이별>의 첫인상이었다. 약간의 호기심과 약간의 반감, 그리고 그안에서 어쩌면 정말 좋은 이별을 찾아낼지도 모른다는 아주 약간의 기대를 안고 책을 펴들었다.





    이별에서 나를 구해내라.


    <좋은 이별>은 이별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전한다. 그리고 한 두 번의 이별을 경험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별을 충분히 잘 겪어내고 난 다음 이별 뒤의 나의 모습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길을 안내하기 위해 쓰여진 안내서이다. 술픔을 내색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이겨내는 것이 사실은 이별을 잘 겪어내는 것이 아니며 그러한 잘못된 이별의 경험은 훗날 당신의 감정을 굳게하고 상처를 향해 고개조차도 돌리지 못하게 한다고 <좋은 이별>은 말한다. 그러니 당신은 당신의 이별을 잘 겪어내고 그 이별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인생의 한 고비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 바로 <좋은 이별>이다. 물론 따지고 보면,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책들은 많았다. 하지만 <좋은 이별>이 조금 다른 이유는 짧은 몇줄의 말로 이별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슬픔은 창피하지 않다. 아플때에는 아프다고 말하라 등의 그저그렇고 뻔한 이별에 대한 충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같은 이별을 똑같이 경험하고 때로는 더욱 큰 상처로 남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이별을 돌아보고 나는 어떤 경우에 속하는지 진단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데에 있을 것이다. 너의 지나간 이별에는 신경쓰지 말고 이제부터 잘하라는 막연한 말이 아닌, 너의 이별이 이런 모습은 아니었는지를 먼저 묻고, 그것은 너만의 아픔이 아니며, 그보다 더 깊게 아팠던 사람들도 있었노라고, 그러니 그 이별의 상처를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주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별의 모습을 마주보고 그 이별을 충분히 겪고 난 다음에야 당신은 그 이별을 조금은 더 침착하게 마주 볼 수 있을것이라고 말이다.





    좋은 이별을 충분히 겪기 위해 나를 찾는 것 부터 시작하게 한다.


    <좋은 이별>안에 담긴 무수히 많은 이별의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실제로 그 안에서 나의 모습도 발견했다. 이별을 겪어낼 자신이 없어 스스로의 감정을 무덤덤하게 만들고 그 이후에는 이별이 될 수 있는 것들에게 감정을 나누어주지 않는 모습, 그리고 언젠가부터 무슨일에나 눈물이 없어, 친구들에게 피도 눈물도 없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 그런것들이 모두 책 속의 누군가에게 있던 나의 모습들이었다. 아마 수 많은 <좋은 이별>속의 이별의 모습들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이별을 맞딱드렸을때 보였던 이별의 후유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상처들이 후에 나에게 어떤 모습이 되어 딱지가 되어 버렸는지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것부터 <좋은 이별>은 시작하라고 했다. 내 모습을 그 안에서 찾았다면 이제 그 안에서 해야할 일은 그들에게 내릴 저자의 작은 처방들을 읽어볼 차례이다. 물론 책을 한 권 읽는다고 해서 오랜시간 외면했던 이별을 겪는 나의 행동습관이 한순간에 확 바뀌지는 않을 테지만 적어도 한가지는 달라지지 않을까? 바로 그런 나의 모습이 나에게 옹이가 되어 오랜 흉터로 남는 다는 것 말이다. 아마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나는 <좋은 이별>을 겪어내는 첫 단계를 순조롭게 밟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 강에 가서 말하자 심리에세이,이별,애도
    들풀처럼 | 2009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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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에 관한 절절한 이야기가 넘쳐 나리라 기대했었다. [좋은 이별]이라니…. 세상에 좋은 이별이 어디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한번 만나 보자는 생각이었다. 이별이 가져다준 상처를 보듬고 ...
    이별에 관한 절절한 이야기가 넘쳐 나리라 기대했었다. [좋은 이별]이라니…. 세상에 좋은 이별이 어디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한번 만나 보자는 생각이었다. 이별이 가져다준 상처를 보듬고 다듬어 남은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은 어떠할는지…. 무척이나 궁금한 책읽기였다.

