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믹 히스토리 - 질병이 바꾼 인류 문명의 역사
장항석 지음
2018-01-08
15,800원 | 408쪽 | 215*148mm
최초 인류의 진화에서부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자(약 1000만명) 수보다 몇 곱절이나 많은 2500만~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에 이르기까지 ‘질병이 바꾼 인류 문명의 역사’를 장구한 연대기로 조망한다. 세계사의 주요 장면마다 ‘크게 유행한(판데믹·pandemic)’ 바이러스성 감염병이 어떻게 집단의 운명을 바꿔놓았는지를 이야기한다.
최초의 인류가 열대우림의 나무 위에서 초원으로 내려온 것은 급격한 기후변화와 고온다습한 숲이 줄어든 반면 건조하고 햇빛이 가한 초원지대가 늘어났기 때문이기다. 세균과 기생충이 일으키는 질병은 초원으로 내쫓는 역할을 했다. 전쟁보다 많은 사람이 죽은 스페인 독감, 중남미 고대 문명을 멸망시킨 천연두, 콜럼버스가 가져왔다는 매독균이 군인들의 이동경로를 따라 번졌다는 이야기 등이 들어있다.
추천의 글_질병의 역사는 생명의 역사
들어가는 글_인류 문명의 숨은 지배자

1 생명의 기원 태양의 일
생명 번개와 메데이아의 마술
-생명 기원설
최초의 침입자
-인류의 기원
생명체, 상륙하다

2 인류 여명기 질병과 마주하다
찰스 다윈의 여행
-네안데르탈인
세균, 나무에서 인류를 내쫓다
-생태계 | 말라리아
초원의 지배자 앞에 나타난 적
살아남으니까 강한 것이다
-선사시대 인류의 수명
가장 지독한 역병

3 문명 초기 문명의 길목에서
아노펠레스 모기와 인구 증가
-계절의 의미
호주 토끼와 아스테카의 운명
수메르, 질병으로 무너지다
-메소포타미아의 불씨 | 메소포타미아의 의학

4 고대 역사의 기록자
이집트 탈출과 람세스 2세의 천연두
-이집트의 질병과 의학 | 호루스의 눈
네발로 기는 왕
아폴론의 분노가 창궐하다
-라비린토스와 미노타우로스 | 예언의 올리브
불운한 크세르크세스
-신탁 | 절묘한 지명
투키디데스 역병과 아테네의 몰락
-미네르바의 부엉이
알렉산드로스를 좌절시킨 병
-고르디우스의 매듭
판데믹과 팍스 로마나
-로마 건국신화 | 상처뿐인 승리 | 포에니 전쟁과 비운의 한니발
제국을 파멸시킨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콘스탄티누스와 왕권신수설 | 유스티니아누스 역병과 페스트 | 그리스의 불 | 그렇게 성하던 역병은 왜 사라졌을까?

5 중세 죽음의 빛깔 혹은 상징
십자군과 나병의 시대
-한센병 | 기독교의 변심 | 마녀와 연금술사
검은 죽음이 몰려오다
-이슬람 세계의 흑사병 | 초원의 변화 | 흑사병 시대의 의사들 | 페스트와 검역

6 르네상스 수평선 너머로
르네상스와 대항해 시대
-르네상스 시대의 의학
질병의 사회학
-스피로헤타
전쟁을 지배한 질병
-고구려가 역습하지 않은 이유 | 나폴레옹의 병
습격당한 아메리카대륙
-<화성 연대기>와 대상포진
신대륙의 역습
-매독 | 민망한 원조론

7 근대 뒷골목의 지배자
산업혁명의 그늘
-<모던 타임즈> | 고프리의 강장제
백색 페스트, 결핵
-프렌치 패러독스, 차이니즈 패러독스 | 결핵과 나병은 한 끗 차이 | 《삼국지》 속 결핵
콜레라가 연 새로운 시대
혼돈과 모호함의 끝자락

8 현대 난적의 출현
세계대전과 에스파냐 독감
진격하는 만성 성인병
인류 최대의 난적, 암
-게놈 프로젝트 | 광산에서 발견한 암과 인공 암
바이러스의 습격
-뜬소문과 음모론

9 동양 또 다른 큰 흐름
인도, 세계 의학의 원조
중국과 동아시아의 역병
-화타, 편작, 장중경
한국의 질병관

나오는 글_붉은 여왕의 법칙
참고 문헌
이미지 출처
미주
인류 문명의 ‘빅 브라더’, 질병에 관한 연대기
바이러스라는 ‘유령’이 전 세계를 떠돌고 있다. 몇 해 전 우리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에서부터 에볼라, 지카, AI 등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바이러스가 마치 유령처럼 인류 곁을 활개치고 다닌다. 오늘날 인류는 바이러스라는 숙명의 적과 맞닥뜨린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땠을까?
유대 민족은 역병의 ‘도움’으로 이집트를 탈출할 수 있었다.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은 동로마 제국을 몰락의 길로 몰아넣었다. 흑사병으로 가족을 잃은 노스트라다무스는 감염 예방의 획기적인 지침을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임진왜란의 배후에는 유럽발 인플루엔자가 있었다. 이처럼 질병은 생명 탄생의 순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를 감염시키고, 파괴하면서 새로운 문명과 질서를 만들었다. 전염병 대유행 상태인 판데믹Pandemic을 일으켜 개인의 삶은 물론 전쟁의 승패와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왔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현대 문명의 고삐를 틀어쥐고 있다.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끊임없이 조정해온 질병에 관한 문명사적 기록이다. 현직 의사인 지은이는 다양한 역사 자료 연구와 임상 체험을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문명사를 해부해, 독창적인 관점과 다방면에 걸친 지식으로 깔끔하게 봉합해 세상에 내놓았다. 서양 중심 문명사에 더해 인도와 동아시아 문명에 관한 이야기도 일부 담아 고대 아시아 의학의 깊이와 매력에 잠시나마 빠져들게 한다. 역사라는 척추를 바탕으로 신화와 전설, 책과 영화, 의학과 과학 등을 두루 오가는 지은이의 해박한 ‘썰’은 독자들을 책 읽기의 재미에 감염시키기에 충분하다.

