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8
15,000원 | 392쪽 | 223*152mm (A5신)
종합평점 : 4.2 ( 5 명)
대화가 절실히 필요한 2010년의 한국사회

한국사회는 갈등을 넘어 세대간, 계층간, 지역간의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여기고 있으며,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인식과 미래에 대한 염려의 원인으로 소통의 부재, 대화의 부재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사회과학 성향이 있는 인터뷰집인 이 책의 제목을 ‘우리 대화할까요?’(《쉘 위 토크》)라고 정한다. 왜냐하면 한국사회에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필요한지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화를 통한 설득과 타협은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그러기에 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사회는 이미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사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대화를 요구하며, 대화는 다양성을 전제로 한다. 만일 다양한 생각이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의심하거나 적대시한다면, 그 사회는 결코 앞으로 나가기 힘들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든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생각이 조금만 다른 사람들끼리도 적대시하고, 의심하는 사회는 앞으로 나가기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며,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무조건 비난하고 딱지를 붙이고 목소리를 높이는 방식은 이미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말랑말랑한 얘기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용은 더욱 깊이 있고, 단호하게 가져가되, 말하는 방식은 부드럽고, 차분한 방식으로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목소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내 목소리를 먼저 낮춰야 한다. 물론 자기 일신의 이익을 위해서 공동체 따위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기회주의자들과의 소통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궁극에는 그들과도 대화를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세대간, 계층간, 이념간 대립이 증폭되어가는 한국사회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쉽지 않다 할지라도 소통하고 대화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비록 시간이 걸리고 일이 ‘빨리빨리’ 진척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말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통을 통해서 서로를 끌어안는 사회로 나아가야

이 책은 2년 전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한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소통의 부재와 그로 인해 촉발된 갈등을 바라보면서, 사회 각계각층의 8명의 인사들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8명의 인사들은 이 책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김미화 _ 보통 사람의 눈으로 시사를 풀어주는 코미디 아티스트
김어준 _ 도전과 감정이입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랑가
김영희 _ 재미와 휴머니티의 조합을 추구하는 방송의 연금술사
김혜남 _ 다양성을 인정하라고 고언하는 인생 여정의 동반자
우석훈 _ 20대의 혁명을 꿈꾸는 현실주의자
장하준 _ 신자유주의 물결을 거스르며 사민주의를 제안하는 경제학계의 이단아
조한혜정 _ 만나는 인연들이 상생하는 돌봄사회를 실현해가는 행동가
진중권 _ 촛불집회를 넘어 웹 3.0시대를 바라보는 진정한 디지털 유목민

8명의 인사들에게 붙여진 또 다른 이름에서 우리는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보통 사람의 눈’, ‘도전과 감정이입’, ‘재미와 휴머니티의 조합’, ‘다양성의 인정’, ‘20대의 혁명’, ‘사민주의’, ‘상생하는 돌봄사회’, ‘디지털 유목민’이다. 보통 사람의 시각,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88만 원 세대인 20대를 비롯한 소외된 자들을 돌아보아 상생하는 사회, 디지털 미래사회를 지향하는 한국사회, 그것이 이념간,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의 대립과 갈등을 뛰어넘어 통합과 상생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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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_ 보통 사람의 눈으로 시사를 풀어주는 코미디 아티스트

내 편안함으로 시사 프로그램이 어렵다는 생각들을 깨줄 수 있어
절제하며 중립적이 되려고 노력해, 편파적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어
쌍방이 소통이 안 되고 극으로 치달아 안타까워
사회적으로 불합리하다고 생각될 때 발언하고 행동에 나서
정에 약해 수많은 단체의 홍보대사 일 맡아
<개그콘서트>, 선배로서 후배에게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었을 뿐
살기 어려운 여성과 비정규직, 안타까워 마음을 보태고 싶어

김어준 _ 도전과 감정이입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랑가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그냥 다양성을 인정하는 거야
공과가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시대 속에서 통시적으로 바라보아야
상담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정능력을 신뢰해주어 존중하는 것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은 삶을 박탈하는 것
유한한 삶을 산다는 의식으로 하고 싶어하는 것에 도전해야
변방의식, 자기비하 의식에서 벗어나야
선택의 누적분이 자신이다
연애에 있어서 남성성이 가진 미덕을 회복해야
좌우는 이념이 아니라 기질이야
진보도 잘 먹고 잘 살아서 다음 세대들의 롤 모델이 되어야
거대담론이 아니라 사소한 사적 분노로도 뉴스 가치가 있는 세상
부부의 유일한 해법은 문제해결 능력을 공유해 공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어
MB는 항구적 정서불안을 메시아 판타지로 극복해

김영희 _ 재미와 휴머니티의 조합을 추구하는 방송의 연금술사

현재는 언론민주화의 완전한 정착을 위한 진통을 겪는 과정 중
모든 방송의 판단기준은 반드시 국민이 되어야
방송장악, 권력의 입김은 유치한 발상
PD 재교육 시스템 구축을 위해 매진 중
재미와 휴머니티의 조합, 모든 프로젝트의 관건
모든 사안에 대해 대화해나가면서 행동에 옮겨야
방송도 권력, 권력을 가진 사람은 휘두를 때 조심해야
남북 언론교류, 가시적인 성과 기대하지 말고 계속 만나야

김혜남 _ 다양성을 인정하라고 고언하는 인생 여정의 동반자

오늘의 30대, 굉장히 의존적이고 연약하며 상처를 잘 받아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을 찾아야
예술과 같은 승화의 통로를 찾아야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정체성을 회복해야
최고가 아니면 실패라는 잘못된 교육, 다양성과 실패한 사람을 껴안는 사회가 되어야
집단의 문제를 개인화시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큰 병폐
자극을 추구하는 언론의 무책임
자신에 대한 확신을 잃어버린 세대
개인이 문화를 만들고 문화가 개인에게 영향을 주는 상호관계를 갖고 있어

우석훈 _ 20대의 혁명을 꿈꾸는 현실주의자

10대까지는 사회화되고, 20대가 되면 탈사회화가 되고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법치가 문제가 아니라 염치가 문제가 되는 시대
독재자는 이미 등장했고, 장기집권 체제도 갖추어져
토호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어
경계 밖에 있는 세력은 설 자리를 잃어
한국의 20대, 겁에 질려 있어
20대, 저항의 주체로서 자체 세력화가 필요해
대통령이 된 후에 프로그램이 없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돼
역사의 진보에는 희생이 따라