    우리가 만나는 이별은 크게 나누어 두 가지다. 죽음으로써 떨어지는 이별과 서로의 만남이 끝남으로써 갈라서는 이별이다. 어느 쪽이든 살아남은 이에겐 큰 상처가 된다. 그리고 그 상처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이별이 '좋은 이별'이 될 수도 있음을, 되도록 이끌어가야 함을 지은이는 차근차근 상세하게 일러준다.

    최근에 학계에서 정설이 되어가는 이론이 있다. 만 12세 이전에 사랑하는 대상을 잃거나 사랑의 감정을 박탈당하면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문제를 안은 채 청년기를 무사히 넘긴다 하더라도 중년의 입구에서 정신이 붕괴되는 중증 우울증과 맞닥뜨리게 된다. (36)

    어릴 적 받은 상실감은 평생을 간다는 말, 어릴 때 부모님을 잃거나 큰 아픔을 겪고 나면 키도 자라지 않고 몸도 정체된다는 이야기가 사실임을 나는 안다. 아우 녀석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다행히 녀석은 엇나가지 않고 잘 자라 주었지만, 키도 몸도 그다지 자라지 않았다. 평균 이상으로 자란 나나 누이동생과 비교하면 말이다.

    그런데 이별을 겪는 과정 중에 아무리 슬퍼도 눈물은 따로였다. 나의 경우만 하더라도 대학교 2학년 때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보다 3학년 때 지도교수님 돌아가셨을 때 더 많이 울었었다. 책을 읽다 보니 어머니의 죽음은 내면으로 잠재되어 두고두고 샘솟는 슬픔으로 머무르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교수님의 죽음은 집단심리와 관련이 있었음도….

    울음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눈물은 한 사람의 가장 위대한 용기, 고통을 참고 견딜 수 있는 용기가 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 빅터 프랭클 (212)

    하여 이 책을 통하여 죽음이든 사랑이든 아픈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에 따라 우리의 남은 삶이 많이 달라질 수 있음을 조금 더 알게 된다. 각 이야기의 장마다 Recipe라는 처방전이 우리에게 소개되는데 이 처방전만 제대로 따라 하여도 적지 않은 위로가 되리라. 예를 들면 '애도 일지 기록하기', '중요한 결정은 뒤로 미룬다.' 와 같은 조언들과 멈출 수 없는 슬픔의 감정 속에서도 '통제할 수 없는 일은 내버려두기', '용기 있게 살아가기' 등을 실행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쏟아지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할 때에도 우리가 믿고 의지할 무언가는 없을까? 지은이는 거기에 대하여도 답을 건네준다. 어쩌면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약'이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라는 이야기, 그리고 이별에 대한 집착과 환상 등을 버리라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까 감정의 흔들림과 통제 불능에 대하여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로 대처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나날의 삶에서 신성을 찾는 일은 대체로 더하기보다는 빼기의 문제였다. - 라마 수리야 다스 (251)

    '강에 가서 말하기'(252)라는 지은이의 처방을 보면 '떠난 사람을 마음으로부터 떠나보내는 자기만의 의식'을 '강이나 산, 무덤 등'에 가서 치르고 '모든 과거를 그곳에 두고 오'라고 한다. 그렇게 아픈 추억들을 어떤 곳에 묻는 것이 자신의 기억 속에 잘 재워두는 것이리라. 지은이가 직접 겪었던 우울증과 그 극복 과정도, 이별을 제대로 다루는 법에 대한 여러 가지 처방전도 조금은 놀랍고, 많은 도움이 되는 이야기이다.

    그래,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위로받고 싶은지도 모른다. 이런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치료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니 말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우리도 '강에 가서' 이야기를 하자. 답답한 마음이든 하소연이든 떠나보내자. 그 강에 나도 너도 서 있을 테니….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 황인숙, <강> 전문



    2009. 12. 5. 가을에서 겨울로 달려가는 밤입니다. ^^;

    들풀처럼

    *2009-246-12-04


    *책에서 옮겨 둡니다.

