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 지음
2014-06-13
12,000원 | 248쪽 | 196*135mm
어린이 동화의 연장이 아닌, 본격적인 청소년 소설의 형식을 갖추었다. 싸움을 잘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구도 자체는 식상하지만 그 모습조차도 청소년 소설의 구성에 맞는 듯도 하다.
일진 재석이가 사건으로 연예계를 지망하는 친구가 함정에 빠지지 않게 하는 1부, 공부를 하겠다고 일진에서 돌아오는 2부, 임신에 걸린 친구를 도와 아이 아버지 찾아주기가 3부이다.
문학적 완성도는 논할바가 아니다. 여학생들의 하이틴 로맨스와 다름없는 청소년을 위한 일진 짱 이야기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좋아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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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이성교제와 청소년 성문화를 재석이와 친구들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스토리를 담았다. 까칠한 매력이 넘치는 열일곱 살 소년 재석의 생동감 넘치는 액션과 유쾌 발랄한 인물들의 톡톡 튀는 말투, 게다가 꿈을 구체화하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읽는 재미가 넘친다.

대한민국 대표 멘토인 고정욱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그동안 학교와 어른들이 애써 외면했던 청소년들의 잘못된 성관념, 그리고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른 성문화 등 민감한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청소년들이 어떤 마음과 자세로 이성문제를 고민해야 하는지 흥미진진하고 설득력 있게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려냈다.

최근 여러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로로 성적 호기심을 충족하고 있고, 성관계를 경험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는 점에서, 또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면에서 이 책이 갖는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1 몽정
2 대형사고 친 은지
3 병규를 찾아라
4 두 번째 가출
5 아빠 없는 서러움
6 비겁한 병규
7 책임이라는 무서운 말
8 다큐멘터리 공모전
9 학교에 가고 싶어
10 수유리에서의 만남
11 본격적인 작업
12 구성작가 재석
13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
14 권 선생의 열정
15 응급실에 간 은지
16 긴박한 출산
17 난투극
18 밝혀지는 비밀
19 어린 엄마와 아빠
20 원자력 에너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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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12 : 창문을 열자 맞은편 집 욕실이 보였다. 늦은 밤 시원한 바람을 쐬기 위해 열어 놓은 창문으로 재석은 바깥을 내다보았다. 그 순간 욕실 안에서 누군가 샤워하는 물소리가 들렸다. 재석의 가슴이 쿵쾅거렸다. 누군가 있는 게 분명했다. 조용히 방의 불을 끄고 창밖을 주시했다. 10센티미터 정도 열린 욕실 창문 안을 재석은 마른침을 삼키며 들여다보았다. 한참 동안 물소리만 들리더니 이내 왔다 갔다 하는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몸이었다.
“헉!”
순간 재석은 온몸의 세포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전율을 느꼈다. 굴곡진 몸매에 뽀얀 우유 빛깔 피부를 가진 한 여인이등을 돌리고 샤워기의 물을 맞고 있었다. 샤워기에서 나온 부드러운 물줄기가 젖은 미역처럼 탐스러운 머리를 쓸어내리는 모습을 보며 재석은 다시 한 번 침을 꼴깍 삼켰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도는 것 같았다. 그때 문득 여인이 샤워하던 몸을 돌려 재석이 쪽을 향했다.
“웁!”
여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재석은 자신의 입을 막았다. 그녀는 바로 보담이었다.
P.60 : “그렇지? 민성아, 생각을 해 보자. 이런 문제는 시각을 바꿔야 하는 일이야. 자, 이 컵에 물이 반이 들어 있잖니? 이게 물이 많이 들어 있는 거니? 아니면 조금 들어 있는 거니?”
“많이요.”
“조금이요.”
재석이는 많다고 했고, 동시에 민성이는 적다고 했다.
“그렇지? 물배가 가득 찬 사람이 볼 때는 이 반 잔도 굉장히 많은 거겠지? 하지만 요리를 하거나 설거지를 할 사람에게 반 잔은 턱도 없잖니? 이렇게 시각을 바꾸면 같은 사물을 놓고도 다르게 볼 수 있단다. 임신한 학생은 우리 사회에서 약자잖아. 그러면 당연히 보호를 해 줘야 하지 않겠어? 임신한 사람들은 요금도 할인해 주고, 각종 혜택을 받는데 왜 여고생은 안 되는 거야?”
“…….”
그 말을 듣자 재석과 민성은 소위 ‘멘붕’이 오는 것만 같았다. 이전까지는 남자애들과 자고 임신을 한 게 큰 사고를 친 것이고, 학교에서 퇴학을 당해도 마땅하다고 생각했는데 듣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지금까지 아무 의심 없이 옳다고 믿고 타당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보는 시각에 따라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P.75~76 : 돌아서는데 김태호 선생이 재석을 따로 불렀다.
“재석이 잠깐 보자.”
“네?”
민성이 없는 조용한 곳으로 간 김태호 선생이 물었다.
“너 왜 이렇게 이 일에 나서는 거냐? 듣자 하니 너와는 크게 관계도 없는 일 같은데.”
“…….”
“이상하잖아. 네가 갑자기 사회복지사라도 되는 것처럼 이러니까.”
“그, 그게요.”
재석은 그제야 왜 이렇게 은지 일에 발 벗고 나서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특별히 원하는 것이나 바라는 것도 없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나서는 것일까? 은지의 부른 배가 떠오르자 갑자기 그 이유가 분명해졌다.
“은지가 낳는 애는 아빠 없이 자랄지도 모르잖아요.”
“…….”
김태호 선생이 잠시 당황했다.
“저는 그게 뭔지 좀 알거든요. 아빠가 없다는 거. 그래서요. 그거뿐이에요.”재석이 돌아서자 김태호 선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재석에게 언뜻언뜻 보이는 결핍감이 아버지의 부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짜식, 제법이네.”
김태호 선생은 재석이 남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여길 정도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대견했다.


말보다 주먹이 앞서고 가진 거라곤 큰 덩치와 의리뿐인 황재석. 어린 시절 겪은 가난과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결핍감으로 삐딱한 문제아가 되었다. 그러나 부라퀴 할아버지와 학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일진이었던 과거를 청산하고, 글쓰기라는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면서 미래에 대한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슴속에 품는다.
이제부터라도 마음잡고 조용한 학교생활을 바라며 제대로 공부해보려 애쓰는 재석이지만 혈기 왕성한 시기인 만큼 점점 이성에게 관심도 많아지고, 신체적으로도 본능이 불끈불끈 솟구친다. 그래도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글쓰기에 재미를 붙여가며 조용한 학교생활을 하고자 하는데, 마른하늘의 날벼락처럼 더욱 강력한 문제가 터지고 만다. 보담이 친구 은지가 고등학생의 몸으로 임신한 것이다. 재석과 민성은 열혈 ‘애 아빠 찾기’에 나서지만 애 아빠라는 병규는 책임질 생각은 안 하고 발뺌만 하니 열 받지 않을 도리가 없다. 또다시 엉뚱한 문제에 휘말리고, 까칠함을 넘어 화가 난 재석이는 다시 한 번 주먹을 드는데!
임신한 은지를 돕기 위해 재석과 친구들은 청소년들의 성문화,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학교 교칙의 불합리함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재석은 자기 몸과 인생을 소중히 여기고 온전하게 책임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가게 된다. 또한 꿈이 없는 아이들이 겪게 되는 궤도이탈과 학교 선생님, 어른들의 도움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실감하게 된다. 좌충우돌하며 영화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재석, 민성, 보담, 향금은 각자의 꿈이 노력을 통해 구체화되는 것이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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