장하준 _ 신자유주의 물결을 거스르며 사민주의를 제안하는 경제학계의 이단아

내 역할은 처방이 아니라 화두와 대안 제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신자유주의 노선 추구해
격차가 나는데 FTA를 맺어서 잘된 나라 없어
파생상품으로 노벨상 받은 사람도 파생상품으로 망해
미국식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유럽식 보편적 복지를 만들어야
규제는 성장촉진에 있어서 필요한 2차적인 요소
현재의 경제상황, 불확실성의 요소가 많아 아무도 몰라
수정자본주의, 복지국가에 바탕을 둔 유럽식 사민주의가 필요해
무조건 하면 된다가 아니라 철저한 계산을 가지고 노력해야
불온서적 사건, 우리의 슬픈 현실
왜 이미 파산선고를 받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잘못된 목표를 놓고 경쟁시키며 개인이 잘못한 탓이라고 해
경기진작을 위해서는 부자감세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감세해야
노벨 경제학상, 이데올로기적 도구로 전락
경제학의 95퍼센트는 상식, 일반과 소통해야

조한혜정 _ 만나는 인연들이 상생하는 돌봄사회를 실현해가는 행동가

경쟁과 적대와 물질적 생산성과는 다른 원리로 움직이는 돌봄사회로 나아가야
20대가 스펙에 치여 상상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안타까워
서로를 가르치고 서로 다른 존재끼리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 확장해나가야
삶이 서로 북돋우면서 사는 것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가장 큰 힘
우리가 어떻게 더불어서 살고, 어떻게 끊임없이 시대를 배울 거냐를 가르쳐야
스스로 원하고 해결하며 자기 삶을 만들어가도록 사고하게 만들어야
10대의 촛불시위는 사랑의 힘에서 비롯된 우정과 화해의 공간
인류학은 자본주의 이전의 사회를 상상해서 대안을 만드는 것

진중권 _ 촛불집회를 넘어 웹 3.0시대를 바라보는 진정한 디지털 유목민

촛불집회는 이명박의 신유자주의적인 드라이브에 타격을 가한 것
국민들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경제예요, 대안을 내놓아야
민주주의 원리는 제대로 된 통치에 의한 설득, 설득에 의한 자발적인 복종이에요
결국 사람들의 의식이 진보적으로 전진해야
지금의 젊은이들은 자기 삶과 밀접한 데서 나오는 정치적 관심을 갖고 있어
촛불의 가장 큰 성과는 정치를 만나는 새로운 계급, 곧 디지털 계급의 등장
지식인이라도 자기 영역 이외로 넘어가면 대중, 이끄는 계급이 아니라 대중의 일원이 되어야
대중들은 칼라TV를 자기들의 아바타로 보아 동일시해
인터넷 시대는 수평적·자율적 커뮤니케이션, 언론장악은 시대착오
예술성 없는 기술, 상상력 없는 기술은 기능으로 전락
성장이냐 분배냐가 아니라 어떤 성장이며 분배냐가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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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jjolpcc | 2010년 0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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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고통의 비명은 그치지 않는데’ - 본문 6쪽 얼마 전 고등학생들과 수업 중에 잡담을 한 적이 있다. 이른바 이과계통을 공부하는 자연계 아이들이 수능시험 과학탐구 영역에서 ...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고통의 비명은 그치지 않는데’ - 본문 6쪽



    얼마 전 고등학생들과 수업 중에 잡담을 한 적이 있다. 이른바 이과계통을 공부하는 자연계 아이들이 수능시험 과학탐구 영역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 할 거냐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과학탐구 8과목 중 4과목을 선택하여 시험 준비를 하는데 대부분 아이들이 물리2를 선택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리2는 어렵기도 하거니와 점수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소수의 아이들만 물리2를 공부한다고 했다. 이공계 학과에서는 물리가 기본이니 될 수 있으면 물리2를 공부하는 것이 좋지 않냐 는 나의 조언에 아이들은 대뜸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냐며 물리 공부는 대학에 들어가서 생각해도 된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뭐라고 딱히 할 말이 없었지만 그래도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하려면 미리 해두는 것도 좋다고, 그러니까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물리2가 있는 거라고 둘러댔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입시가 우선이었다. 꿈, 이상, 희망, 열정 따위는 모두 대입 이후로 맞춰져 있었다.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게 해결되느냐라는 나의 질문에 대입이외의 다른 대안은 있냐고 아이들이 반문했을 때 어른으로서 할 말이 없었다.



    중고등학생들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명문대에 진학해서 돈 많이 버는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 다는 내용이다. 자신이 진정하고 싶은 일이나 꿈조차도 안정적인 직장에 매몰된 지 오래다. 자본과 돈의 논리가 아이들의 머릿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저 이 아이들이 자라 좋은 대학을 나와 정말 좋은 직장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아이들의 세속적인 꿈이 이뤄질 가능성이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여간 당분간은 다 죽었다고 생각해야 될 것 같아요.(웃음)살다 보면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을 텐데, 지금은 그 바닥은 아닐 거거든요. 지금 조급하게 마음먹으면 진짜로 삶의 최악을 만나게 될 텐데요. 덕목 하나를 얘기하면 지금은 침착함이 제일 중요한 때 같아요. 증오는 아무도 도와주지 못하고, 개인도 못 도와주거든요. 침착하게, 명랑하게 지내려고 하고, 전체적으로 다들 조금씩 움직이면 해법이 나오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본문 226쪽



    “최소한 그렇다는 거고요. 불황이 더 장기화될 수도 있고요. 솔직히 저도 모릅니다. 저만 모르는 게 아니라 아무도 몰라요. 최소한 할 수 있는 얘기는 일부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올 하반기부터 급회복해서 V자 상승곡선을 그릴 거라고 하는데, 저는 그것은 가능성이 거의 없는 얘기라고 보고요. (중략)” -본문 265쪽



    본질이 무시된 상태에서 원칙만 강조하게 되면 파시즘이 된다고 누군가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현 상태를 지켜보건 데 아이들 생각처럼 단순히 대입에 성공한다고 해도, 좋은 직장을 갖는다고 해도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다. 특히 못가진자와 없는 자들의 미래는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 삶의 수단으로 대학공부란 학원공부와 무슨 차이란 말인가? 오로지 대학을 위해 중요한 과목에 대한 공부를 접고 점수를 위해 쉬운 과목만 공부하는 것이 당연함으로 받아들여지는 교육현실은 암울한 미래의 전초가 아닐까? 국가 권력과 법, 그리고 경제까지 천천히 그들만의 형식과 틀로 거대한 테두리를 공고히 하는 현재 권력집단이 노리는 것이 바로 길들여진 인간상이리라.