    우리는 대체로 머리로는 죽음을 이해하지만 그것을 가슴으로 내려 보내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 멀쩡하게 장례를 치른 다음, 한두 주나 한두 달쯤 지난 후에야 비로소 머리에 있던 상실감이 가슴으로 내려온 것을 알아차린다. (56)

    다른 편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통과하는 것뿐이다. - 헬렌 켈러 (68)

    저 모퉁이를 돌다가 무슨 일을 만날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야. (141)

    멀리 떠나는 사람들은 먼 길을 돌아와서야 비로소 알아차린다. 그렇게 해도 마음의 문제, 삶의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145)

    상담 치료의 핵심도 내면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이다. 언어는 모든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온건한 방법이다. (217)

    술자리가 어김없이 2차 노래방으로 이어지는 이유 역시 노래를 통한 간접적인 자기표현이 목적이었다. (226)

    동일시, 내면화, 통합은 이별 후 시행하는 애도 작업의 도구만은 아니다. 그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영원히 사용 가능한 유용한 생존법이자 성장 방법이다. ~ 성장을 통해 우리 내면은 관대하고, 강하고, 아름다워진다. (261)

  • 당신의 이별을 치유해 드립니다
    깊은슬픔 | 2009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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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상처가 어떻게 책으로 치유가 되니? 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에게 나는 김형경 작가의 작품들을 추천한다. 너무 그렇게 티내지 마. 세상에 상처받은 사람이 너 뿐이니? 하고 반문하는 것 같은 그녀의 소설속 주인공...

    내 상처가 어떻게 책으로 치유가 되니? 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에게 나는 김형경 작가의 작품들을 추천한다. 너무 그렇게 티내지 마. 세상에 상처받은 사람이 너 뿐이니? 하고 반문하는 것 같은 그녀의 소설속 주인공들을 만나며 나 또한 큰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다. 세상의 아픔을 혼자 껴안은 것마냥 괴로운 이들에게 김형경 작가의 책은 어김없이 치유의 근거가 되어준다. 그녀의 에세이는 처음이지만 대학 때 함께했던 그녀의 소설들은 늘 밤을 뒹굴게 만들었고, 친한 언니와 학교, 집을 오가는 길에 늘 대화의 물줄기가 되어주었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과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는 특히 좋아하는 작품인데, 소설 속 주인공들의 상처와 아픔 그리고 치유는 이상하게도 여느 소설들과는 다르게 마치 내 이야기인 것마냥 가깝게 느껴졌다. 그녀의 심리 에세이 중 완결편이라는 세 번째 작품. 나는 그녀의 심리 에세이와는 만나자마자 이별인가 보다. 주제는 애도, 제목 또한 <좋은 이별>인 걸 보면.


    TV를 켜면 질릴 때까지 볼 수 있는 온갖 종류의 드라마들 속에서 가장 빛나는 이야기는 역시 사랑과 이별이다. 모든 이야기는 사랑에서 시작해서 이별로 끝난다. 나는 가끔 궁금했다. 어떻게 이별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을 수가 있는지. 그러고보면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만남과 이별의 순환반복으로 이뤄지는 거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김형경 작가가 풀어놓는 좋은 이별이란 무엇일까. 나 또한 잘못된 이별로 큰 상처를 받고 오래 아파하는 친구를 봐온 탓에 도대체 사랑과 이별이 왜 그토록 사람을 아프게 하는 건지 궁금하다. 만남과 이별에 대한 슬픔에 관한 한, 나는 굳이 연인까지 들먹일 필요가 없다. 스무살 이후 줄곧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데, 당시 잠깐 집에 머물다 곧 어딘가로 갈 예정이던 새끼 강아지가 장염으로 고생한 적 있었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면 새끼 강아지에게 장염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 것이다. 토하고 설사하고 쓰러져있는 며칠간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기분은 때로 절망적이기까지 했다. 어느 순간, 갑자기 힘이 난 강아지가 몸을 일으켜 내게로 걸어오는데 기뻤던 나는 당장 물이 든 젖병을 입에 물리고 물을 한방울 흘려주었다. 고개를 흔들며 캑캑거리던 강아지는 나에게 안긴 채 그렇게 죽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준 물 한 방울 때문에 그 녀석이 죽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그 강아지 때문에 간혹 너무 맘이 아프다. 정말 내가 준 물 때문에 그 녀석이 죽은걸까?