문명의 역사: 지난한 추격전 혹은 감염과 내성의 기록
우리 인류에게 가장 큰 사건 하나는 나무 생활을 청산하고 초원에 내려선 일이다. 재미있는 점은 인류를 초원으로 ‘내쫓은’ 것이 세균이라는 사실이다. 쫓겨난 인류는 아이러니하게도 두 발로 땅을 딛고 서 문명의 씨앗을 뿌릴 수 있었다. 무릇 첫 단추가 중요한 법. 이후 인류는 질병과의 끝없는 추격전을 시작한다. 초원에도 강적이 있었으니, 오늘날에도 아프리카 초원 지역에서 발생하는 기면병 등은 인류를 졸음 속으로 몰아넣어 죽음으로 인도했다. 인류는 질병을 피해 다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환경을 찾아 떠난 인류는 불의 힘으로 자연을 조금씩 정복해 세계 곳곳에 정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문명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지금까지 추격전은 시작에 불과했다. 인구가 늘고 자연이 파괴되고 문명 간 접촉이 생기자 사회 전체에 질병이 만연하는 폭발적 과잉감염 상태outbreak가 된다. 더 이상 옮겨갈 새로운 땅이 없는 인류는 질병에 쫓기는 가운데 질병과 공존할 운명에 처한다. 바로 감염과 내성의 지난한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지은이는 인류 역사를 감염과 내성의 (일종의) ‘변증법적’ 역사로 본다. 한때 우리나라 전역에 번식해 생태계를 위협한 황소개구리처럼, 과거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에서 들여온 토끼가 번식해 생태계를 위협당한 적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이 토끼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기로 했다. 1년 뒤 토끼의 99퍼센트가 죽었다. 그러나 7년여가 지나자 바이러스에 내성이 생긴 토끼는 치사율이 25퍼센트로 떨어졌다. 인류 문명의 역사도 이와 같다. 질병에 멸종되지 않은 집단은 질병과 균형을 이뤄 살아간다. 천연두가 아스테카 문명을 몰락시켰지만 살아남은 그 후예들처럼, 흑사병이 유럽의 한 시대에 종말을 고했지만 살아남은 그 후예들처럼, 메르스가 우리 사회에 큰 상처를 남겼지만 살아남은 우리들처럼, 인류는 강해서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아서 강할 뿐이다.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질병
전쟁은 작게는 집단과 집단, 크게는 문명과 문명이 부딪히는 사건이다. 이때 한 문명에서는 이미 토착화한 질병이 다른 문명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래서 큰 전쟁은 세계의 패권을 좌지우지하는 동시에 세계사의 흐름 자체를 뒤틀어버린다. 전쟁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군사력보다는 질병이 승패를 가른 경우가 꽤 발견된다.
에스파냐 군대과 함께 침입한 천연두로 인해 아스테카 문명이 몰락한 역사는 익히 알려져 있다. 트로이 전쟁 때도 아폴론으로 화한 ‘질병’이 그리스군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살라미스 해전에서 패한 크세르크세스는 퇴각하다가 역병에 기습당해 재기하지 못했다. 유스티니아누스 시절 동로마 제국은 무리한 전쟁과 제국에 퍼진 역병 탓에 멸망의 길로 치달았다. 십자군 전쟁 때는 나병과 흑사병이 돌았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에스파냐 독감이 퍼져 전사자 수의 약 세 배에 달하는 2,500만~5,000만 명가량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과연 전쟁의 승자는 누구이고 패자는 누구일까? 결국 질병이 세계사를 ‘감염’시키는 셈이다.

지식에 곁가지 더하기: 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기한 잡학사辭
역사를 들여다보면 쏠쏠한 재미를 주는 ‘작은’ 이야기가 무수히 많다. 지은이는 문명사라는 거대한 줄기에서 뻗어 나온 곁가지에 달린 열매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본문 말미 여러 곳에 수록한 이 글에는, ‘계절의 의미, 미네르바의 부엉이, 고르디우스의 매듭, 나폴레옹의 병, 프렌치 패러독스,, 차이니즈 패러독스’ 등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알쓸신잡’을 잔뜩 담았다. 신화, 역사,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이야기는 독자의 ‘지적 만족감’을 입체적으로 만족시켜줄 것이다.

“인류는 역사와 문명의 진전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질병 문제에 직면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 장항석 교수의 다양한 임상 체험과 사념이 깃든 이 책을 통해, 질병 그리고 역사와 문명에 대한 식견을 가다듬어보기를 권한다.”
_'추천의 글' 가운데
책 속의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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