    “이미 지금 파시즘이라고 하기는 무한데, 내가 보기에 지가 듣고 싶지 않은 얘기는 듣지 않는 무한권력을 누리는 게 절대군주라고 생각하는데, 이명박은 그렇게 되고 싶은 거야.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을 완벽한 상황을 짜고 싶은 거거든. 그게 사실 파시즘인 거지, 실제로 그리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그렇게 될 거냐, 그렇게 될 수는 없지.(웃음) 설혹 잠시 입을 다문다고 하더라도 내가 보기에 이명박이 임기가 2년 정도, 1년 정도 남기고 레임덕이 오는 순간......(중략)” -본문 107쪽



    『쉘위토크』는 대화를 통한 소통, 대화를 통한 세상 읽기를 진면목을 보여준다. 김어준, 김미화, 김영희, 김혜남, 우석훈, 장하준, 조한혜정, 진중권이라는 인터뷰이와 지승호라는 인터뷰이가 만들어낸 시대의 통찰이다.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다가 이런 유의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어설프고 알량한 지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크게 한 방씩 얻어맞는 기분이랄까. 뭐 그렇다. 결론은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단순히 일대일 토크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 할 수 있는 대화, 소통이 말이다.



    “그런데 하여간 대학생들이나 학계에서 하는 일들은 그만 좀 하고 싶고요. 진짜 일반 국민들하고 하는 교양 프로그램이나, 공공 도서관 같은 데서 조그만 강의를 맡는다거나 그야말로 더 바닥으로 내려가서 사람들을 보고, 연구하고 그런 일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좀 있어요.” - 본문 225쪽

  • 셀 위 토크 지승호, 인터뷰집, 시대의 창
    치카 | 2010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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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멀리 도는 얘기를 해보자면, 나는 아이돌 스타의 속성이라는 것이 자본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업적 상품일뿐이라는 생각을 한쪽에 품고 있었다. 그런데 아시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이 프로그램을 만들면...
    조금 멀리 도는 얘기를 해보자면, 나는 아이돌 스타의 속성이라는 것이 자본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업적 상품일뿐이라는 생각을 한쪽에 품고 있었다. 그런데 아시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이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몸을 사리지 않고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콘서트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날마다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는데, 인터뷰를 하거나 TV쇼를 진행하거나 잡지에 실린 대담을 보면서, 그것이 스타가 팬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노력하는 모습을 인정하고, 그들의 생각과 성격, 그들의 그 모습 자체를 받아들이고 좋아하게 되었다. 인간적인 실수와 실패조차도 비난에 앞서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을만큼.

    그래서 나는 인터뷰집을 좋아한다. 대화를 통해 소통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대립되어 있다 하더라도 정반합을 통해 한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테니. 더구나 내가 잘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의 인터뷰는 그들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들이 지향하는 세계와 사회의 변화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히 인터뷰이의 모든것을 끄집어내는 지승호가 인터뷰어라면 더 말할필요가 없다. 그의 말처럼 생각이 조금 다른 사람들끼리도 적대시하고 무조건 비난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방식은 이미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제는 상대방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면서 자분자분 부드럽게 말하지만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인터뷰집은 시기적으로 인터뷰를 한 시점에서 조금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서 좋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자신의 역할, 생각의 차이와 각자의 관심사가 다 다르지만 '쉘 위 토크'에서 대화를 나눈 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공통점은 그들이 모두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향하고 있고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코미디언이 시사프로그램을 한다는 모호한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었던 김미화의 노력은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일한다'는 말보다 그녀가 함께 아파하고 눈물흘리는 소외된 이웃을 향한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을 것이다. 딴지를 걸고 제멋대로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이는 김어준이지만 '인문학적 소양 있고 염치도 있고, 양식도 있고 자존심도 있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사소한 사적인 분노가 미디어적 가치를 갖고 이슈화 된다면, 염치있고 양식있는 사회를 이뤄낼 수 있는 역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 역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생각 아닐까.
    인터뷰 이후 실제로 지금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넘나드는 나눔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쌀집 아저씨 김영희PD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이 필요없을 것이다. 인간관계에 관한 심리학적 통찰을 책으로 펴낸 김혜남 역시 그렇지만, 경제학자 우석훈과 장하준 역시 혁명과 사회변혁을 이야기하고 경제학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기저에 깔려있는 것은 사회를 분석하고 변화를 예측하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향하고 있다.
    우정과 환대의 공간을 넓혀가며 서로 다른 존재끼리 소통을 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울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과 대안을 세우는 조한혜정의 실천력도, 촛불집회를 통해 얻은 성과와 한계, 경제적 성장과 분배에 대한 진보진영의 비전제시를 이야기하는 진중권 역시 더불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TV는요, 절대적으로 사람 얘기를 해야 됩니다. 사람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먹히지 않습니다. 사람 이야기를 진지하게 해야 됩니다. 그게 논문을 쓰라는 얘기가 아니고, 진지하게 접근할수록 웃기기가 쉬워요. 진지하게 접근할수록 재미있게 만들기가 쉽습니다. 진지하게 안하고, 재밌게만 만들려고 하니까 그걸 못 만드는 겁니다. 재미도 없고요.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들어가면 무조건 재밌게 만들 수 있습니다.(140)라는 김영희PD의 이야기는 단지 TV프로그램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얼마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현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생명을 파괴하고 자연을 거스르는 사업은 행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정부 실무진의 설명을 들어보았지만, 우리 산하에 회복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대규모 공사를 국민적인 합의 없이 법과 절차를 우회하며 수많은 굴삭기를 동원하여 한꺼번에 왜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욕심으로 인한 경솔한 개발의 폐해가 우리 자신과 후손에게 지워질 때, 이 시대의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에 정부는 대답이 없다.

    왠지 자꾸 코미디 프로가 떠오른다. 첫 대화 상대가 코미디언 김미화여서 그런걸까? '쉘 위 토크'라는 청유가 내게는 '대화가 필요해'라는 절박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대화가 필요해'는 김미화가 처음 기획해서 만든 개그콘서트의 한꼭지 이름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진짜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귀를 막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일뿐.

  • 제대로 된 대화의 장이 힘을 발휘해 주길
    술패랭이 | 2010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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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된 대화의 장이 힘을 발휘해 주길]     나에게 걸맞게 사회를 알아가야 한다는 것은 그 시대 국민으로써의 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솔직히 그동안 아이들 키우고 사회에 별다른 ...