    세상에 아픈 이별은 너무나 많다. 가족, 연인, 친구의 죽음은 상실의 상처로만 봤을 때, 남은 사람을 우울증과 어둠으로 넣을 수 있는 가장 큰 이별이기도 하다. 굳이 죽음이 아니더라도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이별.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물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다시는 닿을 수 없는 심리적 거리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사랑하는 연인의 이별은 지인의 죽음 못지않게 큰 상처가 된다. <좋은 이별>은 그러한 상처와 치유를 잘 설명해주는 수많은 문학작품과 함께 한다. 또한 여동생을 잃은 슬픔의 상처를 가졌던 어린 부시와 히틀러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카뮈의 <이방인>,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인 뫼르소와 홀든이 각각 살인과 방황을 일삼은 것 또한 어머니와 동생을 잃은 상처 때문이다. 살인과 방황은 그들이 스스로 고안한 치유법이었다. 유명한 시구를 제목으로 삼고, 유명한 문학작품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면의 상처와 그 극복법을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책, <좋은 이별>은 상처를 드러내는 것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말한다. 상처입은 사람이 상처를 숨기거나 드러내지 않은 채 오랜 시간 방치되면 언젠가 그 상처가 복합적으로 터져나올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상처를 입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스스로 상처와 이별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상처를 내면에 간직한 상태는 '슬픔'이고, 상처를 겉으로 표출하는 상태는 '애도'라고 한다. 상처를 받았을 경우, 슬픔에서 애도로 변형시킬 줄 알아야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고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 좋은 이별. 어쩌면 좋은 이별이란 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좋은 이별을 할 수 있는 주체는 바로 자신이다. 때로는 갑작스럽게, 때로는 서서히, 때로는 아주 예의없게 우리는 이별하며 살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한 수많은 경우,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이별하면서도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 헤어지는 연인에게는 조금만 의리가 있었으면 좋겠고, 갑작스러운 이별에 대처할 수 있는 용기를 길렀으면 좋겠다. 행여 너무 너무 슬픈 이별을 경험한다 해도, 자신을 사랑하는 건 자신이어야 한다. 노래와 글과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과 타인과 소통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좋은 이별을 겪기 위한 혼자만의 방법일 수 있다. 좋은 이별의 용기는 오로지 자신의 튼튼한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언제나 나 자신 아니던가. 그렇게 생각해보자. 이별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이라고. 어차피 해야 할 이별이라면 잘 떠나보내고 또 다른 만남을 기다리자고.

  • [좋은 이별] 참 좋은 사람, 당신을 떠나보내는 일은 힘이 듭니다 문학·책,좋은이별,김형경,비이,리뷰,책,심리치유,에세이,사랑의다른이름,
    비.. | 2010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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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분석과 일반인의 거리를 좁혔던 그녀, 애도에 주목하다.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은, 즐겁다. 주위 사람들에게 소리쳐 자랑한다. 이별은 꼭꼭 숨기거나, 혼자서 견뎌내며, 힘들어한...

     


    # 정신분석과 일반인의 거리를 좁혔던 그녀, 애도에 주목하다.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은, 즐겁다. 주위 사람들에게 소리쳐 자랑한다. 이별은 꼭꼭 숨기거나, 혼자서 견뎌내며, 힘들어한다. 추억이 많고, 행복했던 시간이 길수록, 이별후의 힘겨운 시간은 오래간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이 출간된다. 이별을 잘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찾기 어렵다. 이별이란 단어만 생각해도, 마음이 아프기 때문일까? 종기가 생겼을 때,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더 큰 병으로 커지듯, 이별 후의 감정을 외면하거나 방치하면, 몸과 마음은 더 힘들어진다. 저자는 『사람풍경』과 『천개의 공감』으로 정신상담과 정신분석이라는 일반인이 가진 편견의 벽 너머의 세계를 이야기했다. 다시 돌아온 그이는 상실 이후, 애도에 주목한다.
     
     
    # 참 좋은 사람, 당신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사랑의 다른 이름, 좋은 이별이라는 말이 처음엔 어색했다. 이별은 아픈건데, 좋은 이별이 가능할까? 좋은 이별은 서로 원만하게 이별을 통보하고 끝내는 쿨한 이별이 아니라, 그와 이별한 후에 생기는 마음의 응어리, 감정들을 애도작업을 통해  치유하고, 떠나보냄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키우는 과정이라 저자는 말한다.
     