    [제대로 된 대화의 장이 힘을 발휘해 주길]


     


     


    나에게 걸맞게 사회를 알아가야 한다는 것은 그 시대 국민으로써의 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솔직히 그동안 아이들 키우고 사회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기에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소식 정도만 그런가 보다 하고 접하기 일수였다. 사회과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지도 못했기에 그 어조나 상황에 대한 이해가 더딘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저녁밥을 지으면서 종종 틀어놓고 듣게 되는 김미화의 <생방송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 아침 6시에 아침밥을 하면서 듣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좋아한다. 한동안 mbc개편 시점에 시청자들의 호을을 얻던 몇몇 방송이 개편되는 일을 보았기에 김미화의 방송도 없어지는게 아닌가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듣는 사람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편향되지 않은 방송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경우 찬반을 떠나 그에 대한 호응도는 상당히 높아지는게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의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쉘위토크>는 인터뷰 형식을 통한 솔직한 대화를 통해 믿음직한 소통을 이끌어내었다고 생각된다. 인터뷰 형식의 글이 익숙하지 않아서 대화에 제대로 몰입할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지승호 라는 전문인터뷰어의 진행과 대담자들의 솔직함에 어렵지않게 읽을 수 있었다. 우선 지승호라는 인물도 내겐 낯설기 때문에 저자 약력을 살폈더니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했을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저서를 집필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민주주의의 위기가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라는 말에 절대 공감하면서 정치권에서 의미도 모른채 자주 사용하는 소통이라는 말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소통이라 함은 상대와의 쌍방간의 오가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기본사실을 무시한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실행하면서 자신들이 구상하는 허구화된 대중과의 소통을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하는 정부와 정치권이 이 책에서 보여주는 대화의 기술이라도 배웠으면 싶을 정도이다. 사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흑도 백도 아니다. 자신과 다른 목소리를 가진 사람과 대화하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상대를 색깔론으로 몰아붙이는 식의 대화에는 진절머리가 났다. 당리당략보다는 국민의 편에서 협상을 통한 해결점을 찾기를 원한다. 이제는 극단적인 자기 주장이 대중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대화를 통해 소통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진지한 모습을 갈구하게 된다. 이 책이 사회과학적 성향이 있는 인터뷰집이라고 했지만 저자의 의도대로 말랑한 제목때문에 부담감을 덜어주면서 대화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보통 사람의 눈으로 시사를 풀어주는 코미디 아티스트 김미화. 참 적절한 수식어가 아닐 수 없다. 시사에 어려움을 느끼던 주부로 이 말에 절대 공감하게 된다. 그가 시사에 접근하는 방식은 중도일 수밖에 없다. 편향적인 방송이 되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취하는 그의 태도는 당연하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한 것은 손석희나 김미화나 혹은 쌀집아저씨로 알려진 김영희pd 모두 대중의 입장에서 그들의 궁금증을 묻는 것이 일부에서는 왜 진보적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만 직성이 풀리는지...녹색운동을 하고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반정부주의자이고 좌파라고 하는 이상한 논리가 메스컴을 타고 당당하게 흘러나오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어이를 상실할 뿐이다.


     


     


    지승호라는 날카로운 전문 인터뷰어를 통해 김미와, 김어준, 김영희, 김혜남, 우석훈, 장하준, 조안혜정, 진중권 이들과의 소통과 대화의 장을 제대로 맛보았다. 일부 사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대화를 통한 소통의 기술이 좀더 만연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 사회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 하면서 기회주의자들이 판치는 대화의 장이 사라지는 날까지 제대로된 대화의 기술이 계속 힘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 침착하게, 명랑하게 인터뷰,지승호
    들풀처럼 | 2010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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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조금 허전한 느낌이 있었다. 그러더니 점심에 식탐을 냈고 결국 저녁 무렵엔 체하고 말았다. 먹고 소화하는 능력으로는 아직 20대라고 큰소리 치던 내 위에 탈이 생긴 것이다. 반나절을 앓다 겨우 일어났다. ...
    아침에 조금 허전한 느낌이 있었다. 그러더니 점심에 식탐을 냈고 결국 저녁 무렵엔 체하고 말았다. 먹고 소화하는 능력으로는 아직 20대라고 큰소리 치던 내 위에 탈이 생긴 것이다. 반나절을 앓다 겨우 일어났다. 이 모든 것이 '과욕', '과속', '자만'의 결과이리라.

    이번 주는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우리 시대의 지성인들을 8명이나 한꺼번에 만났다. 잠깐, 여기서 지성인이라는 표현을 감히 쓰는 까닭은 이분들이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적지 않은 이들의 역할 모델이거나 지친 삶을 쓰다듬고 어루만져 주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이기에 뭉뚱그려 '지성인'이라 부른 것이다. 학식의 많고 적음에 따른 호칭은 아니다.

    나와 동갑내기인 인터뷰어 '지승호'가 만난 8명의 '인터뷰이'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거칠게 요약하자면 '견딤'에 대한 '희망' 또는 '어루만짐'이다. 이 팍팍한 시대를 건너가며 살아가는 방향에 대하여 거창하게 제시하거나 주장하는 게 아니라 그저 '돌아보고', '기다리며' 함께 '견뎌내자'는 이야기이다.

    인생은 다 외로운 거지. 끝까지 책임을 지라고 하면 너무 억울한 거죠. (김미화) (41)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마라. 들어갈 시간도 없고, 들어갈 방법도 없다' (김영희) (131)

    제가 보기에 요즘의 문제가 혼자서 소화하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거든요. ~ 꼭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라~ (김혜남) (170)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임을 이들은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지금 우리가 있다. 흔들리며 부대끼며 말이다. 그래서 다른 이들이 들려주는 관계없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내게는 조금 쉬면서,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라는 이야기로 다가온다. 물론 각자의 논지가 명확히 펼쳐지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부분은 각자의 행동반경 혹은 저작물을 통하여 만나면 될 터이고 우리는 우리랑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듣고 위안을 받는 것이다.

    김미화의 부드러운 이야기와 김어준의 확신에 찬 말들, 김영희의 '재미'이야기도 좋고 우석훈, 장하준, 조한혜정, 진중권의 있어 보이는 말들도 좋다.^^ 하지만, 오늘 내 눈에 유독 다가오는 인터뷰는 심리학을 통하여 30대를 넘어 우리 시대의 삶을 쓰다듬는 김혜남의 이야기이다.

    당신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무언가에 미쳐 보는 경험을 해보라. 그것이 일이든, 취미이든 인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에 당신을 던져보라. 미치도록 무엇엔가 열중했던 경험이 훗날 무엇에도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또한 살아 있음의 환희를 당신에게 안겨줄 것이다. (김혜남) (191)

    자기계발서에 있음직한 이런 말들이, 길지 않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리라. 미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음을.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포기 하였던 그 수많은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해본다'는 말의 중요성을 안다. 정말 무엇에든 미처 지내본 경험이 있다면 우리는 지금 조금 더 수월하게 이 삶의 길을 건너고 있으리니….

    각자의 인터뷰 시기가 편차가 있다보니 시의적으로 어색한 부분도 간혹 눈에 띄지만, 평소 관심이 있던 인물들에 대하여 속살 깊은 이야기를 이처럼 깔끔하게 만나본 것은 큰 수확이다. - 이는 전적으로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의 능력이리니!- 앞으로 이들의 저작이나 활동을 지켜보고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하여 젊은이들이 이 책을 입문서로 받아들여 여기 소개된 8명의 삶과 학문 속으로 넓게 펼쳐 들어가면 좋겠다. 김영희 PD의 말처럼 '즐겁게' 말이다.

    좀 길게 보고 힘들더라도 웃으면서 즐겁게 살아야죠. 즐겁게 하는 거지. ~ 포기하지만 말고, 뚜벅뚜벅, 천천히, 길게 가다가 보면 조정기간도 거치면서 발전되어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영희) (154)


    2010. 3. 21. 밤, 그래요. 오늘도 '뚜벅뚜벅, 천천히, 길게' ~


    들풀처럼

    *2010-034-03-10


    *책에서 옮겨 둡니다.


    어쩌면 눈물이 가장 중요하고, 절절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소리 없는 말들에 귀 기울여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6)

    그런데 실제로 한 종이 어떻게 갈라지는가를 보면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그냥 다양성이야. (김어준) (55)

    사람은 자기가 선택한 것의 누적일 뿐, 그 선택에 대한 설명은 핑계고, 언제나 그 선택이 자기인 거라고 생각해. (김어준) (79)

    '재미라는 것은 무시되어야 될 가치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휴머니티와 거의 동등한 가치가 재미다. 인간은 재미라는 가치가 없으면 행동하지 않는다' (김영희) (137)

    '일단은 움직여라, 뭘 해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주변에서라도 머물러라. 그렇게 열심히 하면 누군가의 눈에 띌 거고, 기회는 다가올 것이고, 그 기회는 준비된 자한테만 오는 거고, 준비된 자만 잡을 수 있다' (김혜남) (186)

    인생은 결과가 아니고, 과정인데 ~ (김혜남) (187)

    저는 기러기 아빠처럼 이해 안 되는 것이 없어요. 사춘기의 아이들과 뿔뿔이 흩어져서 살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것이 가족이 아니거든요. (김혜남) (188)

    지금은 침착함이 제일 중요한 때 같아요. 증오는 아무도 도와주지 못하고, 개인도 못 도와주거든요. 침착하게, 명랑하게 지내려고 하고, 전체적으로 다들 조금씩 움직이면 해법이 나오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우석훈) (226)

    제가 얘기하는 복지는 유럽식의 보편적 복지예요. 누구나 다 세금을 많이 내고, 그 대신 누구나 그 혜택을 보는 거거든요. 돈 많은 사람은 세금을 더 많이 내고, 받는 혜택은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비슷하니까 상대적으로 보면 돈 많은 사람이 손해를 보는 거지만, 미국처럼 완전히 돈을 빼앗기는 체제가 아니죠. (장하준) (253)

    나는 이제 30, 40대 활동가 내부에서 혁신을 해야 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50, 60대는 좀 물러서서 그런 창발성이 나오도록 도와주어야 하겠지요. 조급한 것은 금물이지만 내부에서 조용한 혁명이 일었으면 합니다. (조한혜정) (323)

    핵심은 결국 사람들의 의식이 진보적으로 전진을 해야 되고, 그러지 않고서는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겪었잖아요. (진중권) (354)

  • 이제라도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지승호, 인터뷰
    영원한청춘 | 2010년 0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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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백하건데 나는 그동안 정치사회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먹고 살기 빠듯해도 나름 즐겁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고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가 항상 사회를 감시하며 쓴소리를 퍼부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TV...

    고백하건데 나는 그동안 정치사회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먹고 살기 빠듯해도 나름 즐겁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고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가 항상 사회를 감시하며 쓴소리를 퍼부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TV에서 국회의원들이 몸을 날리며 싸워대는 걸 보며 삿대질이나 하는 게 나의 역할이려니했었다. 그렇게 무심하게...


     


    그런데 이런 나에게, 정치현안과 나라 안밖의 반복되는 시끄러움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던 나였는데 언제부턴가 이건 아니다, 뭔가가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바로 촛불집회의 현장. 광우병 문제 때는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젊은 엄마들의 모습에서 충격을 받고, 장대비가 퍼붓는 곳에서도 아랑곳없이 추위에 떨면서도 촛불 하나에 온 힘을 실었던 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뭔가 우리사회가 잘못되고 있었음을 온 몸으로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상이 위태롭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정작 TV토론회에 나온 인물들은 자기 얘기만 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잡고 몰아넣기만 할 뿐 제대로 소통하고 이해하려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론 없이 돌고 도는 이야기 속에서 오히려 시민논객이나 급작스럽게 전화 연결된 시청자들이 뻥뻥 터트려주어서 고마울 지경이었다.


     


    그런 중에도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한 켠에서 자신들의 색깔 있는 목소리를 들려주어서 그나마 숨통이 좀 트인다고 해야 할까? 그 지식인들과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나보기는 힘들겠지만 이 책의 저자가 그 일을 자청하고 해주었으니 우리는 조심스럽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와 그들의 인식차이는 물론 공감대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8인의 명사들은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로 낯설지 않아 좋았고, 그들 각각이 자기만의 확실한 세계가 있기에 더 좋았다.


    다만, 어떤 부분에서는 좀 더 화끈하게 주장을 펼쳤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제의 본질을 슬쩍 지나쳐버린 것 같은 느슨함도 느껴져서 아쉽기도 했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타인의 생각이 이러하니 반대의 의견도 존중한다는 말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좀 더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반박을 해 주었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들이 눈에 띄어서 강한 임팩트를 받지는 못했다. 물론 어떤 부분은 속이 시원할 정도로 자기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난 곳이 있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기도 했지만 말이다.


     


    책을 읽는 동안 성숙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한 단면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속이 많이 쓰리고 앞날이 걱정되어 한숨부터 나올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나는 즐거웠다. 이들은 내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을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알려주고 있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잘못 생각하면서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던 내가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길잡이를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저 마다의 이익과 입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의 성격상 100% 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 당연히 여기저기서 제 목소리를 내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 제대로 대화 좀 해봅시다! 라고 제안하는 것이 가장 빠른 정공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쉘 위 토크? 인터뷰집, 지승호 김미화 김어준 김영희 김혜남 우석훈 장하준 조한혜정 진중권
    릴리 | 2010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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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전차남>을 보면 컴퓨터와 게임에는 능숙하지만 실제로 인간관계는 순진하다는 표현을  듣는 주인공이 우연히 전철안에서 치한으로 부터 한 여인을 도와주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보낸 선물에...
      영화<전차남>을 보면 컴퓨터와 게임에는 능숙하지만 실제로 인간관계는 순진하다는 표현을  듣는 주인공이 우연히 전철안에서 치한으로 부터 한 여인을 도와주게 된다. 하지만 그녀가 보낸 선물에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몰라 답답한 마음을 자신의 인터넷 공간의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들은  전차남의 행동하나 하나에 관심을 보이고 이래라 저래라 하지만  그들도 역시 가상공간에서만큼 현실에서는 그와 별반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세상이 빠르게 변한건 좋은 일이지만 그 변하는 속도만큼 인간대 인간의 소통에 있어서는 갈수록 뒤쳐지는 모습을 보여준 영화다. 

      通하셨습니까?