      이별 직후, 생기게 되는 마비, 부정, 분노, 그리움, 환상, 미화까지 다양한 감정들이 나쁜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기 위해 치러야 할 과정이라 저자는 이야기한다. '놓친 열차는 아름답다', '나는 님을 보내지 않았습니다'등의 이별 후의 감정을 잘 포착한 가려뽑은 시구절에, 이별의 고통이 가슴에 전해진다. 저자는 감정에 빠진 상황을 극복하는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감정의 상태를 인정하고,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말미에 recipe라는 이름으로 조언한다. 자신의 경험으로 시작하는 저자의 솔직함에, 힘든 이별의 순간이, 나만 겪는게 아니라서 든든했다.
     
     
    #  마음은 거두어 들었지만, 갈 곳이 없네.
     
     
      돌아오지 못한 마음이 주는 부정과 그리움, 환상 등의 과정을 지나고 나면, 마음은 거두어 들었지만, 둘 곳이 없어 방황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자기애와 조증, 떠돌기, 대체대상 사랑하기 등 어찌할지 모르는 시간과 감정 역시, 저자는 상실을 극복하는 애도의 시기를 지나는 자연스런 과정이라 이야기한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몸의 증상, 특히, 식습관과 관련된 현상이 나타난다는 부분에 많이 공감했다. 어떤 이는 그가 떠나갔는데 밥이 넘어가느냐며 거식증에 걸리고, 다른 이는 꾸역꾸역 먹다가 폭식증에 빠진게 된다는 설명을 이해했다. 심리학과 정신분석에서 바라보는, 유아기때 상실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을,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몸의 감각으로 경험하고, 몸의 반응으로 표출한다는 부분에 고개를 끄덕였다. 의식에서 기억나지 않는 유년시절부터 쌓인 내면의 감정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았다.
     
     
    # 애도 작업의 핵심은 슬퍼하기이다.
     
     
      몸이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우울증과 붕괴의 감정에 빠져있을 때, 극복과 치유가 시작된다는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 모든 감정이 다 사라져버린, 울음도 나오지 않는 절망의 지점이, 다시 희망을 안고 시작하는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울 수만 있다면, 마음의 병이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여성보다 남성은 울 수 있는 기회가 적다. 작은 일에도 분노하고, 마음에 담아두거나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슬픈 노래나, 실컷 울 수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마음을 달랜다면, 감정에 휘둘려 무기력해지는 상태에서 달라질거라 생각한다. 저자는 독서와 글쓰기, 노래부르기, 술자리 등,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이야기한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라는 기형도 시인의 절창을 다시 만나 좋았다.
     
      울지 못하는 마음에 병이 생기고, 무기력해지며, 살아가려는 의욕이 사라진다. 애도 작업의 핵심은 슬퍼하기라는 말처럼, 유대인들이 통곡의 벽에서 상실한 이를 배려하는 관습과 우리 문화에 남아있는 굿과 삼우제, 49제, 삼년상등이 잘 이별하기 위한, 오랜 지혜의 결과물이였다는 점을 소개한다. 애도의 관점으로 바라본, 다양한 문학작품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이방인』과 『수레바퀴 아래서』 등 다양한 작품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니, 더욱 흥미로웠다.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배웠다.
     
     
    #  정신분석과 심리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종교에 대한 신화도 사라졌고, 과학에 대한 엄밀함도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 21세기에 산다. 정신분석과 심리학은 자신의 감정상태를 알고 싶어하는,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이유를 알려주는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정신분석과 심리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도 않고, 애도작업을 보내고, 더 나은 자신이 된 시기 역시, 1-2년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자신을 관철하고, 분석하는 일을 지속했기에 가능했다 이야기한다.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희망과 꿈을 파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바라는 대중이 많은 시대에, 한계를 인정하고, 진솔한 책이라 생각한다. 그 분야의 전문가라면 하나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비전공자인 작가의 글이기에, 다양한 이론들이 소개되었다. 문외한이지만, 저자의 글을 이해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책을 읽었지만, 이별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허전한 마음을 채웠던 충만한 느낌이 사라진다는 생각은,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다. 소중한 누군가를 만났기에, 이별의 시간도 따르는 법이라고, 행복했던 그 시간들이 나를 살게 만들었던 소중한 시간임을 기억한다. 떠나간 그에게 집착하는 것보다, 그를 잘 떠나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그와 나,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감정의 노예가 아닌, 감정의 주인이 되도록 돕는 책이다. 좋은 이별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말을, 소리내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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