      떠뜨는 사람은 많은데 들어주는 사람은 전반적으로다 없는 세상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척하지만 그냥 흘려듣고 마는 그야말로 소통의 부재가 일반적이 되어버렸다.

      묻고 대답하는 인터뷰집으로 만난 <쉘위 토크>(2010.2. 시대의 창)의 인터뷰어인 지승호씨는 <희망을 심다>란 박원순씨와의 대담을 담은 책에 이어 두번째다.  무섭게 내지 날카롭게 허를 찌를 듯 하는 질문들이 아니라 그냥 술술 이어어지는 대화를 유도하는 전문적인 인터뷰 질문들이 인상적이었기에 사실 인터뷰어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여기에 나오는 모든 대담자들은  유명하고 또 현재 사회에 주목을 받는 이들이기에 말하는 데 있어 조심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김어준 총수는 예외) 워낙 요즘처럼 실시간 방송의 반응이 솔직히 즉각적이기에..

      이제는  영향력에 있어서 중심인 방송에 관한 김미화씨나 김영희 피디의 대화에서부터 신자유주의에 대한 우리나라가 처한 문제에 대한  우석훈교수와 장하준교수의 이야기, 그리고 여성,교육현실을 밑바닥까지 보여주듯 설명해준 조한혜정교수, 서른 심리학에게 묻다의 정신과읫사 김혜남, 이시대 대표적인 스타지식인이라 불리는 진중권교수, 그리고 이름자체가 명물인 김어준스럽다의 딴지일보의 김어준총수까지 어느 한사람 빠지지 않고 사회 전반의 관한 이야기가 한권에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동시대에 살고 있지만 남보다 먼저 눈을 들어 우리의 문제에 핵심을 꿰뚫어보는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하는 공통적인 시각은 우리가 한쪽으로 몰아가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냄과 동시에 다양성을 인정해야 함을 강조한다.

      우리는 그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정치문제라든가 교육에 있어서도 스스로 문제를 자각하기도 전에 그저 따라올테면 와봐하는 식으로 일방적인 끌림에 끌려다는 것 자체도 모르고 살아 왔기에 우리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P 176

      우리나라는 1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우잖아요. 내가 그 줄의 어디에 들어가는지를 파악하기 때문에 힘들죠.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를 고쳐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양성을 인정하고, 실패한 사람들도 껴안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로를 믿지 못한다는 것만큼  대화가 안된다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나자신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 오늘의 한국의 현주소를 알려면 이 책을 읽어라.
    stella09 | 2010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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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어로 유명한 지승호 씨가 또 하나의 책을 냈다. 아마도 그가 낸 책중 가장 최근의 책은 아닐까 싶다. 참 부지런도 하다. 이번엔 특별히 '대립과 갈등에 빠진 한국사회를 향한 고언'이란 부제를 달고, 김미화, ...

    인터뷰어로 유명한 지승호 씨가 또 하나의 책을 냈다. 아마도 그가 낸 책중 가장 최근의 책은 아닐까 싶다. 참 부지런도 하다. 이번엔 특별히 '대립과 갈등에 빠진 한국사회를 향한 고언'이란 부제를 달고, 김미화, 김어준, 김혜남, 김영희, 우성훈, 진중권, 조한혜정, 장하준 등 8명의 각계 각층을 대변하는 사람들을 인터뷰 해 실었다.  


    내가 이 책을 잘못 보긴 잘못 보았다. 난 이렇게 쟁쟁한 인터뷰이들이 한꺼번에 등장해서 그들의 삶을 얘기할 줄 알았는데, 하나 같이 나라 걱정하는 소리들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나라 걱정하는 거야, 어제 오늘의 이야기도 아니고, 내용도 좀 뻔해 솔직히 읽으면서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저 '대립과 갈등에 빠진 한국사회를 향한 고언'이란 부제를 조금 일찍 발견했더라면 나의 책읽기가 조금은 즐겁지 않았을까? 어쩌 자고 난 이걸 나중에 발견해서 '책읽기의 괴로움'을 가중 시켰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전혀 유익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몇몇 인터뷰이들의 인터뷰는 상당히 유익했다고 본다. 특히 김미화씨나 김영희씨 또는 김어준씨의 인터뷰는 확실히 나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라고 해도 좋을 만한 김미화씨. 난 그녀가 점점 보면 볼수록 좋아진다. 그렇지 않았도 자신의 특징 중 하나를 뽑는데, 사람들이 자기를 안 좋아하면 못 견디는 성격을 가졌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럴까? 확실히 그녀를 보면 사람 좋은 냄새가 난다. 그녀가 자신의 성격을 그렇게 말했을 땐 그만큼 본인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소리도 될 것이다. 사실 사람 좋아하는 성격을 가지기란 요즘 같은 세상에 흔한 성격은 아닌 성 싶기도 하다. 그래서 그럴까? 그녀의 소탈한 성격이 인터뷰 중에도 그래도 베어 있어 흐뭇하다. 그녀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또한 김영희 씨도 남 다르단 생각을 해 본다. 그에 관해서는 이미 '무릎팍 도사'를 통해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그의 방송에 대한 소신이나 방송의 미래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서 반가운 마음이 든다. 한편, 나름 즐거운 마음으로 읽은 대목은 아무래도 김어준 씨가 아닌가 싶다. 특별히 저자와는 막역한 사이라서 그런지, 격이 없이 대화하는 게 인상적이다. 말하는 것도 독설에 가깝고. 그러면서도 어느 부분에선 정말 맞는 이야기를 한다. 특히 그의 '사랑론'(?)이나 '상담'에 관한 철학은 가히 새겨들을만도 한다. 또한 조한혜정씨의 말도 새겨볼만 하고. 나머지 우석훈이나, 장하준, 진중권이야 더 말해 뭐하겠는가? 그 이름만으로도 아우라가 느껴지는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 솔직히 난 이 세 사람은 건너 뛰었다. 그것은 내가 그다지 경제에 관심없는 탓일 것이다.ㅜ) 


    그런데 내가 이 책을 통털어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그건 김혜남씨의 인터뷰 부분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금은 거의 멀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이지만, 확실히 이 분야에 관해 이야기 하는 사람의 말은 솔깃하다. 인터뷰 중, 그녀가 앞으로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불안'과 '공포'라고 했는데 갑자기 급관심이 생겼다. 특히 정치가 대중들을 공포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그녀는 경계하고 있는데 이건 확실히 새겨볼만 한다. 
    실은 다음에 준비하는 책이 공포에 관한 것이거든요.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주된 정서가 공포기 때문이에요. 정치도 공포를 통해서 사람들을 통치하고, 사실은 경제도 불안을 자극해서 물건을 팔고, 교육도 공포를 통해서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전반적으로 지배당하고 통제당하고, 감시당하면서 뒤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정서 같습니다. 불안해지면 사람들은 죽자 살자 노력하거든요. 행복이라든지 인간적이라든지 이런 것에 눈을 돌릴 수도 없고, 오직 자기밖에 안 보이거든요. 욕망은 승화시킬 수도 있고, 퍼져나갈 수도 있고요. 욕망이 날들 보기에 좋지 않으면 다른 멋진 욕망으로 바꿀 수도 있고, 척이라도 할 수 있는데, 불안은 옆에 있는 사람을 못 봐요. 자기밖에 못 보고, 오로지 그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 서바이벌이 문제가 되는 거거든요. 성공이 문제가 아니고 생존이 문제가 되는 거죠. 그래서 더 절박한 거고요. (178p) 

    정말 그렇지 않은가? 더 정확히는 정치가 그렇다기 보다 공포가 사람을 다스리는 통제 수단이 된 것이다. 이건 확실히 위험한 것인데, 그가 언제 이것에 관한 저작물을 낼지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조한혜정씨의 인터뷰도 주목하여 볼만 하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를 사교육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것으로 안다. 아무리 권세가 하늘을 찔러도 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것에서 이긴적이 과연 이 말이 현실성 있는 말인가? 그냥 구호성에 지나지 않는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한 건데 아무튼 믿음이 가지 않는다. 


    사실 변명 하나를 하자면, 내가 우석훈이나 장하준이나, 진중권에 관한 부분을 주마간산씩으로 대충 훑고만 것은 그들이 좌파 지식인의 선봉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것은 다시 말하면 이명박 정부가 욕을 먹고 있는 것과 관련이 없지 않다. 솔직히 너무 많은 욕을 먹으니 내가 다 민망할 정도다. 마치 내가 욕을 먹는 것 같다(그렇게 따지자면 난 김어준씨의 인터뷰도 읽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양반은 워낙에 대중적으로 관심을 받는 존재라 나라도 그 궁금증을 피해갈 수가 없다). 욕을 먹는 쪽이 있으면 욕을 하는 쪽이 있기 때문인데, 하도 욕을 먹으니 욕을 하는 쪽도 왜 욕을 하나 듣지 않게 되었다. 솔직히 오늘 날의 한국의 현주소를 읽으려면 좌파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들처럼 논리적이고, 정확한 진단을 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비해, 우파는 과대망상에 메시아 컴플렉스까지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우리나라의 앞으로를 볼 때 일정 부분 우파를 의지해 갈 수 밖에 없는 구조와 요소들이 있다. 그런데 비해 좌파는 상당히 현실적이다. 그러나 좌파나 우파나 둘 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은 나름의 진단과 전망을 내놓기는 하지만 좌파든 우파든 이렇다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설혹 제시한다고 할지라도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기엔 강력하지도 못하다. 그러다 보니 좌우가 갈라져서 서로 너 잘 났니, 나 잘났니 하며 싸움만 한다.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고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도 난 김혜남씨가 어떤 저작물을 내놓을 것인지 궁금할 다름이다.  


    우리나라처럼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없다고 한다. 다른 나라 국민은 이만큼 관심이 없다는데 왜 우리나라는 이토록이나 관심이 많은 것일까? 그만큼 정치가 불안해서일까? 그것은 아닌 것 같다. 그건 집단성을 강조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민족성 때문은 아닐까 싶다. 난 솔직히 그들만큼 정치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이 좀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국민이 정치에 굳이 관심을 가지지 않더라도 위에 계시는 분들이 좌우간 알아 잘 해서 말이다.(이렇게 말하면 너무 속 보이는 일일까?) 아무튼 우린 (아직) 그렇게 되기엔 너무 음흉한 구석도 많고, 투명하지가 못하다. 그래서 이렇게 말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이젠 좀 들었으면 좋겠다. '고언'을 한다고 하지 않은가? 서로 말하려고만 하고 듣지는 않으려고 하니 읽으면서도 안타까운 마음만 더해 갔다. 언제쯤이면 말하는 시대에서 듣는 시대가 될까?                              

  • 책으로 만난 사람들
    아폴론 | 2010년 0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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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인터뷰어 모음집이다.지승호라는 전문 인터뷰어가 김미화, 김어준, 김영희, 김혜남, 우석훈, 장하준, 조한 혜정, 진중권씨를 만난 이야기를 적고 있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지승호라는 사람이 낯설었다. ...

    이 책은 인터뷰어 모음집이다.
    지승호라는 전문 인터뷰어가 김미화, 김어준, 김영희, 김혜남, 우석훈, 장하준, 조한 혜정, 진중권씨를 만난 이야기를 적고 있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지승호라는 사람이 낯설었다. 내가 모든 사람을 다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패스.
    인터뷰 대상자를 보면서는 고민에 빠졌다.
    김미화, 코미디언이면서 현재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
    김어준, 이 사람은 딴지일보의 총수라는 사람.
    김영희? 흔한 이름이지만 생소했다. 약력을 본 후 아, '무릎팍 도사'에 나왔던 그 PD. 양심냉장고......
    김혜남..... 모르겠다.(나중에 그가 <서른 살이 심리학에 묻다.>의 저자라는 것을 안다. 서점에서 책 표지는 보았다.
    우석훈, 이 사람의 강의는 한 번 들었지. <88만원 세대>의 저자
    장하준..... 모르는 사람인가? <나쁜 사마리안>의 저자라구?
    조한혜정..... 여자 같은데.....' 하자 센터'의 센터장이라고..... 그럼 그 사람이 하고 있는 일에 연관 된 이야기겠군. 정치 이야기는 절대 아니겠고..... 그렇게 책과 첫 만남을 했다.




    맨 처음 만날 인사는 내가 익히 안다고 자부했던 김미화씨다.
    그녀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내가 처음 느낀 것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성실성이었다.
    그녀는 코미디언이다. 가끔 특별 출연형식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춰지기는 하지만 정식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녀가 코미디라는 장르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애정을 그의 말 하나하나에서 볼 수 있었다. 코미디언과 시사프로그램을 진행이라는 조합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도 알았을 것이다. 그녀의 불안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진행을 맡겨준 사람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을 것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잘 해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녀는 성실함으로 그것을 커버했다. 그녀는 내가 필요하다고, 해야 한다고 느끼면 저 죽을지 모르고 매달리고 보는 그녀의 근성을 인터뷰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성공을 위해서 일을 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필요한 일을,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라는 느낌이다. 그녀의 일상은 소박하다. 소박한 삶을 꿈꾸는 그녀는 그냥 평범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일뿐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고 그녀를 더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약간은 삐딱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으로 김어준 씨는 기억 되어 있다. 그 삐딱한 시선라는 표현이 맘에 그닥 들지 않으면 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이란 표현으로 바꾸겠다. 그는 거침없는 입담의 소유자다. 감히 말로서 그를 이길 자가 누가 있을까 싶은 사람이다. 김어준씨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말과 ' 스스로의 선택으로 자신의 삶을 채우라'는 말이었다. 인상 깊은 두 이야기에서 공통점은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었다. 의견을 들을 필요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일 뿐 선택은 자신의 몫이라는 말이었다. 선택을 포기하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논리에 '맞아!' 무릎을 친다.



    김영희 피디의 이야기를 보면서 이 사람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던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을 읽었다. 프로그램을 만들든 자신이 무슨 일을 하던 자신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욕망을 가진 사람으로 느껴졌다. 그가 한 말 중에서 인상이 깊었던 말은 '방송은 깊이가 없다. 너무 깊이 들어가면 복잡해지고 그러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받는다.'는 말이었다. 깊이 다룰 수 없는 방송의 속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만드는 작품 속에 휴머니티를 집어 넣으려는 그를 보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가능은 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고 또 교육방송의 '지식e '같은 프로그램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았으므로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무엇을 하든 인간성을 시험하고 드러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했다. 이말,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다. 때로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흘러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 상처로 힘들어 하는 일도 얼마든지 있는데 나쁜 의도를 가지고(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포함)일을 하게 되면 그 의도가 나타나지 않을 리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인다.



    김혜남씨는 현대 사회를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사회를 지배하는 정서는 욕망이었는데 요즈음은 불안에서 오는 공포다.'라는 말이 가슴에 확 꽂혔다. 불안은 단순히 옆에 있는 것을 못 보는 단계를 넘어 오로지 그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서바이벌 문제)이라는 지적에서 산다는 것이 무서워졌다. 그러면서 그가 현대 사회를 진단한 다른 한 가지는 '자기 확신이 부족 시대'라는 것이었는데 불안정서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솔직히 우석훈, 장하준씨 이야기는 내 관심 분야에서 벗어나 있어 크게 공감이 오지 않았다. 조한 혜정 씨의 이야기에서는 '돌봄의 문화'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았고 요즈음 시대에 내 아이와 이웃의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서포터 해야 할까하는 숙제만 잔뜩 안겨준 글이었다. 공감은 하면서도 적용을 하자니 버겁다는 현실 앞에서 의기소침해졌다.



    진중권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말이 가장 많이 생각났다. 변화를 제대로 잃어내지 않으면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말만하게 되고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일만 하게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진중권씨는 과거의 정치는 이념적인데 비하여 요즈음 정치는 자기의 삶과 밀접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변화된 정치를 읽고 표출하는 방식을 읽어야하는 게 요즈음 정치라는 말을 한다. 그가 촛불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도 이런 패러다임 속에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대중은 다면적이고 다층적이고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가 보는 촛불은 대중의 집합이라는 것이다. 법으로 대중을 묶어봤자 그 매듭은 허술할 수밖에 없어 결국은 풀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보화 된 사회 속에서 대중은 어떻게 자신들의 생각을 표출 해 내는가 하는 것을 살펴보고 그들의 방식을 수용하는 것이 현대의 정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이 들었던 것은 인터뷰어인 지승호라는 사람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좋은 인터뷰를 따내기 위한 그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했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의 애씀 덕에 좋은 글을 볼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 그래, 대화를 해야지. 진정한 대화를...
    봄햇살 | 2010년 04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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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력감에 빠져 지낸 지 꽤 된다. 한때는 입에 거품 물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어 그냥 신경 안쓰기로 했다(그러다가도 아주 가끔 입에 거품 문다). 무력감을 넘어 ...

    무력감에 빠져 지낸 지 꽤 된다. 한때는 입에 거품 물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어 그냥 신경 안쓰기로 했다(그러다가도 아주 가끔 입에 거품 문다). 무력감을 넘어 이제 무관심의 단계라고나 할까. 사랑의 반대말이 무관심이라고 할 정도로 이것은 무서운 단어인데 지금 내가 그렇다. 

    전에 모 시사주간지 기자와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아무리 사람들이 반대하고 잘못을 지적해도 저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데 이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은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분 말씀이 이렇게라도 해야 나중에 일을 돌이킬 힘의 원천이 될 수도 있고, 또 나중에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작은 목소리라도 냈다는 위안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한다. 하긴 일제강점기 때 조선일보가 어떤 기사를 내보냈는지 지금도 역추적해서 이야기하며 그들의 정통성을 따지는 걸 보면 맞는 말이긴 하다. 나중에 후손에게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했음을 알려줘서 분명 잘못된 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또한 중요한 임무일 것이다. 뭐, 그래도 여전히 답답한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비교적 나와 비슷한 프레임 안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조금 숨통이 트이는 듯하다. 이미 여러 곳에서 지금의 진보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현 정권에 반대한다는 구도를 설정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비록 현 정부가 못하는 일이 많더라도 대통령만 바뀐다고 모든 일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이미 체득한 바 있다. 솔직히 우리는 여당과 야당이라는 것만 존재한다는 생각도 든다. 야당이었던 사람들이 여당이 되면 여당의 모습이 바뀌는 게 아니라 그냥 사람만 교환한 거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집권자 한 사람만 바뀐다고 문제가 해결될 일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바뀌고, 그러려면 제도가 바뀌어야 하고 교육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도 왜 바뀌지 않는 걸까. 참 미스터리하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좀 지나치게 앞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대체로 동의한다. 그렇다면 여기 있는 사람들과 정반대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어떨까 문득 궁금해진다. 내 생각을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반대쪽에서 주장하는 사람들의 글도 읽어야하는 게 당연하건만 잘 안된다. 미리 선입견을 갖고 있어서겠지.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이런 책을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현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게 될텐데 왜 읽지 않을까 안타까운데 그들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세상은 복잡한 듯하면서도 실은 정말 단순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무척 어렵다. 서로 상대의 입장을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보면 될텐데 그걸 못하니 말이다. 그래서 이 첵도 제목을 대화하자고 제안한 것은 아닐런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대화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있어 먹고 사는 문제는 그 어떤 것보다 앞선다. 아무리 민주화가 중요하고 깨어 있는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해도 경제를 간과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걸 근래 절감한다. 그런데 진보라는 사람들은 그걸 무시했다. 그래서인지 진보도 잘 살아야한다는 김어준의 말이 왜 이리 와닿는지 모르겠다.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데 불안하고 경쟁만이 전부인 세상에서 자기희생을 강요하는 옛날 방식의 진보가치는 이미 퇴색했다. 세상은 변하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도 변하는데 그 때 그 사람들은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으니 진보가 맥을 못 추는 건 아닐런지. 아무튼 진중권과 우석훈, 장하준, 김어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들의 틀에 있는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고 김미화, 김영희, 김혜남, 조한혜정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문화적인 차원에서 요즘을 바라봤다. 인터뷰 형식이라 전체적인 맥이 한 눈에 잡히진 않지만 대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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